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은 수필문우회의 금년 첫모임이자 나로써도 처음 참가하는 모임을 갔었다.
두시간 동안의 한 수필을 두고 평을 한 후에 저녁은 장충동의 40년 역사의 우리식 중국집에서
군만두 안주 시작하여 유산슬, 탕수육으로 맥주와 고량주까지 마시고는.
저녁 식사 주문은 생략한다.
왜? 그러면 너무 열량이 높으므로.
회원 들 반 수는 먼저 가고 남은 분들과 같이 부근 커피집으로.
총무에게 내가 커피를 사겠다고 말하니 회장이 그걸 회원들에게 말한다.
또 한 두시간여 긴시간 커피를 마셨다.
작년 12월에 가입한 회원 셋 모두 왔었는데
한 여회원은 작고하신 유명한 수필가의 막내 따님,
다른 한 여회원은 남편이 나의 중앙의대 제자이었다.
앞자리의 대구출신의 여회원은 경북여고 출신,
나의 친한 전 대구시장과 전 경북대학 총장부인과 동창,
내 옆의 서울시청에 근무하였다는 남 회원은 한 두마디로
그의 동생이 고혈압학회회원이자 작년 11월 학회 후 임원 회식때 내 앞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그 후 내가 전화로 환자를 부탁한 사이.
정말 세상 좁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 오늘 특별한 일이 있어요?' 하고 아침 먹은 후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나에게 처가 묻는다.
'나가서 맛있는 것이나 먹을까?
작년 11월에 와인 클럽 인 비노 베리타스에서 번개 모임을 한 곳이고
그 후 이 집 여주인이 우리 와인 1월 정기 모임에도 참석을 하였다.
원래는 토요일 저녁에나 예약을 하고 한번 가려고 하였으나
저녁은 식사시간이 길고, 양이 많으니까. 점심으로 하자.
택시를 타고 서래 마을로 왔다.
탐스 앤 탐스 커피집 2층이라 자세히 보지 않으면 간판이 잘 보이지 않는다.
전화는 3478-5078, 일요일은 휴무.
들어가니까 주인이 아는 척하며 우리 식탁에 와서 '사모님과 데이트 중이세요?''
'아니 불륜 사이라면 어떡하려고요.'
'딱 보면 안단다.'
점심이라 세트메뉴를 시킨다.
스프와 샐러드, 주요리로 스테이크까지 있는 메뉴는 가벼운 점심으로는 맞지 않고.
하우스 와인은? 하고 물었드니 한가지를 추천하며 남기면 된다고.
사실 좋은 와인을 가져와도 되는데 점심부터 그러면 내가 술꾼인 줄 알까봐.
그래서 마셔본 적이 있는 Rosemount Estate 중 South Australia에서 나온
카버네 쇼비뇽과 멜롯을 혼합한 와인을 시킨다.
이 와인은 코르크가 아니고 그냥 돌려서 딴다.
저건 닭인가? 하였더니 처가 비둘기라 한다.
비둘기라면 85년도 호주에 있었을 때 투락이란 고급 주택가에 있던 중국집
'Forbidden City'에서 먹어 본 비둘기 민츠로 만든 요리가 갑자기 떠 오른다.
나는 무엇이던 간 음식과 연관시켜 기억을 하지?
속은 빈 마치 공갈빵처럼 생겼고 꿀에 찍어 먹는다.
이어 나온 발사믹소스를 친 샐러드.
잘익은 토마토와 모짜렐라 치즈 한토막까지.
굴 한마리에 레몬
화덕에서 갓 구원 호호 불며 먹은 피자.
양소이 위에 치즈, 그리고 위는 페페로니.
가지 튀김에 넉넉히 뿌린 팔메산치즈.
처가 가지를 살짝 말려서 져몃다고.
깔라마리 튀김에 소스는 머스타드가 들어가서 매콤하다.
슬금슬금 와인 반병이 넘게 마셨다.
해물 파스타와
토마토 소스 파스타.
주인이 면은 오늘 바로 뽑은 것이라며 자랑.
먹으니까 씹히는 감이 다르다.
우리 옆 식탁에는 외국인, 말투로 보아 프랑스인 부부와 딸이 앉는다.
세명 모두 바지는 진 차림이다.
좋은 음식, 좋은 분위기에, 처랑 마음 편히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향기로운 커피까지 마시고 점심은 끝.
나올 때 보니 와인은 한병을 다 마셨다.
술을 마시다 두면 나중 지옥에 가서 술못(酒池) 빠지니 남기면 안된다는 친구의 지론.
'그럼 나는 좋겠네.' 하였더니 그래 벡년이나 빠져있다가 5분간 휴식이면 밖으로 나오는데 좋기는 뭐가 좋아.하며
껄껄 웃던 세상을 먼저 떠난 나의 산친구가 생각난다.
실내의 와인셀러와 포인세티아.
나올 때 잠깐 기다리라며 싸준 봉투에는 이런 맛있는 샌드위치까지 들어 있었다.
온 김에 걸어내려가서 호되게 비싸나 맛은 있는 서래 '파리 크로와상'에서 바케트 두개와 다른 빵까지 사고
마을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첫댓글 혼자 와인 한병 마셨으면, 좀 과음하신 것 같습니다. 허긴, 기분이 날 때는, 술술 넘어가는 행복감이 있긴 하지만....
나는 술마시고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택시타고 왔지, 옆에는 처가 있지, 슬슬 걸어서 산책하지. 등등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