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Wh당 90원대로 뚝
한전, 년27조 수익기대...재정 숨통
내년 국제유가 내리면 더 떨어질듯
철강.석화 업계 전기료 인하 기대
AI확산 등에 전력망 확충 부담 변수
22일 내년 1분기 요금결정 예의주시
전력도매시장의 기준가격이 계통한계가격(SMP)이 2021년 9월 이후 50개월 만에 1킬로와트시(kWh)당 100원 밑으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후 급등한 원가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온 전력산업계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특히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철강.석유호학업계를 중심으로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2년간 원가 상승을 이유로 산업용 전기요금만 상승세를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전력판매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재무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은데다 인공지능(AI) 확산과 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전력망 확충 부담도 커졌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11월 통합 SMP는 94.81원/kWh으로 집계됐다.
2021년 9월(98.77원/kWh) 이후 50개월 만에 100원 이하로 내려간 수치다.
같은 해 8월 (94.07원/kWh) 이후 51개월만의 최저치이기도 하다.
SMP는 올들어 110원/kWh대 수준에서 소폭 등락을 이어오다가 10월 101.53/kWh으로 내렸다.
한때 200원 웃돌았던 SMP 90원대로 내려
한전을 비롯한 전력산업계의 원가 부담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평가다.
SMP는 독점적 전기판매 공기업인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오는 도매시장 기준 가격이다.
SMP는 2022년 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 여파로 한때 267원/kWh(2022년 12월)까지 오르며
한전 등에 큰 부담을 줬다.
당시 한전은 200원/kWh 이상에 전기를 사 와서 기업.가정에 110원/kWh애 공급하느라 차액만큼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SMP 지난해 130원대, 올해 110원대까지 내려면서 한전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한전은 정부의 승인 아래 지난 4년간 전기 판매요금을 평균 165원/kWh(9월 기준)까지 올렸는데,
사오는 가격이 95원/kWh까지 벌어지면서 1kWh당 70원가량을 남길 수 있게 됐다.
통상 20원/kWh으로 추산되는 운영비를 제외하더라도 50원/kWh씩 남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한전의 전기 판매량이 약 55만기가와트시(GWh)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연간 27조원에 이르는 규모다.
SMP는 내년 이후 떨어질 전망이다.
발전원료의 기준이 되는 국제유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미국이 (주요 발전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을 크게 늘린 반면
중국과 유럽 등지의 수요는 줄어드는 중'이라며 '당분간 SMP도 하향 안정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하 여력 생겼지만 인상 요인도 상존
SMP 하향 추세와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산업계는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주재로 열린 민관합동 산업투자전략회의에서도
전기 요금 부담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으며 인하를 요청했다.
한전은 발전원가 급등 충격을 완화하고자 정부의 승인 아래 2022~2023년에 걸쳐 전기요금을 50% 가량 일괄 인상했고,
그 이후로도 산업용 전기요금을 추가 인상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률은 70%에 이른 상황이다.
한때 너무 낮다고 지적받아 온 산업용 전기요금이 미국,중국 등 주요국 대비 훨씬 높아진 상황이다.
전력 당국은 그러나 요금 조정에 신중한 모습이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철강산업 지원 특별법, 그리고 현재 논의 중인 석유화학 지원 특별법에도 업계가 요구해 온 전기요금 특례는 빠져있다.
한전의 누적 적자에 따른 재무위기 상황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전은 2021~2023년 적자 기간 43조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이후 흑자 전환에도 여전히 23조원의 누적적자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이 탓에 불어난 총부채는 9월말 기준 205조원에 이른다.
더욱이 정부의 에너지 전환 및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계획에 따른 대규모 전력망 확충 부담도 안고 있다.
다만, 한전과 당국이 내년 중 산업용 전기요금을 일부 인하하거나 최소한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는 식으로
산업계 의견을 반영할 여지는 있다.
한전과 기후에너지환경부를 비롯한 관계 당국은 이달 22일께 내년 1분기 전기요금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유 교수는 'SMP는 내렸지만 전기요금 인상 요인도 만만치 않고 한전 재무상황도 여전히 나빠 요금 인하보단 추가 인상을 억제하는
수준으로 결정될 전망'이라며 '다만,과도한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을 낮춰야 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김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