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 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에서]===
2024년 10월 10일은 역사적인 날이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한글날 다음날에 전 세계에 노벨문학상이 대한민국의 "한 강" 작가에게 수여되었다는 소식이 속보로 삽시간에 퍼져나갔습니다.
The Swedish Academy has awarded the The Nobel Prize in Literature to South Korean author Han Kang. She was honoured "for her intense poetic prose that confronts historical traumas and exposes the fragility of human life," the Swedish Academy said.
스웨덴 아카데미는 한국 작가 한강에게 노벨 문학상을 수여했습니다. 스웨덴 아카데미는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으로 그녀에게 영예를 안겼다고 밝혔습니다.
[한강(韓江) 작가]
출생: 1970년 1월 27일
대표작: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여수의 사랑,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 검은 사슴, 소년이 온다.
수상: 2005년 이상 문학상, 2016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날 부분. 2024년 노벨문학상
한강 작가는 처음엔 시로 등단하여 소설을 쓰게 됩니다.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서울 수유리로 이사하여 풍문여고,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습니다.
1993년 대학 졸업후 "샘터" 잡지사의 기자로 근무하면서 습작을 시작해 계간 문예지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등 시 4편으로 등단하였습니다. 다음 해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데뷔했습니다.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을 출판하였으며 '괜찮아'를 오늘 소개합니다.
노래도 아주 잘한다고 합니다.
부친이 한승원 소설가로 문학가 집안입니다.
채식주의자는 한 여성의 정신 질환과 가족으로부터의 방치를 추적하는 소설이랍니다.
노벨문학상 첫 소감이 "아들과 차 마시며 조용히 자축할게요"입니다.
그 아들이 '괜찮아'에 등장하는 아들입니다.
기념할만한 일이 있으면 떡을 합니다.
오늘이 그 날입니다.
기쁜 날이기에 그리고 시와 문학을 몹시도 사랑하기에
우리는 특별히 더 더 더....
기뻐서 눈물이 납니다.
급하게 이리저리 검색해서 작성했습니다.
=적토마 올림=
[글로벌 나우] 한강,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youtub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