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래종 동물질병 조심”
최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세계를 뒤흔든 데 이어
원숭이 천연두가 미국에서 집단 발병하는 등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이된 질병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원숭이 천연두는 아프리카산 다람쥐에게서 북미의 다람쥐과 동물인
프레이리 도그를 통해 사람에게 전파됐다. 앞서 세계를 뒤흔든 사스도 중국의 음식재료 시장에서 사향고양이에 의해 처음 전파됐다는 추측이 유력시되고 있다.
동물에 의한 인간의 병원체 감염은 희귀한 외래종 애완동물을 사고파는 사람들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미국 중서부 일대에서 40여명의
원숭이 천연두 의심환자가 집단 발병한 사례에서 보듯, 외래종 동물
체내의 병균이 토착 동물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전파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원숭이 천연두 사건은 아프리카산 다람쥐와 같은 외국 동물이
공중보건에 중대한 위협요인으로 등장하는 한 사례라는 것이 의료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네소타 주립대학의 마이클 오스터홀름 교수는
“이번 사태는 장래의 큰 사태를 예고하는 하나의 조짐일 뿐”이라며, 수입 동물이 초래하는 위협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거의 주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육군의학연구소의 피터 잘링 연구원은 걱정하는 소수의 의견이
‘밤의 속삭임’처럼 느껴지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개탄했다. 지난해
여름 미국 사우스 다코타주에서 잡힌 일부 프레이리 도그가 야토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으나, 감염 사실을 알아낸 시기는 이 동물들이 미국 내의 다른 10개 주와 5개 국가에 수출된 이후였다.
이구아나와 같은 파충류와 조류들은 배설물을 통해 종종 살모넬라균을 퍼뜨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해마다 미국 내에서 9만명이 파충류와의 직·간접적 접촉으로 살모넬라균에 감염된다고
추산하고 있다. CDC는 외래종 애완동물이 야생에 버려지면 사태가
더욱 심각하다고 말한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싫증이 나서
밖에다 버린다면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는 야생동물의 생존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A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