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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특검’ 등을 요구하며 분신 자살한 이남종씨 시민장례위원을 맡고 있는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오른쪽)와 최현국 목사가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인의 유품 가운데 불에 타다 남은 일기장을 공개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
이재욱 기자 |
2일 오후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의 고 이남종 열사 빈소에서 민주투사 고 이남종 열시 시민 장례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유품과 유서를 공개하고 있다. 이남종 열사는 지난 2013년 12월 31일 서울역 인근 고가도로에서 '박근혜 사퇴, 특검 실시' 플랜카드를 걸고 분신 후 병원에서 치료받다 지난 1일 오전 전신화상으로 숨졌다.ⓒ양지웅 기자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국정원 선거개입 특검을 요구하며 분신한 고 이남종(40)씨가 “두려움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일어나십시오”라는 내용의 친필 유서를 남겼다.
“민주투사 고 이남종 열사 시민 장례위원회”는 2일 오후 2시 30분께 이씨의 빈소가 있는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씨의 친필 유서를 공개했다.
앞서 지난 31일 이씨는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 고가도로에서 ‘박근혜 퇴진’, ‘특검 실시’라고 적힌 플랜카드를 내걸고 분신해 1일 오전 7시 55분께 전신화상으로 숨졌다.
장례위원회는 2일 서울 남대문 경찰서로부터 이씨의 형님과 동행해 이씨의 유류품을 받아왔다.
이씨가 분신당시 소지한 것으로 보이는 다이어리는 불에 탄 흔적이 남아 있었다. 다이어리 안에는 가족에게 2통, 평소 고마운 사람들에게 2통, 그리고 국민들에게 2통 등 총 7통의 글이 적혀있다.
장례위원회는 이중 이씨의 사적인 내용이 담긴 부분을 제외한 국민들에게 남긴 글을 공개했다.
이들은 “경찰이 유족에게도 유류품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했고, 사진촬영도 못하게 했다”며 “경찰이 유서 내용 공개를 지연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처음 경찰의 말과는 달리 유서에는 신상 비관에 대한 내용이 없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장례위원회가 공개한 이씨가 남긴 유서의 전문이다.
2일 오후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의 고 이남종 열사 빈소에서 민주투사 고 이남종 열시 시민 장례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유품과 유서를 공개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2일 오후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의 고 이남종 열사 빈소에서 민주투사 고 이남종 열시 시민 장례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유품과 유서를 공개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부도 묻기 힘든 상황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총칼없이 이룬 자유 민주주의를 말하며 자유 민주주의를 전복한 쿠데타 정부입니다.
원칙을 지킨다는 박근혜 대통령은 그 원칙의 잣대를 왜 자신에게는 들이대지 않는 것입니다.
많은 국민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공권력의 대선개입은 고의든 미필적 고의든 개인적 일탈이든 책임져야 할 분은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이상득, 최시중처럼 눈물 찔끔 흘리며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던 그 양심이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이 아니길 바랍니다.
여러분
보이지 않으나 체감하는 공포와 결핍을 제가 가져가도록 허락해주십시오.
모든 두려움을 불태우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두려움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일어나십시오.
2일 오후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의 고 이남종 열사 빈소에서 민주투사 고 이남종 열시 시민 장례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유품과 유서를 공개하고 있다. 이남종 열사는 지난 2013년 12월 31일 서울역 인근 고가도로에서 '박근혜 사퇴, 특검 실시' 플랜카드를 걸고 분신 후 병원에서 치료받다 지난 1일 오전 전신화상으로 숨졌다.ⓒ양지웅 기자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1021723311&code=940100
‘국정원 특검, 박근혜 퇴진’을 주장하며 분신사망한 고 이남종씨의 유서가 2일 공개됐다.
생계불안 등 비관 자살이라는 경찰의 주장과 달리 유서는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유족과 시민장례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30분쯤 서울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A4용지 2장 분량의 유서를 공개했다. 이들은 고인이 가족 등에게 남긴 나머지 유서 5장은 사적인 내용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은 유서를 공개한 후 “경찰 보도자료는 고인의 유서는 물론이고 유가족의 공식적인 입장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전날 발표를 통해 신병비관 자살로 몰고가려한 경찰에 유감을 나타냈다. 이들은 또 “경찰이 유류품을 보여주지 않으려 하고 유서 사진촬영도 하지 못하게 했다”며 경찰이 의도적으로 유서 내용 공개를 지연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음은 공개된 고 이남종씨의 유서 전문.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부도 묻기 힘든 상황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총칼없이 이룬 자유민주주의를 말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전복한 쿠데타 정부입니다. 원칙을 지킨다는 박근혜 대통령은 그 원칙의 잣대를 왜 자신에게는 들이대지 않는 것입니다.
많은 국민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공권력의 대선개입은 고의든 미필적 고의든 개인적 일탈이든 책임져야 할 분은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이상득, 최시중처럼 눈물 찔끔 흘리며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던 그 양심이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이 아니길 바랍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18089.html
1일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사퇴’ 등을 요구하며 분신한 이아무개씨의 영정이 국화로 장식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
지난달 31일 서울역 앞 고가도로 위에서 분신해 숨진 이남종(40)씨의 유서가 2일 공개됐다.
‘국정원 시국회의’ 등으로 구성된 ‘시민장례위원회’는 이날 오후 이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씨의 유서 2개를 공개했다.
이씨는 대자보 형식의 다소 긴 유서에서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부도 묻기 힘든 상황입니다”라며 “박근혜 정부는 총칼 없이 이룬 자유민주주의를 말하며 자유 민주주의를 전복한 쿠데타 정부”라고 규정했다. 이씨는 특히 “원칙을 지킨다는 박근혜 대통령은 그 원칙의 잣대를 왜 자신에게 들이대지 않는 것”이라며 “공권력의 대선개입은 고의든 미필적 고의든 개인적 일탈이든 책임져야 할 분은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상득, 최시중처럼 눈물 찔끔흘리며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던 그 양심이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이 아니길 바랍니다”라고 끝을 맺었다.
지난달 31일 서울역 앞 고가도로 위에서 분신해 숨진 이아무개(40)씨의 장례를 준비중인 ‘시민장례위원회’가 2일 오후 이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서 이씨의 유서를 공개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
이씨는 짧은 메시지 형식의 유서에서는 “여러분 보이지 않으나 체감하는 공포와 결핍을 가져가도록 허락해주십시오”라며 “두려움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일어나십시오”라고 당부했다. “두려움을 불태우겠습니다”라는 부분과 “안녕히 계십시오”라는 부분은 줄을 그어서 지운 흔적이 있었다.
위원회는 고인이 가족 등에게 남긴 나머지 유서 5장은 사적인 내용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고인이 남긴 모든 유서에 신상을 비관하는 내용은 없었다. 경찰은 정권 퇴진을 외치며 결행한 고인의 죽음을 신변 비관 탓으로 몰고 가려는 왜곡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