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그는 그 빛을 증언하러 왔다.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증언을 듣고 믿게 하려고 온 것이다.
그는 빛이 아니라 다만 그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
말씀이 곧 참 빛이었다.
그 빛이 이 세상에 와서 모든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
말씀이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이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는데도
세상은 그분을 알아 보지 못하였다. (요한 1,6-10)
그 즈음에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려고 갈릴래아를 떠나
요르단강으로 요한을 찾아 오셨다.
그러나 요한은 "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어떻게
선생님께서 제게 오십니까?" 하며 굳이 사양하였다.
예수께서 요한에게 "지금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하여라.
우리가 이렇게 해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제야 요한은 예수께서 하자시는 대로 하였다.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 오시자 홀연히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당신 위에 내려 오시는 것이 보였다.
그 때 하늘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 왔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마태 3,13-17)
다음 날 요한은 예수께서 자기한테 오시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 양이 저기 오신다 (요한 ,29)
마침 예수께서 걸어 가시는 것을 보고
"하느님의 어린 양이 저기 가신다" 하고 말하였다.
그 두 제자는 요한의 말을 듣고 예수를 따라 갔다.
예수께서는 뒤돌아 서서 그들이 따라 오는 것을 보시고
"너희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은 "라삐, 묵고 계시는 데가 어딘지 알고 싶습니다" 하고 말하였.
(라삐는 선생님이라는 뜻) 예수께서 "와서 보라고 하셨다.“(요한 1,35)
2 단 - 예수님께서 가나 혼인잔치에서 당신을 드러내심을 묵상합시다.
이런 일이 있은 지 사흘째 되던 날
갈릴래아 지방 가나에 혼인잔치가 있었다.
그 자리에는 예수의 어머니도 계셨고 예수도 그의 제자들과 함께
초대를 받고 와 계셨다. 그런데 잔치 도중에 포도주가 다 떨어지자
예수의 어머니는 예수께 포도주가 떨어졌다고 알렸다. 예수께서는
어머니를 보시고 "어머니, 그것이 저에게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러십니까?
아직 제 때가 오지 않았읍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예수의 어머니는
하인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 하고 일렀다.
거기에는 그 예식에 쓰이는 두세 동이들이 돌항아리 여섯 개가 놓여 있었다.
예수께서 하인들에게 "그 항아리마다 모두 물을 가득히 부어라" 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여섯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우자 예수께서
"이제는 퍼서 잔치 맡은 이에게 갖다 주어라" 하셨다.
하인들이 잔치 맡은 이에게 갖다 주었더니 물은 어느새 포도주로 변해 있었다.
물을 떠간 그 하인들은 그 술을 어디에서 났는 지 알고 있었지만
잔치 맡은 이는 아무것도 모른 채 술맛을 보고 나서 신랑을 불러
"누구든지 좋은 포도주는 먼저 내놓고 손님들이 취한 다음에 덜 좋은 것을
내놓는 법인데 이 좋은 포도주가 아직까지 있으니 웬 일이오!" 하고 감탄하였다.
이렇게 예수께서는 첫번째 기적을 갈릴래아 지방 가나에서 행하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를 믿게 되었다.(요한 2,1-11)
3 단 -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심을 묵상합시다.
예수께서는 자기가 자라난 나자렛에 가셔서 안식일이 되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 가셨다. 그리고 성서를 읽으시려고 일어서서 이사야 예언서의
두루마리를 받아 들고 이러한 말씀이 적혀 있는 대목을 펴서 읽으셨다.
"주님의 성령이 나에게 내리셨다.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시어
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알려 주고 눈먼 사람들은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는 자유를 주며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예수께서 두루마리를 말아서 시중들던 사람에게 되돌려 주고
자리에 앉으시자 회당에 모였던 사람들의 눈이 모두 예수에게 쏠렸다.
4 단 - 예수님께서 거룩히 변모하심을 묵상합시다.
예수께서는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시고 기도하러 산으로 올라 가셨다.
예수께서 기도하시는 동안에 그 모습이 변하고 옷이 눈부시게 빛났다.
그러자 난데없이 두 사람이 나타나 예수와 함께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들은 모세와 엘리야였다. 영광에 싸여 나타난 그들은 예수께서 멀지 않아
예루살렘에서 이루시려고 하시는 일 곧
그의 죽음에 관하여 예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때 베드로와 그의 동료들은 깊이 잠들었다가 깨어나 예수의 영광스러운
모습과 거기 함께 서 있는 두 사람을 보았다. 그 두 사람이 떠나려 할 때
베드로가 나서서 "선생님, 저희가 여기서 지내면 얼마나 좋겠읍니까 !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선생님께, 하나는 모세에게, 하나는 엘리야에게 드리겠읍니다" 하고
예수께 말하였다. 무슨 소리를 하는지 자기도 모르고 한 말이었다. 베드로가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사이에 구름이 일어 그들을 뒤덮었다. 그들이 구름 속으로
사라져 들어 가자 제자들은 그만 겁에 질려 버렸다.
이 때 구름 속에서 "이는 내 아들, 내가 택한 아들이니 그의 말을 들어라 ! "
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그 소리가 그친 뒤에 보니 예수밖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제자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자기들이 본 것을 얼마 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루가 22,15-20)
5 단 -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세우심을 묵상합시다.
내가 고난을 당하기 전에
너희와 이 과월절 음식을 함께 나누려고 얼마나 별러왔는지 모른다.
잘 들어 두어라.
나는 과월절 음식의 본뜻이 하느님 나라에서 성취되기까지는
이 과월절 음식을 다시는 먹지 않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잔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올리신 다음 "자, 이 잔을 받아 나누어 마셔라. 잘 들어라. 이제부터
하느님 나라가 올 때까지는 포도로 빚은 것을 나는 결코 마시지 않겠다"
하시고는 또 빵을 들어 감사 기도를 올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내어 주는 내 몸이다.
나를 기념하여 이 예식을 행하여라 "
하고 말씀하셨다.
음식을 나눈 뒤에 또 그와 같이 잔을 들어
"이것은 내 피로 맺는 새로운 계약의 잔이다.
나는 너희를 위하여 이 피를 흘리는 것이다“ 하셨다. (요한 9,2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