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는 무엇이 있는가?
글/정용철
“나에게는 무엇이 있는가.”를 생각해 봅니다.
이것은
“나에게는 무엇이 없는가.”를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소중한 일입니다.
나에게는
물질, 재능, 가족, 관계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들은
모두 내 안에 있습니다.
희망, 사랑, 기쁨, 만족, 감사, 감격, 우정, 추억……
이런 것들입니다.
동시에
불만, 불안, 우월감, 교만, 미움, 원망, 의심, 욕심……
이런 것들도
내 안에 있습니다.
내 밖에 무엇이 있느냐가 아니라
내 안에 무엇이 있느냐가
바로 내가 누구인지를
말해 줍니다.
나는 내 안을 좋은 것들로만 채우고 싶지만
잘 안됩니다.
좋은 것들보다 나쁜 것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어느 때는 좋은 생각으로 가득하다가
어느 때는 나쁜 생각이 가득합니다.
이럴 때마다 나는 늦은 봄철 모내기를 하던 일을 떠올립니다.
모를 심는 만큼 논은 푸르러집니다.
허리가 아프고 힘이 들어도 꾸준히 모를 내다보면
어느새 논 전체가 초록으로 변해 있지요.
내 마음 밭도
이와 같습니다.
남은 논이
너무 멀고 아득하지만,
오늘도
내 마음 밭에 모내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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