차세대 한류 주역 떠오른 패션
한 브랜드 '3마' 홍콩 MZ에 인기
국내 쇼핑몰 역직구도 10년새 2배
K패션, 디자인.제조 등 잠재력 우수
IP보호 등 해외 진출 지원책 필요
11월 방문한 홍콩의 '쇼핑 성지' 코즈웨이베이, 글로벌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들이 밀집한 이곳 팍사(Pak Sha) 로드엔 '3마'로 불리는
마떵킴.마리떼프랑소와저버.마르디메크르디 매장이 '한국 패션(K패션) 벨트'를 형성하고 있었다.
평일 낮임에도 홍콩, 중국 등 중화권 여성 MZ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20대 홍콩 여성은 'K콘텐츠와 SNS로 알게 됐는데 깔끔한 K패션의 이미지가 좋아 자주 온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K패션이 K 뷰티에 이어 또 하나의 'K 수출동력'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 K콘텐츠에 힘입어 글로벌 '젠지'(Gen Z)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9일 국가데이터처(엣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직접판매(외국인이 국내 쇼핑몰에서 직접 구매) 중 의류 및
패션 관련 상품 판매액은 3545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12% 성장했다.
2014년(1743억원)에 비하면 10년 만에 2배 넘게 성장했다.
최근 K패션은 선진 브랜드 중심으로 해외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무산시 같은 패션 플랫폼은 올해 중국 시장에 인디 브랜드들과 연합체를 궃툭, 공동 진출하는 방식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최근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사이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해볼 만하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K패션은 섬유 소재 생산부터 디자인 기획, 의류 제조 능력(OEM.ODM) 등을 모두 갖춰 기본 경쟁력 자체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아직까지 패션에 대한 산업적 인식이 저조해 관련 법.제도가 미흡한 데다 글로벌 진출지원, 지식재산권 보호, 전문 인력 양성 등
인프라가 부족한 점은 숙제로 꼽힌다.
실제 K패션을 총고라하는 근거법 자체가 없어 전통적 섬유.제조 중심의 개별 육성책만 흩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성래은(영우너무역홀딩스 대표) 한국 패셚배회장은 'K페션은 이미 디자인, 제조능력, 가격 경쟁력 등의 측면에서 글로벌 시장을
사로잡을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며 '정책.제도적 지원을 추진해야 하는 골든타임이 왔다'고 강조했다. 홍콩=짐정유 기자
中젠지 홀린 마똉킴, 파리 뚫은 한섬...세계 뻗는 K패션, 지원법 서둘러야
K컬처로 인지도 높이고 품질로 승부
마뗑킴 하반기 중화권 매출 40% UP
LF 러.인도, 한섬 태국 시장 확장
플랫폼 무신사, 한 브랜드 '연합 진출'
뒷받침할 패션산업진흥법 국회 낮잠
해외 진출 지원.지재권 보호 등 시급
'서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이돌 룩이 올라오면 바로 검색해 봐요.
한국 브랜드는 디자인이 간결하고 품질도 좋아 이미지가 좋아요.'(30대 홍콩 여성 글로리아).
11월11일 짖은찾은 홍콩 '쇼핑 성지' 코즈웨이베이는 광군제*11월11일) 프로모션 열기로 뜰떠 있었다.
글로벌 스트리브 브랜드가 늘어선 팍사(PakSha) 로드 중심부에는 마뗑킴.마리뗴프랑소와저버.마르디메크르디 등 이른바 '3마'가 나란히 자리했다.
스투시.칼하트 같은 강력한 글로벌 브랜드 사이에서도 한국 특유의 미니얼.스트리트 감성이 또렷이 드러났다.
몇 년 전만 해도 존재감이 미약했던 K패션이 중화권(홍콩.마카오.대만) 젠지(GenZ) 세대 속으로 빠르게 침투한 모습이다.
마뗑킴 매장 앞엔 '광군체 파격 할인' 안내문이 붙었고, 평일 낮에도 매장은 옷을 입어보는 20~30대 여성들로 붐볐다.
한 홍콩 여성 고객은 마뗑킴 로도 조끼를 거울 앞에서 비교했고 중국인 관광객으로 보이는 또다른 고객은 가방을 직원과 함께 살피고 있었다.
실제 코즈웨이베이 거리에서도 마뗑킴 가방이나 마리떼 니트를 착용한 여학생.직장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3마의 글로벌 성공 방정식은 명확하다.
팝업스토어(임시매장)로 초기 반응 을 확인 한 뒤 정규 매장으로 전환하는 단계적 침투 전략이다.
SNS에서 K팝 스타 착용 컷이 퍼지며 인지도가 먼저 형성되고, 이후 오프라인에서 체험.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구축했다.
마똉킴의 올해 하반기 (6~10월) 주오하권 매출이 상반기 대비 49% 늘어난 것도 같은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중화권에서 자리를 굳힌 뒤 유럽.미주 등 주요 지역으로 확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패션 확산은 비단 3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형 패션사들도 지금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진 브랜드가 SNS 기반의 빠른 확산력으로 초기 시장을 넓힌다면, 대형사들은 브랜드 자산과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안정적 성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본격적인 상과도 니오고 있다.
LF는 헤지스 러시아 2호점 오픈과 인도 신규 계약을 마치며 해외 거점을 넓히고 있고, 자회사 씨티닷츠의 '던스트'는 올해 미국 상반기
기업간거래(B2B) 매출이 전년 대비 110% 증가했다.
한섬은 방콕 패션쇼로 동남아 공략을 시작했고, 파리에선 팝업.플래그십 운영에 이어 내년 갤러리 라파예트에 시스템옴므 매장을 연다.
코오롱FnC는 코오롱스포츠가 지난해 중국에서만 7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현지 입지를 공고히 했다.
플랫폼도 성장 축으로 떠올랐다.
무신사는 국내 브랜드를 묶어 해외에 '연합 진출'시키는 구조로 물류.마케팅 인프라를 제공하며 진입장벽을 낮췄다.
이달 중국 상하이에 첫 해외 오프라인 스토어를 열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해외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K패션 전반이 초반부터 글로벌을 염두에 두는 체질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산업 기반도 비교적 탄탄하다는 평가다.
섬유.봉제.디자인.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사개발생산(ODM) 등 생산 전 과정에서 경쟁력을 갖췄고,
국내 제조사는 글로벌 스포츠.패션 브랜드 생산을 맡을 만큼 실력도 인정받는다.
다만 문제는 귓받침할 정책 기반이 아직 미비하다는 점이다.
연 85조원 규모의 산업임에도 K패션을 총괄하는 근거법은 없고 섬유.제조 중심의 개별 육성책만 흩어져 있을 뿐이다.
패션을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규정하는 법적 틀이 부재하다 보니 해외 진출 지원, 지식재산권 보호, 전문 인력 양성, 산업 통계 구축 등
핵심 인프라가 제때 깆춰지지 못했다.
취약점은 K패션의 미래를 이끌 중소.신진 브랜드에 집중된다.
대기업은 자체 법무.네트워크로 대응하지만, 해외 공략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들은 통관.관세.세금 등 기본 절차에서도 난관이 반복된다.
디자인 도용 피해에 대한 대응은 더디고, 해외 전시회 참가비.마케팅,비용 부담도 계속 커지고 있다.
업계는 단계별 성장 지원, 전문 인력, 해외 리스크 전담 조직 마련을 요구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국내 패션 예산은 연 500억원에도 못미친다.
산업 분류.지원 체계가 사실상 비어 있다.
해외 박람회.마케팅 등 초기 진입 지원이 탄탄한 K뷰티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업계가 요구해 온 패션산업진흥법은 발의만 됐을 뿐 심의가 멈춘 상태다.
이 법안은 체계적 산업 육성과 창작 활동 지원, 해외 진출 지원, 지식재산권 보호 등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패션은 식품.화장품보다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 관리가 더 중요하다'며
'중소 브랜드 육성에 맞춘 전담 조직과 플래그십 공간, 현지 매체 활용 등 지속적 지원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해외 시장은 자리 잡기 어렵지만 한 번 자리 잡으면 확산이 빠르다'며
'지금 전략을 정비하지 않으면 K패션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전진 기자, 홍콩=김정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