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박성은 리아입니다.
강원도 성지 순례의 마지막 성지로 묵호 성당을 소개합니다.
묵호 성당을 도착해 보니 정말 작고 조용한 곳이었습니다. 워낙 작은 성당이어서 사진도 많지 않았지만 묵호 성당은 오히려 한 가지 이야기가 아주 분명한 성당이랍니다. 한국 전쟁 때 순교한 라트라치오 신부(패트릭 라일리신부)를 기억하는 성당이라는 점입니다.
묵호 성당은 1940년 강릉 임당동 본당의 관할공소로 시작하여 1948년 본당으로 승격하였습니다. 1949년 8월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의 패트릭 라일리신부가 제2대 주임으로 부임했지만 이듬해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비극적인 일이 일어납니다.
라일리 신부는 신자들에게 피란하라는 권유를 받지만 묵호에 남았고, 북한군에게 체포되어 강릉으로 이송되던 중 1950년 순교하였습니다.
그의 삶을 기억하고 전쟁 중 순교한 사제들을 기념하기 위해 춘천교구는 묵호, 소양로, 삼척에 성당을 세우기로 했고, 그 결실로 현재의 묵호 성당이 1957년 6월 준공되었습니다. 그럼으로써 이 성당은 단순히 오래된 성당이 아니라 한 사제의 목숨을 바친 사랑을 기억하는 공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당 입구에는 "너희는 내 사랑 란에 머물러라" 하시며 두 팔 벌려 반기십니다.
묵호 성당은 197년 준공된 근대 성당 건축으로, 흔히 말하는 고딕양식보다는 1950년대 한국 가톨릭 성당의 간결한 근대적 건축 형태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묵호성당이 암당동성당, 성내동성당과 매우 비슷한 계열의 건축물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비슷한 성당이 북평 성당도있습니다. 이 네 성당이 1950년대 영동지역에서 활동한 골롬반회 외국인 신부들에게 의해 지어져 건축 형태가 거의 같다고 합니다.
묵호 성당은 단순하면서도 직선적인 외관, 높은 종탑을 중심으로 한 수직적 구성, 벽돌을 주요 재료로 사용한 소박한 분위기등
서양에서 들어온 성당 건축물을 한국의 1950년대 건축 기술과 재료로 소박하게 풀어낸 건축물 아닐까 생각합니다.
넓은 잔디밭에 성모님에게로 향하는 징검다리 따라 한 발 한 발 걸어가 기도해 봅니다.
한 사람의 믿음이 남긴 십자가는 오늘도 묵호의 하늘 아래 그 믿음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십자가 앞에는 십자가의 길이 있습니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양쪽 벽의 십자가의 길과 아치형 창, 스테인드글라스가 차분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화려한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와는 달리 단순한 색면으로 되어 있는데 오래된 성당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습니다.
오랜 시간 신자들의 곁을 지켜온 창. 작은 색유리 사이로 빛이 들어와 성전을 밝힙니다.
이곳의 십자가의 길은 명화를 보는 느낌입니다.
양 떼를 두고 목자만 떠날 수 없다며 묵호에 남았던 한 사제. 라 파트리치오 신부는 전쟁의 한가운데서 자신의 양들을 지키다 순교했습니다.
이 밧줄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랜 성당의 천장으로 이어지는 한가닥의 밧줄...
어쩌면 오랜 시간 신자들을 미사로 불러 모았을 종소리의 흔적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성전 문 앞에 작고 낡은 나무 의자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대도 예전엔 작은 사람이었음을 기억하십시오"
묵로 성당을 돌아보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문장이었습니다.
이것으로 남편과의 강원도 성지 순례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