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린 곤드레 나물 (좌), 곤드레밥 (우) |
곤드레는 정식 이름이 아니다. 사전에는 ‘고려엉겅퀴’라고 나온다. 국화과 여러해살이풀로, 잎은 달걀형 또는 타원형에다 끝이 뾰족하다. 잎 앞면에는 고운 털이 촘촘하다. 정선이 곤드레로 유명해지면서 강원도 사투리인 곤드레가 이름으로 굳었다. 한 정선 주민은 “곤드레 향이 너무 짙어서 ‘곤드레 만드레 취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며 웃지만, 그도 확실하지 않은 눈치다.
곤드레는 정선에서도 즐겨 먹던 나물이 아니다. 곤드레가 유명세를 타게 된 건 최근 일이다. 12년 전 ‘동박골식당’ 주인 이금자(51)씨가 곤드레나물밥을 개발하면서부터다. “그 전엔 곤드레 우습게 알고 먹지 않았어요. 6·25 때 산속에 숨었던 사람들이 죽이나 끓여먹고 그랬죠.”
정선으로 부임한 공무원들은 이씨 집에서 하숙을 많이 했다. 곤드레를 된장이나 소금에 조물조물 무쳐 반찬으로 내다가, 우연히 삶은 곤드레를 넣고 밥을 지어봤다. 맛이 의외로 훌륭했다. 곤드레 특유의 향이 신선하고, 곤드레에서 배 나온 기름이 밥에 배어 담백 구수했다. 하숙생들의 권유로 동박골식당을 열었다. 구수한 맛에 섬유질이 풍부해 묵직한 아랫배를 시원하게 해주니, 서울 아주머니들이 이것에 미치는 건 당연하다.
곤드레밥은 입맛에 따라 간장양념이나 막장, 고추장, 된장찌개에 비벼 먹는다. 한꺼번에 많이 지어뒀다가 내주는 일반 곤드레밥(4000원)보다는, 주문하면 그때 밥 짓기 시작하는 돌솥곤드레밥(6000원)이 더 맛있다.
▲ 곤드레밥 만드는 법
●재료: 곤드레나물, 쌀
양념장: 간장, 부추 또는 쪽파, 참기름 또는 들기름, 참깨
① 곤드레나물을 살짝 데친 뒤 물기를 쪽 짜낸다.
② 밥솥에 쌀을 넣고 일반 밥 지을 때와 같은 양의 물을 붓는다.
③ ②의 밥 위에 준비한 곤드레나물을 얹는다.
④ 밥이 다 됐으면 뜸 들여 그릇에 담는다.
⑤ 양념장 재료를 잘 섞어 종지에 담아 곤드레밥과 함께 낸다.
● 맛&멋 포인트
- 맵쌀과 찹쌀을 섞어 밥을 지으면 더 찰지고 맛있다.
- 데친 나물을 들기름으로 무친 뒤, 밥을 하면 더 부드럽고 고소하다.
- 양념장 대신 막장이나 고추장, 된장찌개에 비벼 먹어도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