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6일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이 서울 성모병원에 각막을 기증한 것을 계기로 장기기증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2월 27일 명동성당 정진석 추기경 집무실에서 전재희 장관이 참여한 가운데 장기기증신청서 전달식을 개최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3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동안 TV홈쇼핑 방송을 통해 '빛으로 희망으로'라는 타이틀로 각막기증 활성화를 위한 캠페인을 펼쳤다. 딸의 얼굴을 한번이라도 보고 싶어하는 시각장애인 엄마에게 빛을 찾아주는 내용의 영상물이 방영되었고, 쇼호스트들은 각막기증 캠페인을 홍보했다. 롯데홈쇼핑은 이 기간 매출액의 1%인 약 5천만원을 각막기증 캠페인 성금으로 조성해, 재단법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기탁한다. 기부금 전액은 저소득 시각장애인들의 각막이식 수술비와 각막기증 활성화를 위한 캠페인에 쓰여질 예정이다.
가브리엘 무치노 감독의 [세븐 파운즈]는, 첫 장면에서 미스터리한 설정을 던져 놓고 그 해답을 구하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벤 토마스(윌 스미스)는 욕실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911에 전화를 한다. 자살한 사람이 있으니까 빨리 출동해 달라는 것이다. 죽은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그는 대답한다. 자기 자신이라고.
그 얼마전, 벤은 자신의 변호사로부터 7명의 명단이 담긴 파일을 넘겨 받았다. 그리고 그들을 찾아나섰다. 벤이 만나는 7명은 앞이 안보이거나 심장이 약하거나 각각 무엇인가 신체적 결함을 갖고 있고, 누군가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었다. 시각장애인 에즈라 터너(우디 해럴슨)은 텔레마케터이다. 벤은 에즈라에게 전화를 해서 격렬한 어조로 그를 비난하지만 에즈라는 화를 내지 않고 서둘러 전화를 끊는다. 왜 벤은 일부러 에즈라를 자극하는 것일까?
[세븐 파운즈]는 이야기의 핵심 부분을 숨기고 전개되면서 관객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극대화시킨다.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서야 벤 토마스가 왜 자살하려는지 이유가 밝혀지고 메시지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데뷔작 [행복을 찾아서]에서 휴먼 드라마에 강렬한 개성을 입히는데 성공한 가브리엘 무치노 감독은 [세븐 파운즈]에서는 훨씬 더 성숙된 기량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자기 희생과 기부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세븐 파운즈]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을 갖는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준다. 자기 자신만의 안락을 위해 사는 사람들은 기부가 무엇인지 모른다. 약육강식의 세상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을 짓밟고 일어서야만 된다고 믿는다. 그들은 가까운 사람들까지 배신하고, 사기치고, 착취한다. 이런 세상에서 기부, 특히 장기기증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사치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각막이식을 기다리는 시각장애인은 2만여명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사후 각막기증 서약자가 절대 부족해 대부분 미국·호주 등에서 수입되는 각막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처럼 수입 각막을 수술받는 환자의 경우, 수술비 외에도 300만원 상당의 각막 비용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이후 장윤정, 박현빈, 윙크, V.O.S, 쥬얼리의 서인영, 박정아, 하주연, 김은정, 이채영, 정한용, 양원경 등 연예인들이 각막 기증 의사를 밝혔다. 사회 지도층의 행동은 이처럼 커다란 파급효과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