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그리스 복고, 단순한 우아함 1800-1820

1800년, 19세 초 유럽에서는 고전 그리스 복고가 유행을 휩쓸고 있었습니다.
허리라인은 매우 높았고 장식은 거의 없었으며 속옷도 매우 간편하게 갖추어 입었습니다.
새하얀 모슬린 차림에, 가냘프고 하늘거리는 모습이 여성의 이상이었던 시대였습니다.
제인 오스틴의 여주인공들이 보통 입고 다니는 옷이죠 ^^

1812년, 고전풍은 여전합니다만 점차 옷의 색감도 다양해지고 장식적 요소도 차차
컴백(?)합니다. 그러나 허리라인은 여전히 높고 머리스타일도 단정합니다.
화려함보다는 우아함이 지배한 시대였지요. 참고로 어깨 부분을 주목해 보세요!

1820년, 약 반세기 동안 유럽을 휩쓴 고전풍이 점차 흔적을 감추고,
낭만주의가 만개합니다. 허리라인은 여전하지만 드레스 부피가 좀 팽창되었습니다.
그리고 드레스 길이가 다소 짧아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로코코적 화려한 취향의 부활 1820-1830

1826년, 20년대는 아주 오랜만에 화려한 취향이 다시 부활한 시대입니다. 혹자는
네오-로코코라고 이 시대를 규정하기도 합니다. 앞서 확인했듯이 드레스 길이는 다소 짧아졌고
장식적인 요소도 고전풍보다 많이 쓰였습니다. 무엇보다 허러라인이 많이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어깨부분의 소매가 많이 부풀어졌네요.

1830년, 드레스 길이는 여전히 짧지만, 부피는 훨씬 팽창되었습니다. 많은 속옷을 갖추어 입은
결과이지요. 그리고 소매도 굉장히 부풀어 올랐습니다. 20년대에는 머리 모양을 아주 곱쓸거리게
했고 장식적이고 챙이 넓은 모자를 썼습니다.
여성의 우아함이 지배하던 낭만주의 1830-1855

1835년, 드레스 길이가 짧아서 신발이 보입니다. 드레스는 여전히 부피가 크지만
허리라인은 많이 내려와서 이제는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머리모양은 여전히 화려합니다만
챙이 넓은 모자는 이제 구식이 되었습니다. 1800년대에 유행한 보닛이 컴백한 것이지요.
앞의 드레스들과 비교해보면 장식이 특별히 화려한 것이 아니지만 매우 여성적이고
우아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30년대 중반부터는 이른바 낭만주의의 전성시대입니다.

1840년, 확실히 1830년대를 거치면서 '네오로코코 풍'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1820년대나
로코코 시대의 의상들은 꼼꼼히 살펴보면 덕지덕지 붙인(-_-) 장식들이 굉장히
많은데 1830년대와 40년대에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어요. 단순하지만, 우아하고 여성적인
느낌이 유행을 탔지요.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도 젊은 시절에는 이런 드레스를 입었었겠죠^^

1848년, 드레스 길이는 이제 완전히 바닥에 끌릴 정도가 되었습니다. 부풀어 오른 소매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네요. 이 시대의 드레스들은 부피가 작은 것도, 그렇다고 과도하게
부풀어 오른 것도 아니고 적당한게 참 우아해 보입니다. 그림 속 여성들의 포즈까지도
우아함이 넘치지 않습니까? ^^;; 제인 에어가 입고 다니는 풍 ^^
과도한 팽창과 기하학 패턴의 기묘한 공존 1855-1870

1858년,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드레스의 넓이가 상당해졌습니다. 소매도 다소 넓어졌고요.
어떻게 보면 그렇게 극적인 변화는 아니지만 40년대의 드레스들과는 느낌이 많아 달라요.
우아하긴 우아합니다만.. 그거야 19세기 모두가 그렇고 -_-;
가냘프고 여성적인 느낌이 1840년대와 같지 않다고 해야하나요?
아마도 기하학적인 요소들이 많이 유행해서 그런것 같습니다. 우아하고 자연스러운 실루엣보다는
삼각형이나 사각형, 줄무늬 등의 기하학적 요소들이 장식으로, 그리고 형태로 많이 이용이 되었어요.

1861년, 60년대 초중반은 19세기 중에서도 드레스 부피가 가장 팽창한 시대입니다. 고래뼈-_-로
만들곤 했던 크리놀린 덕분이지요. 종모양의 우아했던 40년대와 달리 드레스는 거의 삼각형 모양입니다. 소매도 삼각형이고요. 간혹 챙 넓은 모자가 유행하긴 했지만 여전히 대세는 보넷입니다.
초기 사진 속 영국 왕실 여인들은 이런 복장을 많이 하고 있지요.

1865년, 드레스 부피는 여전하고 기하학적인 요소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른쪽 여인의 드레스에는
별모양 비스무리한 문양이 반복되고 있네요. 왼쪽 여인의 드레스에서는 소용돌이 무늬가 있습니다.
이 시대의 장식적 요소둘은 이렇듯 화려하고 우아하기보다는 절제되고 기하적인 느낌이 강해요.
오른쪽 여인의 상체처럼 뭔가 둔탁한(?) 실루엣이 많이 사용되었고요. 모자에 집중해보면, 보닛이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때부터 보닛형 모자는 반세기 넘게 패션계에서 흔적을 감춥니다.
퇴폐적일 정도로 화려한 반동적 초기 버슬 1870-1883

1874년, 버슬시대의 개막입니다. 버슬은 드레스의 후면을 부풀어 보이게 하는 속옷의 일종인데 60년대 말부터 서서히 유행하다가 70년대 중반에 패션계를 평정합니다. 느낌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1860년대의 느낌이 다소 남아있습니다. 굉장히 장식적인 면이 강조된 모자가 유행했습니다.

1877년, 이른바 프린세스 스타일이라고 불리는 드레스입니다. 1870년대 후반부터
드레서의 부피는 굉장히 좁아집니다. 버슬의 크기도 많이 작아졌고요. 하지만
여전히 엉덩이 부분이 다른 곳보다 강조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드레스의 넓이가
좁아져서인지 좁은 면적에 굉장히 많은 장식을 달았습니다. 화려한 취향이 지배적이었던 시대에요.
그리고 머리 모양도 거의 반세기만에 조금 부피가 커졌습니다.
남성적 경직성과 기하적 패턴, 모던한 후기 버슬 1883-1890

1883년, 여전히 치마 폭이 좁습니다. 하지만 엉덩이 부분이 강조된 것은 여전하고요.
70년대 말과 다른 점이 있다면 드레스가 끌리지 않게 둔부 쪽으로 끌어 올려
고정시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드레스 길이가 짧아진듯한 느낌을 줍니다.
70년대 말의 과도하게 장식적인 요소들은 많이 사라졌고 다시 기하적인 패턴과
단순함이 유행합니다. 70년대의 과도함이 시대착오적이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죠.
머리 모양도 차분해졌습니다.

1884년, 뒷쪽으로 드레스가 많이 팽창되었습니다. 예전의 버슬 스타일과 다른 점이 있다면 드레스가 끌리지 않을 정도로 짧아졌고 버슬 부분이 거의 'ㄱ'자일 정도로 각도가 뻣뻣하다는 것. 허리에서 버슬끝까지 거의 수직이에요. 그리고 덕지덕지 붙는 장식도 거의 없고 기하학적인 패턴이 주류를 차지했습니다. 부피는 커도 절제되고 우아한 느낌입니다.

1886년, 단순하고 각이 진 느낌을 줍니다. 리본과 레이스가 거의 쓰이지 않았습니다.
기타 다른 요소들도 다 그렇지만 패션도 80년대에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19세기적인 면모에서
점차 20세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였습니다. 모자는 남성 중절모처럼 생긴 것이 유행했습니다. 상의에도 남성의 양복을 연상시키는듯한 디자인이 많이 차용되었지요.

1889년, 버슬 드레스가 여전히 유행했지만 예전처럼 확연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어깨에서 허리로 이어지는 부분을 보면 굉장히 현대적인, 20세기에나 나올법한 디자인이 쓰였습니다. 하의의 형태는 기하학적 실루엣과 패턴을 유지하면서도 꽃무늬 등의 전통적 장식 문양이 다시 쓰였네요. 80년대에는 저렇게 위로 올리는 머리 스타일이 유행했는데 영국의 알렉산드라 왕비와 메리 왕비가 즐겨 했던 스타일이죠.

1890년, 90년대로 넘어가면서 버슬은 거의 사라집니다. 하지만 여전히 드레스의 길이는 짧은 편이고 전체적인 느낌은 80년대와 비슷합니다. 소매가 조금 팽창되었습니다.
화려한 장식과 여성적인 실루엣의 유행 1890-1899

1895년, 전통 시대의 마지막 부흥이랄까요? 1890년대에는 오른쪽 여인의 옷에 잘 나타나 있듯이 꽃문양, 리본, 레이스 등 꾸불꾸불하고 주렁주렁 달린 전통적인 장식들이 컴백했습니다. 이 시대 유럽에서는 일반 사람들의 생활 여건이 많이 풍족해졌기 때문에 상류층뿐만 아니라 서민, 중류층들도 유행을 따랐습니다. 빨간머리 앤에서 마릴라 아주머니가 한 껏 차려입을 때 입는 패션은 왼쪽에 좀 더 가까웠죠. 어쨋건 90년대에는 과도하게 부푼 소매가 다시 유행에 돌아왔습니다. 모자의 챙은 넓어졌고 장식성이 강화되었어요. 버슬은 완전히 사라졌고 하의는 A실루엣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길이도 길어졌네요.

1901년, 벨르 에포크, 즉 아름다운 시절이라고도 부르는 이 시대에는 장식적이고 우아한 측면이 강조되었습니다. 90년대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일단 소매의 비대함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하의의 A실루엣도 사라졌고요. 전체적으로 S실루엣이 강조되어서 가슴은 앞으로 튀어나오게, 아랫배와 둔부를 뒤로 빠지게 온 몸을 조였죠. 그리고 치마자락을 길게 늘어트리거나 너풀거리게 했습니다. 고통은 컸지만 그 대가로 이 시대에는 가장 우아한 실루엣이 만들어졌습니다. 전체적으로는 꽉 좋이는 스타일이었지만 너풀너풀 거리는 느낌을 주기 위해 천을 여러 겹으로 대어 장식했습니다.또한 리본과 레이스 등의 장식적 요소도 유행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유행이 더 이상 일부 계급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대중에 의해 바뀌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한편, 이 시대에는 머리스타일과 모자는 모두 부피가 큰 게 유행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