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의 현역의원 배제기준에 따라 탈락한 호남지역 의원들은 공심위 결정에 불만을 표출하면서도 공식 입장을 삼간 채 일단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상당수는 공심위 결정의 근거 등을 파악한 뒤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하는 가운데 여론조사나 의정활동에서 우위를 보였음에도 계파안배에 의해 탈락했다며 탈락자 회동까지 하는 등 집단 반발 조짐도 일부 감지됐다. 몇몇 의원들은 휴대전화를 아예 꺼놓는 등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냈지만 정동채 의원의 경우 공심위 결정을 즉각 수용했다. 광주의 김태홍 의원은 “지역여론도 박빙이고, 의정활동도 광주·전남에서 2~3위권을 유지한 것으로 나왔는데 황당하다”면서도 “아직 통보받은 바도 없고 공식 발표도 안됐기 때문에 확인 뒤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지역에서 탈락한 이상열, 신중식, 채일병, 김홍업 등 이른바 `구 민주당 탈당파' 의원들은 이날 급거 상경해 향후 입장을 정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두 구 민주당에서 탈당해 대통합민주신당에 입당한 의원이란 점에서 음모론적 시각도 제기됐다. 신 의원은 “합당과정에서 공천에 형평성을 기하겠다고 했는데 정치적인 거래가 현실화하고 있다. 정치적 희생물이 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회동 뒤 입장을 정하겠다”고 했다. 이상열 의원은 “전혀 예측을 못해 당혹스럽다”며 “내용을 파악한 뒤 수긍이 어려우면 이의신청이나 재심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의 채수찬 의원은 “유구무언”이라는 입장만 보좌진을 통해 밝혔고, 한병도 의원 측은 “소식을 접한 뒤 별도 언급이 없다. 입장 정리가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광주의 정동채 의원은 “공심위 결정에 승복하며, 당의 앞날에 영광이 있길바란다. 지역주민에 감사함과 죄송함을 전한다. 당에 힘을 보탤 수 있으면 보태겠다”고 밝혀 호남지역 탈락 의원 중 유일하게 즉각 수용의사를 밝혔다. 충남 논산·금산·계룡의 이인제 의원 측은 “이 의원이 아직 아무 말이 없다”고 전한 뒤 “선거는 참가하는데 의의가 있는 게 아니라 싸워 이겨야 하는데 개혁공천 미명하에 재물로 삼은 것이자 정치 보복”이라며 “지지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라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현역의원 배제 결과에 따라 해당 지역구는 최종 압축 단계를 거치면서 조만간 최종 공천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광주에서는 정동채 의원이 탈락한 서구을은 김영룡 전 국방차관, 김영진 전 농림장관, 이병화 전 광주시 정무부시장 등 3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됐고, 김태홍의원의 북구을은 김재윤 전 북구청장, 임내현 전 광주고검장의 2파전이 될 전망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측 박지원 비서실장이 낙마했던 목포의 경우 이상열 의원까지 탈락해 배종호 전 KBS 기자와 정영식 전 목포시장 간의 양강구도가 됐다. 신중식 의원의 탈락으로 전남 고흥·보성은 박상천 대표와 장성민 전 의원이 경합을 벌이게 됐다. 부정·비리 전력자 탈락기준에 의해 노무현 전 대통령 최측근인 안희정씨가 낙마했던 충남 논산·금산·계룡은 대선후보였던 이인제 의원마저 중도하차해 첫 여성장군인 양승숙 전 한전 감사만이 남게됐다. 이성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