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정치는 변화의 시절이라고 보입니다. 3월은 그야말로 변화의 시절이지요. 하지만 한국정치는 계절을 잘 못 배운 모양입니다. 계절의 변화는 그야말로 처절한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그 추운 겨울 버티고 버틴 인내의 결실이 바로 봄 아니겠습니까. 겨울의 그 모진 풍파와 삶과 죽음의 길을 오고가는 그 험한 과정을 거쳐 비로서 탄생하는 것이 바로 봄일 것입니다. 겨울을 혹독하게 견디면 봄은 더 처절하도록 아름답게 다가오겠지만 겨울을 비닐하우스속에서 지낸 그런 부류는 봄을 봄처럼 맞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온 몸이 부셔지도록 부딪히고 계절의 그 고단함을 깨쳐 견딘 이들만이 향유하는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국의 정치는 더욱 그리할 것입니다.
한국의 정치는 참 모진 과정을 겪었습니다. 프랑스가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을 기점으로 거의 백년동안 혁명의 시기를 거쳤듯이 한국도 1945년 독립을 기점으로 숱한 정치적 영욕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독립후 극단적인 대립속에 군부독재도 거치고 1980년 서울의 봄의 희망이 좌절되면서 광주 민주화운동과 6.10운동 등 속에서 3김시대의 정치역정을 섭렵했습니다. 그들이 정권을 잡고 우여곡절속에, 한국을 그래도 민주주의의 대열로 접어들게 하는 과정속에 코스모스와 카오스의 과정을 겪습니다. 하지만 2010년이후 아주 혼돈스런 그런 정치 과정속에 지금의 정치현실을 맞이하게 됩니다.
오늘 (2024년 3월 4일) 한국의 이른바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이라는 정당에서 그래도 높은 위치를 차지했고 한때는 소속 정당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국회 부의장까지 지냈셨던 분이 전혀 다른 그러니까 보수정당을 표방하는 정당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그런데 솔직한 입장에서 말하지만 전혀 놀랄만한 뉴스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만큼 한국의 정당은 색깔이 사라졌다는 것이지요. 당 이름과 깃발 색깔만 차이가 나지 그 속에 담긴 인물들의 모습은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양당 인물 사진을 걸어놓고 그 사람이 속한 정당을 가린뒤 누가 어느 정당인가를 물어보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잘 모를 것입니다. 그만큼 양당의 수준이 비슷해졌다고 보는 것이죠. 예전 고교 평준화와 같다고 보면 됩니다. 정치인들의 평준화 아니겠습니까.
지금 모 정당은 진보정당으로, 모 정당은 보수정당으로 이름을 내 걸지만 그게 그냥 하는 소리라는 말이지요. 양당이 내건 정당의 핵심 키포인트가 무엇인가요. 여러분 아십니까. 양당의 이름만 바꾸고 색깔만 바꾸면 정말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그만큼 한국의 정치가 성숙한 것인가요. 미국에서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소속을 바꿨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가는 경우는 눈을 씻어봐도 없습니다. 이른바 민주정치를 한다는 미국에서도 없는 일이 한국에서는 편하게 이뤄집니다. 그만큼 한국의 정치가 성숙한 것이겠지요. 양당의 차이가 없는데 굳이 선거를 행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냥 형식적인 요식행위 아닌가요.
양당의 기치아래 그속에 소속된 인물들은 오로지 지역구에서 당선과 비례대표에서 국회의원 자리 차지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처럼 보입니다. 정치가도 직업인데 물론 그래도 되지요. 그들이 가진 유일한 목표이니까요. 하지만 뭡니까. 그들을 지지하는 하층 그룹들은 오늘도 양쪽으로 나뉘어져 치고 받고 있습니다. 인터넷 들어가보면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습니다. 상층부는 그냥 성명서 하나 툭 던지고 당원 옷 갈아입고 오고 가는데 하층부는 일체 양보도 없이 서로 치고 받고 갈등의 극을 치닫습니다. 무엇을 위해서 서로에게 총질하는 것일까요. 그 보잘것 없는 진보 보수의 이름아래 힘없는 하층 그룹은 서로 치고 받는데 상층부의 리더 그룹은 그냥 마이웨이입니다. 당선 가능한 곳 그리고 자기들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한 곳으로 옮기는 것을 장기판 졸 옮기듯 한다는 것이지요.
양당의 소속 정치인들은 오로지 국회 등극이 유일한 희망인데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목을 매고 서로에 대해 갈등을 극대화할까요. 서로가 속고 있는 것입니다. 정치 지상주의 분들께 속고 있는 것입니다. 양당 누구를 놓고 설명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다 이 당 대표가 저 당 대표로 가도 정말 무방할 듯 합니다. 일부 언론들만 호들갑을 떨겠지만 말입니다. 양당의 상황이 그냥 그렇다는 말이지요. 특색도 없고 상징도 없습니다. 그냥 몇몇 주연급 배우들로 영화를 만들어갈 뿐입니다. 흥행만 올리면 된다는 의미 아닌가요.
저는 제안합니다. 한국의 이런 선거는 감흥도 신선함도 없습니다. 그냥 일본처럼 자민당으로 합치고 간혹 계파끼리 나눠 정치를 담당하는 것은 어떤지요. 몇년마다 감동도 없고 진전도 없는 그런 선거하느라 갈등만 조장하지 말고 그냥 양당 합당해서 일본 자민당처럼 하자는 말이지요. 이 당의 대표급이 저당으로 그냥 옮기는 것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2년에 한번 민주당파 대통령이,그다음은 국민의 힘파 대통령이 나와서 그냥 그렇게 하면 되지요. 언론도 헷갈리지 않고 말이지요. 정치판이 그런데 누가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게다가 한반도는 세계 최고의 갈등국가에다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입니다. 북한은 유래를 찾을 수 없는 김정은 일당의 독재권력이 오로지 자신들만의 세계만을 추구하는 그런 땅아닙니까. 한국도 힘없고 세계 물정 모르는 그런 국민들 편가르지말고 일본의 자민당 시스템으로 가는 것을 정말 간곡히 부탁드리며 편지 마칩니다.
2024년 3월 4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