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라~
개념 파악 정도나 해볼까 하고 덤벼 들었는데
파악이 끝난 다음에
관심사항인 양택(집터)보다 음택(묘터)으로 치우쳐 흥미를 잃었지만
그래도 기회가 되면 여행삼아 다녀오곤 했다.
볼지 안볼지도 모르는
패철과 한문 범벅 풍수서를 챙겨 서둘렀다.
사당동 공용주차장에서 7시 30분이면 출발하곤 했다.
이번은 좌석이 남지 않을만큼 참여인원이 많았는데
봄이라서 그런가?
자리 잡아 놓고 기다리시던 영감님 옆에 앉아 인사만 건네고 쿨~!!!
"아침형 인간"으로 변신 한다고
새벽 다섯시 기상하길 한달이 넘었는데도
습관이 되지 않아 늘 잠이 아쉬웠다.
세시간 후 안동에 도착.
전라지역 대구지역 서울팀 백여명은 족히 넘는
나이 지긋한 반풍수 어르신들, 논문 준비한다는 현직교사,
아주머님들, 부동산 업에 종사하는 분들 다양했다.
* 부용대
하회마을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부용대로 올랐다.
높이 64m인 부용대는 깍아지른 벼랑.
(위험해 보이는데도 불구 안전시설이 없었다.)
한 눈에 잘 내려다 보이는 하회마을은
낙동강의 지류가 새 "乙" 로 휘돌아 마을을 형성.
물 위에 떠 있는 배를 연상시켰는데 연화부수형이란다.
그래그런지 마을에는 우물도 팔 수 없고 무거운 돌을 매달아서도 안되었다는데
맥이 쭈욱 내려와 뭉친 곳은 음택자리, 평평하게 펴진 곳은 양택,
실제로 마을이 형성된 곳은 평평했고 비보역할로서 장풍인 소나무들이 터진 한쪽에서 자라고 있었다.
배산임수, 장풍득수.........주산, 조산, 안산, 득수득파가 얼치기인 내 눈에도 들어왔다.
* 화천서원
부용대 오르는 길 바로 옆에 있는 花川書院을 들어갔다.
화천서원은 서애 유성룡선생의 형님인 겸암 유운용선생의 학덕을 기리고자 유림이 뜻을 모아
건립하여 제향의 기능을 갖춘 곳이라는데 백여년 넘었다는 고택은 낡아 아슬아슬했다.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불구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곳이 안동.
서원 기행에도 관심이 있지만 오늘은 화천서원만 들러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하회마을
삼면이 물로 둘러쌓인 마을로 들어갔는데
(그래그런지 외침이 적었단다.)
풍수 교수님과 싸인이 맞질 않아
일행 일부는 관광객들로 변신 안내원을 따라 다녔다.
150 여호가 넘는다는 마을은
유씨가 70%가 넘는다는 마을은
사람은 살고 있으되
氣가 느껴지질 않았다.
공사가 한창인 고택들이 여러 채였는데
오랫동안 사람이 살았다면 손 때, 사람의 기운등등을 느껴야 했는데
지난번 찾았던 하동 평사리와 다를게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넘 예민해 있는걸까?
흙 담벼락도 자연스럽지 못했고
전체적인 마을 분위기는 안정감이 없이
보여주기 위한, 상술만이 살고 있는 것 같았다.
마을은 온통 민박과 식사 안내판이 걸려있고
어디서들 오는지 학생들, 행락객들이 먼지를 풀풀 날리며 들어오고 있었다.
여기에서도 지리산 청학동 "도인촌"의 훼손이 연상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청학동에서 서당한다는 훈장님이 우연찮게 일행이 되어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곤 했는데
옛것의 보존과 변화의 물결속에서
그 훈장님 역시 어느 것이 옳은지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 삼신당
수령 600 여년이 넘었다는 느티나무.
두 그루중 한 그루는 시커먼 세멘트로 수술한 상태.
나무 주위를 둘러 싼 새끼줄에는 온갖 소원들이 빼곡히 끼워져 있어
나도 소원을 적어 끼워 넣고 나왔다.
* 유씨 문중의 어느 古宅
유씨 문중의 한 고택을 찾아 들어갔다.
( 메모지를 잃어버려 정확한 기억이 없다. 나이는 어쩔 수 없음. 흑~!)
다 쓰러져 가는 550년쯤 되었다는 사랑채를 거쳐 안채로 들어가니
개다리 소반들이 시렁위에 주욱 올라 앉아 있었다.
고 박대통령과 동기였다는 종부할머니가 콩나물을 다듬고 계시다가
묻지도 않는 말을 들려주셨다.
당신은 88세 고 박대통령은 당신보다 한살 아래로 선산 국민학교 함께 다니셨단다.
곱게 살아오신 흔적이 얼굴에 묻어 있었는데
집안은 사람이 살지 않고 잠깐 들렀다 가는 것처럼 기온이 느껴지지 않았다.
왜 일까............
그 외에도 고택들, 초가집들이 많이 있었는데
사람은 살지 않고 드라마 셋트장으로 이용하는 평사리를 떠 올리는 분위기였다.
* 겸암선생 묘소
궁금한 것 돌아보다가 음택 보러 산에 올라간 일행들을 놓쳐버렸다.
(에구~ 개인행동 하지 말라구 했는데...)
혼자 가시덤불을 헤치며 산속을 헤매다가 어느 묘앞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묘자리 괜찮네~
앞이 투욱 터져있고 햇볕두 잘 들고
방풍도 좋고 앉아 있으니 편한 느낌이 온다.
비석을 읽어보니 바로 겸암선생이 누워 계신 곳이구나.
다시 산을 내려온 일행들이 겸암선생 묘 앞에서
탐색봉을 땅에 꽂아 보는데 잘 들어가지가 않았다.
돌이 많다는 증거.
그러니까 자리(명당)는 아니라는 이야기.
머, 내 눈에는 명당이던디~
점심시간이 훨씬 넘어갔다.
이 분들 노익장을 과시하는지 힘든 내색도 없이 움직이셨는데
난 명당자리 찾기보다 여행차원이니깐 귀경이나 하자.
* 전시관
99년도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했던 사진들을 전시해 놓았다.
가장 한국적인 곳이 안동이었다고...
영국여왕이 방문한 것을 전시관 전체에 저렇게 떠벌릴 필요까지 있었을까?
양반출신 유시원이 속된 표현으로 광대가 되어 나란히 찍힌 사진도 있구나~
웬지 느낌이 그닥 좋지 않았다.
늦은 점심 먹고
고려 개국공신인 삼태사를 찾아나섰다.
안동 김씨, 권씨(애들아빠 성씨) 장씨의 묘를 찾아서.........
먼저 장씨의 묘부터 올랐는데 종손이 나와 삼베 도포를 입고 제를 올리고
종택까지 안내해 식혜와 동동주를 대접했다.
그 담부턴 장씨 종손에게 끌려다닌 여행이었다고 일행들이 투덜거렸다.
난 오늘 아침 풀 코스 연습주 뛸 요량으로
차안에서 계속 잠만 잤다.
다 쫒아 다니다가는 뜀박질 실패할 거 같아서~
역쉬~
그 선택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안동 장씨 종손 땜에 멀리서 바라만 보았을 뿐
안동 권씨 묘소는 가지 못했다니까......... (~..~)
첫댓글 울트라 연습주 한겨? 안동까정~~ 대단하이!!
풍수상 으로는 태극형 이라고도 하더만.풍산 류씨의 동성마을 이기도 하고. 낙동강을 오메가 자를 쓰듯 반 바퀴 휘돌아나가서 물돌이동 이라고도 한다며~~~좋은 여행 했구만.
맞어~
민들레, 요즘 재밌냐? 이제 하동에서 안동으로 옮겼어? 조금 밑으로 오면 인동이란 곳도 있단다.
참 많이도 다니네. 그러고 마라톤 할 시간이 있남? 또 글쓸 시간은?
아직 못 가본 동네인데 담에 갈때 참고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