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부기는 무엇이고 가시리는 무엇인가? 진도군 조도의 바닷가 바위에 붙어 봄나물처럼 자라는 해초들의 싱싱함과 생명력은 바닷사람들이 아닌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더욱 싱그러운 풍경입니다. 봄비가 오고 있습니다. 아랫녘에선 화사한 봄꽃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다향과 문향이 어린 고도 전주의 어머니댁에 갔다가 올라와 KBS 한국인의 밥상(나레이터-최불암)을 보면서 남해의 바다와 갯내음이 물씬한 그곳 사람들의 삶에 녹아들었습니다.
지난주 3월 26일에는 축동산악회(회장 홍건)에서 새해 첫 산행으로 강남구의 유일한 산 대모산과 구룡산에 올랐습니다. 일원역에서 11명이 만나 봄볕이 따사로운 산길을 쉬엄쉬엄 올랐습니다. 봄볕이 얼마나 화사한지 모릅니다. 산수유꽃 같기도 한 노란 생강꽃이 활짝 피었고 개나리도 피었습니다. 진달래와 벚꽃은 아직 꽃잎을 열지 않았습니다. 온갖 꽃들과 나뭇잎들이 봄날의 잔치를 준비하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옵니다.
작년 12월에 선정능에서 산우들이 만났었고 3개월만에 만났습니다. 산우들을 만나면 얼마나 반가운지 모릅니다. 회장님, 부회장님, 산악대장님, 산우들, 총무님, 다정한 분들을 만나는 기쁨은 얼마나 또 벅찬지 모릅니다. 저마다 고이 쌓아온 고뇌와 희열을 안고 봄볕이 내리쬐는 밝고 환한 산길을 걷는 모습은 선인들의 유희(遊戱), 그것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이미 다 말하고 있습니다. 잘있었느냐고 별일 없었느냐고 존중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BC200-BC900년 사이를 인류사의 경이로운 시대라고 합니다. 인간의 삶이 질서속에 들어서며 급속히 완성되는 이 시기에 도(道)와 인(仁)과 자비(慈悲)와 구원(救援)의 길로 들어서는 것입니다. 인간이 스스로 인간으로써의 질서를 완성하는 축(軸)의 시대입니다. 공자는 "사민여승대제(使民如承大祭) 출문여견대빈(出門如見大賓)'이라고 하여 인간 서로가 존중해야 한다고 하며, 기소불욕(己所不欲) 물시어인(勿施於人)이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이때부터 폭압적 세계에서 질서의 새로운 세계로 접어 든것입니다.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죽이고 무념 무상의 세계로 이끄는 힘, 명상(暝想), 산길을 걷는 것도 이와 같은 것입니다. 호흡이 거칠어도 몸이 고달파도 정신은 명료한 생각들로 꽉차게 되는 것이지요. 산행을 하며 자연과 합일할수 있다면 최고의 산행이 되는 것입니다. 동우들의 산행은 이와 같습니다. 구룡산 허리의 큰나무 밑에서 산정을 올려다보며 2013년 산우들의 무사 산행과 평안을 비는 시산제를 정성껏 올리고 대모산 서울 둘레길로 내려 오면서 얘기꽃을 피웠습니다. 회장님이 쏘신 일원동 오리로스 구이집에서 반주를 곁들여 생오리구이를 먹고, 유광상님이 쏘신 노래방에서 저마다 솜씨를 자랑했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축협 동우님들과 함께한 산행얘기를 늦게나마 올렸습니다.
첫댓글 축협 동우 산악회원들의 봄산행에 대한소식과 더불어 완연한 봄 내음은 물론 귀감이 되는 공자님의 말씀등 마음에 와닿는글 감사합니다.
봄이 오는 소리와 산악회원들의 애기가 구수합니다..
좋은글 감사하고요...사민여승대제 출문여견대빈...인간 서로가 존중해야 한다고요...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