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여기 글을 써 본다
어제 일어났던 폰에 대한 기적인지 하늘의 도움인지 모를 내 가슴을 한 순간 쓸어내린 웃지 못할 사연을 조금 길게 써 내려 가고자 한다
어제는 초여름 날씨 같은 무덥고 화창한 날이라 나의 방랑벽은 나를 집안에 가만 두질 않았다
아침 일찍 아들과 함께 또 하나의 출렁다리를 걸어 보고자 고속도로로 차를 몰았다
진천 농다리와 푸르디 푸른 빛깔을 띤 초평호수의 미르309 출렁다리를 오월의 우거진 녹음 속에서 걸은 후 다시 차를 달려 논산에 위치한 탑정호(길이 600m) 출렁다리를 찾아 약 2시간 동안 데크로 잘 가꾸어진 탑정호 수변과 출렁다리를 걸은 후 인근에 있는 백제 황산벌의 전투 계백장군 유적지를 십 수년만에 둘러 보았는데 논산시에서 관광지로 탈바꿈시킨 탓에 전에 찾았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은 사라지고 유적박물관 건물 포장된 주차장 등이 들어서 있었고 전에 계백장군묘 바로 가까이 까지 차로 갈수 있었던 비포장의 도로는 사라지고 한참 아래 주차장에서 차량 출입금지가 되어 있어 꽤나 애를 먹었다
정오로 가면서 날씨는 더워지고 있는데~~
그런데 여기서 사달이 났다
계백장군묘와 충의당 그리고 계백장군동상을 보느라고 등산아닌 등산을 한 탓인지 땀이 흥건히 젖어 바람막이 가벼운 윗 등산복을 벗어 반팔 티로 갈아 입은 것이 화근이었다
옷을 갈아 입으면서 손에 들고 있는 휴대폰을 차 지붕 위에 잠깐 놓아 둔 것도 모른채(건망증?)거기서 40여Km 떨어진 부여까지 시속 70~80Km로 달려 부소산성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차안에서 폰 어디갔지 하고는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순간 나는 당황해서 눈앞이 캄캄했고 멍 때릴 수 밖에 없었는데 그간 자리를 떠날 때마다 내 소지품 지갑과 폰을 잘 챙켰느냐고 묻던 아들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 예전에도 고속도로 화장실 선반에 폰을 두고 볼일 본 후 깜박해서 그냥 나왔는데 그때는 아들이 챙켜서 분실위험을 모면했기에 왜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느냐고 애꿎은 아들을 몰아세웠다
내 폰에는 수많은 인맥의 전번과 콕뱅킹 그리고다양한 금융정보와 여러 개의 거래은행 계좌번호가 저장되어 있었기 때문에 폰을 분실했을 때는 나는 제대로 일상생활을 할 수가 없기에 내가슴은 가슴이 아니었다 아들은 비번으로 잠금장치해 놓았스니 빨리 분실 신고하자고 했다
나는 차 지붕위에 폰을 둔 것을 아직도 까맣게 모르고 다시 차 내부와 옷 주머니를 뒤지기도 했지만 폰은 자취를 감추었고 나는 서서히 속이 타들어 갔다
마지막으로 아들 폰으로 내 폰에 전화 한번 해서 만약 습득한 사람이 있다면 거기가 어디라도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전화를 했는데 어디서 미세한 내 수신음 컬러링 소리가 나서 다시한번 차 의자밑등 내부를 수색했지만 없어서 운전석 문을 연 그때 컬러링 소리가 크게 들려서 차 지붕 위를 본 순간 나는 놀라고 말았다
약간의 가로로 홈이 있는 차 지붕위에 폰이 걸쳐져 있었다
나는 순간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말도 안되는 일이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시속 70~80Km로 40여Km의 거리를 그것도 터널과 굽은길 언덕길 내리막길 평지도 달려왔는데 폰이 차 지붕위에서 도로로 떨어져 망가져야 했는데 이렇게 차 지붕위에 착 달라붙어 내가 빨리 생각을 해 주인이 찾아가기를 기다리고 있었으니 기적적이라고 해야될 지 하늘의 도움이라고 해야될 지 아들과 나는 두 손을 부여잡고 환호성을 질렀고 주변의 사람들이 뭔 일이지 하며 놀라기도 해서 나는 이 상황을 상세히 말하기도 했다
놀란 가슴에 다리가 풀려 마침 점심 때라 부근 식당을 찾아 사이다로 한숨을 돌리고 시골밥상으로 맛점을 했다
계획했던 낙화암과 고란사 구경은 산성입구 로의 산책길은 피하고 백마강 구드레 나루터에서 유람선을 타고 선착장에서 바로 올라가서 구경한 뒤 정림사지와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얘기가 깃든 궁남지를 본 후 저녁 늦게 안도의 한 숨을 쉬며 귀가했다
내가 이렇게 긴 장문으로 폰과 나의 기적(?)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은 아마도 죽을 때까지 건망증이 다시 올 때까지 도저히 잊어 버릴 수 없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동기 여러분께 이런 장문의 사연이 있었다는 것을 전하면서 아름다운 출렁다리 사진과 정경을 몇장 보내드리오니 즐감하시길...♡
첫댓글 어제 걸은 거리가 약 17Km정도며 걸음 수는 18590보였다(삼성헬스기록)
72동기 걷기모임 원정걷기가 있다면 탑정호수 둘레길을 권장해 보고싶다
수원서는 1시간 반거리이니 서울에서는 탑정호까지 2시간 남짓 될것이고 승용차로 동승해 이동하면 될 것으로 보임
휴대폰을 찾았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어떻게 차지붕에서 안떨어졌는지.차지붕이 포켓같이 생겼나요? 차가 그랜져 아닌가요
윈기씨 ! 그랜져는 오랫 전에 폐차했고 지금은 아담한 경차 올 뉴모닝(기아)을 몰고 있는데 모닝차 지붕의 약간 홈이 있는 가장자리가 가드레일 역활을 한 것 같습니다
정말 다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