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한일 주교 교류 모임
2009년 11월 17일~19일, 일본 오사카 대교구
▲양국 주교 의장단 - 왼쪽부터 이케나가 대주교(오사카 대교구장), 강우일 주교, 오카다 대주교(도쿄 대교구장), 타니 주교(사이타마 교구장), 마츠우라 주교(오사카 대교구 보좌주교)
□ 2009년 11월 17일~19일, 일본 오사카 대교구에서 제15회 한일 주교 교류 모임이 개최되었다. 한국에서 강우일 주교(주교회의 의장, 제주교구장) 외 주교 13명과 일본에서 오카다 다케오 대주교(일본 주교회의 의장, 도쿄 대교구장) 외 주교 16명을 비롯하여 총 42명이 참석하였다.
□ 한일주교교류모임은 1996년, 양국이 공통의 역사 인식을 계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교회로 나아가기 위해 ‘한일 교과서 문제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일본 가톨릭 회관에서 첫 모임을 가진 이래, 매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양국의 사목 정보 교환과 각계의 교류 지원에 대해 의논하고 있다.
▧11월 17일(화)▧
□ 첫날인 17일(화) 오후 5시 KKR 호텔 3층 아케보노홀에서 타니 타이지 주교(일본 사이타마 교구장)의 사회로 오사카 대교구장 이케나가 쥰 대주교의 환영사에 이어 오카다 타케오 대주교(일본 도쿄 대교구장)와 강우일 주교가 각각 양국 주교들을 소개하였다. 특히 강우일 주교는 부산에서 일어난 일본인 교사들의 사망 사고에 대해 한국 주교들을 대표하여 유감의 뜻을 밝혔다.
□ 이어 마츠우라 고로 주교(오사카 대교구 보좌주교)가 올해 2월 선종한 故 김수환 추기경을 추모하기로 한 이번 교류 모임의 취지에 대해 설명한 후, 양국 주교들은 약 1시간 동안 故 김수환 추기경의 생애를 담은 DVD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를 함께 관람하였다.
▧11월 18일(수)▧
□ 둘째날인 18일(수) 오전, 강연에 앞서 양국 주교들은 오사카 주교좌 성 마리아 성당 옆에 있는, 호소카와 그라시아가 사용한 우물(越中井)을 방문하여 호소카와 그라시아의 생애에 대해 오사베 미조베 주교의 설명(일본 시복시성위원회 위원장)을 들었다. 호소카와 그리시아는 2008년 11월 시복되었다.
□ 오전 9시 30분, 오사카 대교구 주교좌 대성당에서 강의가 있었다. 한국측에서는 강우일 주교가 “고 김수환 추기경의 삶과 비전”이라는 주제로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군사독재 등 커다란 시련을 겪으면서 이 시대의 요나 예언자이자 착한 목자였던 었던 김수환 추기경의 생애를 소개하였다. 일본측에서는 혼다 테츠로 신부(프란치스코회)가 일본 노숙자들의 현황과 가마가사키에서의 가톨릭 교회의 활동에 대해 소개하면서 성서에서 나오는 정의와 평화의 의미를 되새겼다.
□ 11시 30분, 양국 주교들은 이케나가 쥰 대주교의 주례로 오사카 대교구의 사제, 수도자, 신자들과 함께 김수환 추기경을 추모하는 미사를 봉헌하였다. 장익 주교는 강론에서 김수환 추기경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우리들도 김 추기경을 닮아 자신을 낮추고 삶으로서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오후에는 세 조로 나누어 각각 고베 대지진 현장, 재일 한국인들이 사는 이쿠노, 부락민의 집단거주지였던 도톤보리를 방문하였다.
□ 오후 8시, 오사카대교구 주교관에 모인 주교들은 오후의 방문에 대해 현장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소감을 나누었다. 먼저 도톤보리를 방문한 미조베 주교(타카마츠 교구장)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막부의 박해를 피해 천민들이 모여 살던 부락으로 도망쳐서 생활하던 천주교 신자들의 생활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였다. 칸다 유우 신부(오사카 대교구 사무국장)는 고베 대지진 현장과 다카토리 성당를 방문하여, 성당 2층에 있는 NGO 단체를 방문하여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NGO 활동에 대해 소개하였다. 마지막으로 재일 한국인이 모여 사는 이쿠노를 방문한 다카미 대주교(나가사키 대교구)가 차별과 싸워온 재일 한국인들을 만난 소감을 발표하였다.
발표를 마친 후 양국 주교들은 마츠우라 주교의 피아노 반주로 “사랑해”를 한국어로 합창하면서 일정을 마쳤다.
▧11월 19일(목)▧
□ 셋째날인 19일(목) 오전 9시 30분, 주교관 1층 회의실에서 ‘주님의 기도’로 회의를 시작하였다. 먼저 이번 15회 교류 모임에 대한 평가가 있었다.
최기산 주교는 18일 지진 피해자들이 고베 다카토리 성당에 써붙인 “건물이 무너지고 우리가 의지하던 모든 것이 무너지면서 우리들의 마음의 장벽도 무너졌다...모든 것이 복구되면서 마음의 장벽도 다시 세워졌다”라는 글귀를 인용하면서 지진 피해 당시의 서로를 도왔던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조규만 주교는 혼다 테츠로 신부의 강의와 이쿠노의 재일 한국인 방문을 통해 정의와 평화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강조하였다.
다카미 대주교(나가사키 대주교)는 이번 모임에서 가장 좋았던 점으로 현장 방문과 나눔을 꼽았다. 평소에 재일 한국인을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모임을 통해 재일 한국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초대교회 박해받던 신자들과 일본 박해시대의 신자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특히 노예 출신으로 교황에 선출되었던 갈리스토 교황과 히지노 교황을 꼽으면서 사랑의 실천에는 평등이 최우선임을 강조하였다. 양국 교회가 각자의 나라 안에서만이 아니라 아시아 공동체로서 차별받는 이들을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하였다.
장익 주교는 박해시대 일본 신자들의 99%가 신앙을 포기했던 예를 들면서 교회가 냉담자들에게 관심이 없는 것을 지적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감싸줘야 한다고 하였다.
□ 11시 미사는 이한택 주교의 집전으로 봉헌하였다. 이 주교는 강론을 통해 양국 주교들이 교류 모임을 통해 친교를 나누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하며, 교회가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하며 사회에 대해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고 하였다. 미사를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친 주교들은 이번 교류 모임에서 배우고 느낀 점을 교구 신자들과 함께 나눌 것을 다짐하였다.
내년 제16회 한일 주교 교류 모임은 2010년 11월 16일~18일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
▲오사카 주교좌 성 마리아 성당(다마츠쿠리 성당) 앞에서 기념촬영
▲오사카 인권박물관을 방문한 양국 주교들
============================================================ <역대 한일주교교류모임>
제1회: 1996.2.16~17. 일본 도쿄 한일 교과서 문제 간담회 제2회: 1996.12.18. 서울 한일 양국 주교들의 지속적인 소모임 활성화 및 연 1회 역사 공부 세미나 개최 결의 제3회: 1997.11.11~13. 일본 도쿄 한일청년교류모임 승인 및 지원, 양국 사목 정보 교환과 각계 각층의 교류 지원 연구 제4회: 1998.11.10~12. 서울 및 대구 양국 청소년 교류 및 한일간 역사 연구 모임 격려, 2000년 대희년을 향한 신자 상호 교류 촉진 노력 결의 제5회: 1999.9.23~25. 일본 도쿄 양국 청소년 교류 지원, 동티모르 문제 및 대만 대지진 지원 결의 제6회: 2000.11.7~9. 경남 양산 지역 사목 활동 정보 교환, 모든 계층 신자 교류 권장 결의 제7회: 2001.11.13~15. 일본 히로시마 한일 공동 역사 부교재 제작 모색, 양국 역사 지속적 연구, 양국 개별 교회 교류 장려 등 결의 제8회: 2002.11.12~14. 경기도 의왕 중국 및 극동아시아 지역 주교 모임으로 확대 모색, 서울 및 수원교구 본당 소공동체 현장 방문 제9회: 2003.11.11.~13. 일본 나가사키 양국 주교 및 청년 교류 지속 확대, 사목적 공동 관심사와 정보 적극 교환키로 제10회: 2004.11.16.~18. 제주도 서귀포 역사 인식 바탕으로 새 협력관계 구축, 교류 모임 결실로 역사 부교재 발간 제11회: 2005.11.15.~17. 일본 오키나와 지속적 교류 통해 양국 교회간 이해의 폭 넓히키로, ‘일본의 정교 분리와 신사참배 문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주변 상황’ 등에 관해 의견 교환 제12회: 2006.11.14~16. 경북 칠곡 한국, 일본, 중국(홍콩), 대만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제 양성’을 주제로 의견 교환 제13회: 2007.11.13~15. 일본 삿포로 한국과 일본의 박해와 순교 제14회: 2008.11.11.~13 한국 마산 “성경이 말하는 이주민” 제15회: 2009.11.17~18 일본 오사카 “故 김수환 추기경을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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