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제 죽 이 기 ※ 78
황제는 무심한 얼굴로 의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를 관찰하고 있는것이었다.
저번에 주흥에서 의현을 본 적은 있었지만 그가 의현을 제대로 마주한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훤칠한 키에 검은갑옷을 걸쳐입은 모습이 영락없이 귀티나는 도련님이다.
" 제 발로 순순히 죽으러 와줘서 고맙군. "
" 나야말로. 내가 오리란걸 알고서 병사들을 다 아신태자쪽으로 보낸거냐 "
" 그래. 모든걸 잃은 놈한테 내가 베푸는 동정이다 "
황제는 냉소적인 비웃음에 의현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 모든걸 잃은놈이라.. 빌어먹을 '
황제 못지않게 무심한 성정의 의현이지만 지금만큼은 절대 침착함을 유지할수가 없었다.
정확히 황제를 마주하면서부터 극도의 긴장상태로 온몸이 굳어진건 물론이고 지금 그는
당장이라도 그를 죽이고픈 마음을 애써 억누르느라 벌써부터 힘에 부칠지경이었다.
의현은 황제의 저 오만하고도 당당한 얼굴을 어떻게든 구겨버리고 싶었다. 황제를 단번에
망가뜨릴수 있는것. 그건 꽤나 가까운곳에 있었다.
" 진은해. 이 눈이 보이나? "
의현은 이윽고 황제에게 천천히 다가서며 똑똑히 마주보았다.
보기싫은 선명한 칼자국 사이로 초점이 혼탁한 눈이 있었다.
원한이 서린 짙은 칼자국에 쳐다보기도 싫을만치 끔찍한 눈. 평생 안고살아가야할 더러운 운명.
" 네가 그렇게 아끼는 초천이란 놈이 내게 안겨주고 간 선물이다.
그 놈은 제 목숨을 바쳐 고작 내 눈 하나를 가져갔다. 너무나 큰 대가를 치룬셈이지 "
" .... "
" 너는 내게서 뭘 가져갈테냐. "
"... "
" 확실히 정신나간 놈이었지. 겨우 네 까짓거 하나를 지키기 위해 그놈은 몇번이나 다시 일어났지
참 징하게도 끈질기더군. 하- 그런 노력에 비해 꽤나 추하고도 초라한 죽음이었어 "
" ... 입 다물어. "
황제의 목소리가 싸늘하게 식었다. 그럼에도 의현은 전혀 아랑곳않고 오히려 태연히 웃었다.
그 모습이 오히려 황제는 더욱더 화가 났다. 무심한 그도 죽은 친구앞에선 절대 냉정해질수가 없었다.
의현도 죽은장수를 욕하는 짓따윈 하고싶지 않았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철두철미한 황제를 도발시키기
위해선 이 방법밖에는 없었으니, 곧이어 의현의 생각대로 황제는 제대로 싸울마음이 든 것 같았다.
" ... 나는 네게서 초천의 목숨값을 가져가겠다 "
" 그 전에 먼저 네 목숨을 내놔야 할거다!! "
곧이어 의현이 신검을 뽑아들어 격하게 황제쪽으로 내리쳤다. 어찌나 세게 내려쳤던지
단단한 돌바닥에 고스란히 칼자국이 패였다. 황제 또한 더이상 봐줄 마음이 없는듯 땅에 꽂힌
신수도를 거칠게 집어들었다.
의현에 손에 쥐어진 신검이 예리하게 번뜩였다. 대체 얼마만큼의 피를 먹은것인지 사자의
짙은 원한과 적혈로 덮혀 있는 그것은 더이상 신검이 아니었다. 그건 바로 귀검(鬼劍)이었다!
이윽고 두 검이 우뢰와 같은 굉음을 내며 본격적으로 부딪히기 시작했다.
# 주흥외곽.
" 책사님!! 저들의 낌새가 뭔가 이상합니다 "
말을 타고 달리던 화낭은 아까전부터 뭔가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비영에게 소리쳤다.
" 아직 저들의 속셈을 다 파악하지 못했으니 섣부르게 행동하면 안됩니다.
잠시 상황을 더 지켜보도록 하지요 "
비영 또한 뭔가가 심상찮은지 화낭에게 말하곤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그들이 말하는 이상한점이란, 바로 퇴군하는 군사들이 향하고 있는 방향이었다.
아무리 진군들이 시비를 걸어도 일제 싸울기색을 보이지 않고 벌써 몇시진째 계속 정처없이
추격전만 하고 있으니 뭐낙 이상해도 단단히 이상했다.
그들의 본진은 여공이었다. 그들이 그곳에 갈 생각이었다면 진작에 도착했을텐데.
지금 반군들은 계속 도망만 가고있었다. 그리고 갈림길이 갈수록 군사들이 나뉘어져
그 숫자도 점점 더 줄고 있었다.
' 대체 무슨생각인거냐, '
비영은 끊임없이 생각해봤지만 마땅히 나오는 해답이 없었다.
.........
....
반군들의 선두에 서서 달리고 있던 시문은 못내걱정스러운투로 옆의 위청에게
물었다.
" 형님, 정말 ... 이렇게 해도 괜찮은겁니까?"
" 뭐, 우리가 시간만 끈다면 의현태자님은 분명 성공할수 있을것이다. "
" 근데 정말이지 아신태자는 군사들을 모두 버리기로 작정을 한걸까요 "
" 글세, 그 속을 우리가 어찌 알겠나.
아무튼 의현태자님이 성공하시기만을 바래야지. "
" 예! 반드시 성공하실겁니다!! "
한숨섞인 위청의 말에 시문은 잠시 어두운 표정이었지만 이내 밝은얼굴로 웃었다.
#주아궁
" 오늘부로 이 무의미한 전란을 끝내고 오겠다. 나를 믿고 기다려다오.
절대 밖으로 나와선 안될것이다."
황제의 신신당부에도 불구하고. 소랑은 불길한 심사를 가누질 못해 몰래 밖으로 나왔다.
기둥 뒤에 숨어 몰래 주위를 살피던 소랑은 깜짝 놀래지 않을수가 없었다. 고요한 분위기속에서
엄종하게 방위를 서고있는 군사들 때문이었다. 어림잡아 이백은 될 것이었다.
황제때문에 꼼짝없이 내전에 갇혀 전란이 어떻게 되가는지 하나도 모르는 그녀였다.
오늘은 기필코 주변상황을 알아보리라는 그녀의 다짐이 무색하리만치 그녀는 첫판부터 고전하고
있었다.
" 마마, 여깁니다 "
그래도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하던가.
궁안에 갇혀지내는 그녀가 불쌍해서였는지 윤이가 선뜻 도와주겠다고 나섰다.
잠시후 군사들의 눈을 피해 드디어 빠져나온 그녀는 조심하라는 윤이의 말에 슬쩍 웃고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예상외로 황궁은 너무나도 조용했다. 군사한명은 커녕 개미한마리 보이질
않으니 소랑은 이상한듯 고개를 갸웃했다.
넓고 넓은 황궁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한참을 걸어다니던 소랑은 끝내 다리가 아픈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불상스레 쭈그려앉아 다리를 두들겨대며 두리번거리던 소랑의 시선이
어느샌가 한곳에 고정되어 있었다.
낯선 사당앞에 우뚝 서서 하염없이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는 사내의 모습이 말이다.
잠시후, 뒤돌아 가려던 사내의 발걸음이 일순간 멈췄다. 바로 멀리서 바라보고 있던 소랑과
정통으로 마주쳐버린 것이라.
" 왜... 태자님이... "
둘 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아신은 그답지 않게 더더욱 놀란 얼굴이었다.
정말이지 이 예상치못한 만남에 소랑과 아신은 멀거니 서로를 바라볼수밖에 없었다.
※ 이해가 안되실지도 모르겠으니 부연설명을 해드릴게요.
음, 지금 상황으로는 반군들은 진군들한테 도저히 상대가 안돼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완전 열악하죠. 그래서 아신태자는 군사들도 살리고 의현이 황제와 싸우는동안 시간을 벌기 위한
고식지계로 군사들을 도망시키는 거에요. 전란의 최종목표를 황제하나로 바꾼것이지요.
그렇게 된다면 의현은 복수를 해서 좋고 유일한 황손인 아신은 저절로 황좌에 오를수 있게 되니까요
그리고 아신이 왜 뜬금없이 황궁으로 되돌아왔는지는 다음편에서 차차 말씀드릴게요 ㅎㅎ
이제는 좀 이해가 가시나요 하하-ㅁ-;;
죄송합니다. 마막 뒤로 갈수록 너무 복잡해지고있네요
첫댓글 사실상 .. 제 머리로는 잘 이해가 안되요 ㅠ 하지만 너무 재밌는걸요 ? !' 0 '♡
윽-ㅁ-;; 이럴줄 알았어요, 제가 봐도 내용이 영 이해가 안되네요 ㅜㅜ 죄송합니다 하하 이를 어찌할까요 ,
재미있어요^0^소설글솜씨가 너무 좋으시네요^-^전부터 쭈욱 읽어왔는데★넘 재밌어요!
별말씀을요; 허허 제가 님소설도 읽어봤는데 아주 잘쓰시던데요 뭐 ㅎㅎ 전 제가생각해도 별로 칭찬받을솜씨가 못된답니다 ㅎㅎ
국사쌤은 소설이랑 닉네임이 너무 잘맞아요 ㅎㅎ/ㅁ// 무튼 다음편 기대됩니다^0^
앗 그런가요 ㅎㅎ 하하 제가 또 사극을 아주 원츄하지요+_+乃 네 기대해주세요~ ㅎㅎ
음... 한을 품은 의현과.. 은해라... 그런데,,,,, 은해님이 이기실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해님 홧팅!! 아신아 넌 나랑 만나자.. =_+
순수하게 실력으로만 따지면 의현이가 한수위랍니다 후후_ 그런데 황제체면도 살려야하고 의현이도 제가 아주 좋아하는 녀석이라 이거 좀 갈등때리는데요 +_+ㅎㅎ
저는 의현이 이겼으면..아무리 한 나라의 황제라지만..은해가 소랑,의현 부모님한테 한짓은 죽음으로도 용서 받을수 없는 중죄잖아요..의현아 이겨라...
하하~ 지인님 처음뵙네요 ㅎㅎ 그러게요 은해가 아주 쳐죽일놈이지요)_ 왜 그런짓은 저질러가지고-ㅁ-; 저도 의현이를 응원할게요 ㅎㅎ
은해가지면 완젼스토리는 ~_~
글쎄요- 은해가 지면은....-_-;; 나름대로 색다를것 같기는 한데 남주체면이 영 안서네요 ㅎㅎ
완전 재밋음 !!> _ < ♡ 국사쌤소설은 너무 너무 재밋어용 ㅠㅠㅠ꿈에 서도 아른 아른 ㅠㅠㅠㅠㅠㅠ~ 그러니까 소설 빨리 빨리 올려 주에용 제발 NANA를 살려 주세용 !!
으앗 완전 고맙슴!! 아주 캄사합니다 ㅎㅎ 요새 영 스토리가 떠올르질 않아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허허; 다시 맘을 다잡고 힘내서 써볼게요~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소랑이가 꽤나 오랜만에 등장한건가요-ㅁ-;;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ㅎ 그래요 아무도 죽이지 않을거에요 ㅎㅎ 저희는 그냥 반끼리 극장으로 다녀왔답니다ㅎㅎ 에버랜드라니 ㅜㅜ 너무너무 부럽습니다 !!
재밌어요♡ 놀꾸에용ㅋㅋ 실례지만 <-왠일로 예의떨긴ㅡㅡ 국사쌤 몇살이세요ㅇ_ ㅇ// 궁금해요── 어제 꿈에서 황죽을 꿨다는 ; 폐인됐나봐ㅜㅜ 책임지세요~ 황제만 살려주세요ㅡㅠ
억-ㅁ- 숙녀의 나이는 함부로 가르쳐주는게 아니랍니다 후후 농담이고 17살입니다 ㅎㅎ 입시의 압박에 눌려 사는 불쌍한 고등학생이지요 ㅎㅎ 앗, 꿈에서 황죽을 보셨다니-ㅁ-;; ~ 내용이 궁금한데요 ㅎㅎ
잼써여^0^ [간단명료]
감사해요ㅜㅜ[간단명료] ( 이런따라쟁이같으니~-_-;;)
어.... 새드가 되가질 않아 ㅜㅜ 해피인가요 .? ; 언재까지나 새드를 원해요 , ㅋㅋ 국사님 건필 ~
새드라니요+ + <-나름대로버럭모드 ;
하하 어찌보면 해피고 또 다르게 보면 새드일수도 있을거에요 ㅎㅎ~ 네 건필할게요 ㅎㅎ
ㅋㅋㅋ은해도좋고아신도좋고의현도좋고 ㅜ______ㅜ
앗 저도저도요-_-;; 그래서 아무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서 나름대로 한창 고민중이랍니다 ㅜㅜ
ㅋㅋㅋ은해도좋고아신도좋고의현도좋고 ㅜ______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