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구백칠십사년이월이십팔일목요일
만스무살생일하루가지난날새벽
영문도 몰랐다.
짚차를 타고 온 검은 안경 낀 두 남자가
하숙집으로 찾아와서는 다짜고짜 양쪽 뺨을 후려쳤고 한 녀석은 사정없이 나의 죠인트를 깠다. (죠인트 - 앞 정강이)
'너 이 자식, 이 쌍노무 새끼, 너 이리 와'
그리고는 짚차에 구겨진 체 용산으로 끌려갔다.
입술 터진 놈
샌들 신은 놈
잠옷에 잠바 하나 걸친 놈
자다가 세수도 못하고 끌려온 놈
안경도 체 끼지 못한 놈
그런 또래들이 대합실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찬바람 거센 용산역 마당에 그득했다.
전부 1954년 2월 27일생들.
그날 그 또래들 - 그 쌍노무 새끼들이 함께 뭉텅 그려져서 전부 창원 39사단으로 끌려갔다.
녹지계획인지 녹지정리인지 그런 암호로 지칭된 학생들을 강제 입영 시키는 그런 조치였는데
아무튼 싹수없고 버러지 같은 쌍노무 자식들이니까 학교에서 깡그리 청소를 해야 한다고 그랬다.
그때 내 키가 172센티였던 것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
작대기 두 개짜리 일등병 녀석이 팬티만 입은 체 덜덜 떨고 있는 내 키를 재고는
'이 새끼 키는 172 샌티 몸무게 52킬로 '라고 큰 소리로 그랬다.
어느 게시판의 어떤 글에 댓글을 달았더니
하이 고오~ 160센티밖에 안 되는가 보네.
엄청 쪼맨한가 봐.
요런 염치없는 말씀을 하는 분이 계시길래 ~
제수씨가 점심 먹자고
근무지 가까이 오라고 했다.
에스컬레이드를 몇 번이나 타는지 모르겠다.
촌사람 엘리베이터 타는 일도 어려운데 참 중심 잡기 어렵다.
'아이고 제수씨 ~
그리고 아우야
그냥 아래층에 내려가서 밥이나 묵자
에스칼레이트 타고 왔다리 갔다리 하니 너무 어지럽다'
'형님 이제 다 왔습니다'
웬 금방으로 들어가서는
'아주버니 이 반지 껴 보세요'
'와요? 뜬금없이 제가 반지를 왜 낍니까?'
'아주버니 이제 언제 다시 오실지 모르는데
동생과 모양이 같은 금반지 같이 해 드리려고요
금반지가 건강에도 좋답니다'
이전엔 아우 키가 나보다는 적었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아우가 훌쩍 커 보인다
마주 보고 함께 사진을 찍었더니 확연히 한 뼘은 크다.
손가락도 나보다는 많이 굵고
제수씨와 아우가 맞추고 싶었던 두돈, 세 돈짜리 금반지는 내 손가락에 맞는 게 없었다
금방 주인은, 손가락이 가늘어 사이즈 맞는 반지가 없는 경우는 처음 이라는데
(무신 남자 손가락이 저렇노~~ 분명히 그리 중얼거렸다)
그나마 1돈짜리 하나가 흘렁거리기는 해도 겨우 맞았는데 제일 적은 사이즈라고 했다.
맞는 사이즈는 일주일 정도 기다려야 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그냥 가지고 왔는데 슬렁슬렁 빠진다.
샤워할 때마다 흘러덩 빠지길래
아고야~ 조금전에 잊어버릴 뻔했다.
나이가 드니 키도 줄고 손가락 굵기도 줄고 모든 게 줄어든다. 키가 아마 6센티 넘게 줄었을끼다. 이제 166센티나 될랑가?
첫댓글 나이가 들수록 칼슘이 빠지고 오랜시간 잘못된 자세로 구부정하기도 하니 키가 줄어든것이 아닌가 해요.
90세 울엄니가 저보다 큰신데 지금은 작으세요.
굽으신거죠.
저보고
'네가 나보다 작은데 언제 그렇게 컷노?'ㅎ
제수께서 선물한 금반지이네요.
크면 검지에 껴보세요.
검지가 좀더 굵거든요.
ㅎ 제가 노인대열에 들어섰나 봅니다
키 뿐만 아니라 체구가 줄어 든다는 느낌이 들데요
반지는 꾹 눌러서 타원형으로 하니 좀 괜찮아요~
1974. 2. 28.
박정희 대통령 시절이군요.
그 당시라면.. 정말로 살벌한 시대였지요.
붙잡혀서, 이끌려서 사방공사 작업현장에 투입되었군요.
그당시 산은 헐벗어서 산림녹화를 정부가 적극 실시하던 때였지요.
저는 군생활할 때이지요.
제대한 뒤 저도 면에서 마을단위로 실시하는 사방공사 녹지사업에 나가기도 했지요.
그당시에는 인권이 뭐 있었나요?
벌써 50년 전의 일이니 지금 생각하면 '천지가 개벽한 것처럼 많이도 변했다'라고 저는 늘 말하지요.
나이가 드니까 키가 줄어들고, 몸무게도 줄어들고, 손가락 굵기가 가늘어지지요.
글맛 좋아서 엄지 척! 합니다.
지나간 시대상황을 떠오르게 했기에 글 고맙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강제 입영을 당했어요
딱 만이십세 되는 날 맞추어 잡아들이데요
잔챙이 학생들을 많이도 들뽂았던 시절입니다
훈련소는 보통 6주 훈련인데 같이 끌려간 동기들 모두 10주 훈련 받았습니다.
교련 2달 혜택도 박탈당하고 34 개월 만근했지요, 고맙습니다~
제수씨의 언제 또 오겠느냐는 말에 코가 찡하네요.
혈육이란게 그런거지요.
172나 166이나 뭐 다 그런거니
건강만 하면 되겠지요.
자주 들어오겠다는 말을 믿지 못했나 봅니다
ㅎ 아마 172는 안되었고 170 언저리였지 싶어요
지금은 키 안잽니다. 눈에 띄게 몸집이 줄었어요~
건강검진 할 때 마다
줄어드는 키! 늘어나는 무게! ㅎ
나이가 들어가니
안좋은 일들 만 있네요
그래도
살아가야지요~
글, 잘 읽고 갑니다
산책하다 커피마시며~~^^
ㅎ 키는 줄고 몸무게는 늘지요 배는 솓아 오르고 ~
루루님은 동시에 멀티 프로세싱이 가능한 연세이니 좋습니다
우리 같은 노인은
산책만 하던지
커피만 마시던지
두가지를 동시에 멀티타스킹은 몬해요~~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데~'
단풍님의 제수씨 말씀에
찡합니다.
바로 한국 여인네 들의 정서입니다.
건강검진 2년에 한 번 씩 가면
2cm 씩 줄어요.
키에 대해선, 할 말이 없습니다.^^
제 집안의 식구 된 이후로
서로 얼굴 마주했던 시간이 짧았지만 제수씨가 마음 씀씀이 깊은 사람입니다
불평없이 제 부모님을 오랫동안 모셨어요
그래서 항상 고맙고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전 신장 165cm에서 칠십이 넘은 지금까지 신장은 165cm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잘 걸어서 인지 신장이 줄지 않은 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글을 읽다 단풍님 가족분들 심정이 그대로 전해져 그러잖아도 비가 내려 촉촉한데 제 가슴까지도 촉촉해 집니다. ^^~
수피님 훤칠한 미인이라는 건 오래전에 알았어요
삶방 추억의 서진전이지요 ㅎ
봄비 촉촉히 내리면 커피향이 유난히 진한데요
감미로운 커피향에 흠뻑 취하시길 바랍니다~
단풍님. 소식도 없이 한국 다녀가셨군요
ㅎ 단풍은 살그머니 다녀갔지만
푸른비님은 여전히 여행중이시구요~
좋은 제수씨 를 두셨네요
그리하여 형제간의 友愛 돈독.
근데
키 몸무게 나이 함부로 露出 하면
클 나는데~~
(온타리오 그 居處 까정)
어려운 글도 아니거마는
글 중간 오데 우리집 주소가 있단 말이요~
단풍 나이는 가라로 입력안했으니 모두 이미 알고 있고
키도 쪼맨하다고 몇번 이야기 했으니 괘않아요~~~
그랬군요 착한제수씨
근데 한국은 은제 슬며시 왔다 갔는지요
며칠전 콩꽃언니에게 전해들었어요
저는 키가 아직은 젊을때나 지금이나 거의 비슷 합니다^^
아고~ 몸집이 그대로면 건강 체질이니 복 받으신겁니다
이번에 보니 제 형제들은 막내만 제외하고는 모두 몸집이 작아져서 쪼매 슬프데요~
그러게요 뵙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천구백칠십사년이월이십팔일목요일 이야기는
심각한 이야기인데 왜이렇게
웃음이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제수씨의 금반지 이야기는 눈시울이
붉어지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참 착한 제수씨.
반지가 크면 모셔 두고 한 번 씩
보기만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건강검진 받을 때마다
키가 줄어드네요.
163cm였는데 지금은160cm정도
되네요.
비가 오고 10년 동안 살았던 집을
팔기 위해 계약서 쓰고 오니까
마음이 좀 가라앉는데 단풍 님
글 읽으면서 실컷 웃었습니다
고맙습니다.
ㅎ 그때는 황당하고 분했지만
오래전이라 이젠 잊어버렸지요
저도 5~6센티 까지는 아닐 테지만 그래도 많이 줄었어요
오랜만에 보게된 친구들이 놀래더군요
이사는 힘든 일인데 차분히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칠십사년이면 제가 국민학교 오학년 때입니다
어렸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앓아서 학교를 늦게 들어갔어요 ㅎ
제가 올린 쪽지의 남자 165를 말씀하신 것 같은데
그냥 웃자고 올린 내용이에요 ㅎ
심성이 고우신 제수씨를 두셨군요
ㅎ 국군 아저씨께 위문편지 써던 얼라였네요
앞으로는 단풍과 맞묵을라꼬 하지 마솸 ~
날보고 키 쪼맨하다케서 무지 기분 나빠서 쓴 글입니다 ~ ㅎㅎ
@단풍들것네
단풍의 매력 포인트.
마솸.ㅋㅋㅋ
@지언 와 살그머니 다녀 가시능가요
제가 쫌 뜸할라캤는데
요위의 가시나무란 회원이 뻑뻑 긁어서 몬참고 들어 왔서요~
@단풍들것네 아따 참말로 한소리 또 하시고 또 하시고 ㅎㅎ
160이라 한적도 없고
발끈하신거보니 아담하신 것 같다고 했구먼요
긁기는 뭘 긁어유? ㅎㅎ
전성기때 키가 172 이었군요
그정도이면 준수한데?
세월이 흐르며 키가 너무 줄어든거는 아닌지요?
충성 우하하하하하
학교 다닐때 키 순으로 번호를 메기고 자리 지정하는데
저는 매번 뒤로 빠졌어요
까치발로 속이고 그랬지요~ ㅎ
자주는 못 오신다 하더라도
1년에 한 번씩은 오세요.
그렇게요 생각이 깊고 맘씨
고운 제수씨예요.
그나저나 담에 오실때는 수필방 정모
꼭 하기로해요.
이제나 저제나 기다렸는데
삐질뻔 했어요 단풍 님
미안합니다
그러고 싶었는데 시간 핑계가 되고 말았어요
이 기회에 정중하게 나무랑님과 수필방님들께 사과 드립니다.
이제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들어가려고 해요 ~
두번 실수는 하지 않으려 합니다.
아시는 내용이지만 빠뜨렸어요
나이들면 신체적인 기능은 물론이고 사고력도 함께 무디어져 갑니다
신체적으로 아직 괜찮다는 댓글이 더러 있긴해도
그렇던 안그렇던 조물주는 공평하고 평등하지요
카페분들이나 주변 사람들 모두가 한결같이 같은 점은
입에서 흘러 나오는 말 - 토킹기능은 절대 퇴보하지 않고 오히려 진화하고 진보 하는탓에 나이들수록 말이 많아집니다.
단풍도 그렇구요~~~
ㅎㅎㅎㅎ~~~
그렇게 갑작스럽게 영문도 모르고
군대에 끌려가서(이 경우는 끌려간 게 맞지요?) 군 생활에 적응이 되던가요?
워낙 시절이 하수상하던 때라 제
주변에도 더러 그런 일이 있었는데
다들 어찌 적응을 해서 마치고 왔는지
늘 궁금하더라구요.
키가 정말 그 정도로 많이 줄어드나요?
젊으실 적 키가 저보다 2cm 더 크십니다. ㅎ
치마 길이 잰다고 30센티 자를 치마속으로 쑥 집어넣고 그랬지요
기분 나쁘다고 한마디 했다가는
처녀 머리 끄뎅이 낚아채는 그랬던 시절이니
학생들은 그냥 검은 색안경 낀 놈들의 밥이었지요
앵겨들지도 못했어요 사정없이 구둣발에 짓밟힐것 같아서~~
ㅎ 흥미 끌려고 조금 불려서 그렇지
키가 고무줄도 아니고 6~7센티나 줄겠어요
몸집이 많이 졸아 들기는 합니다 제 누님은 정말 5센티가 줄었데요
저도 키와 몸무게 약간 줄었는데
손가락마디는 거칠고 굵어져 노인의 손처럼 됐습니다
군대가실때 52KG면 정말 말르셨었네요
그러게요
이제는 대부분의 기능이 차츰 떨어지는 걸 느낍니다.
나잇살 같은 군살이 많으니 젊었을때와는 판이하게 틀리구요
ㅎ 젊었을때는 모든 사람들이 빠리빠리하고 이쁘게 보이지 않았습니까 ~
이 세상에 젊은 청춘처럼 아름다운 보석이 어디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