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413 (수) 윤석열 당선인… "늘 죄송, 박근혜 정부 정책 계승"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나. 그래서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갖고 있는 미안한 마음을 말씀드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4월 12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뒤 기자들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으로 한때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척점에 섰던 윤석열 당선인은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일부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한편 다음 달 5월 10일 열리는 자신의 취임식에 와달라는 요청을 했다.
○ 尹 “면목이 없고 늘 죄송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구·경북(TK) 방문 이틀째인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았다. 두 사람의 만남은 윤석열 당선인 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권영세 부위원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가 배석한 가운데 50분가량 이어졌다. 윤석열 당선인은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 회복에 주력했다. 권영세 부위원장은 면담 후 브리핑에서 “과거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과 피의자로서 일종의 악연에 대해 죄송하다고 윤석열 당선인이 말했다”고 했다. 유영하 변호사 역시 “(윤석열 당선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면목이 없고 늘 죄송했다’ 그런 말을 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당선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단행한 공무원연금 개혁을 예로 들며 “저 스스로 지식인층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런 게 제대로 국민들께 홍보가 안 됐는지 안타까움이 있다”고 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직 중 정책이나 업적을 보면서 왜 이런 것들이 제대로 국민에게 홍보가 안 됐는지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었다. 국민에게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대통령직을 시작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재임 중에 했던 일들을 섬겨서 잘하고 업적에 대해서도 설명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모셨던 분들을 찾아뵙고 나라를 어떻게 이끌었는지 배우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감사하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 尹 취임식 참석 요청에 朴 “가능하면 참석”
윤석열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대통령 취임식에 직접 박근혜 전 대통령을 초청했다. 이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금 건강 상태로는 자신이 없지만 가능한 한 참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유영하 변호사가 전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또 “서울에 통원 치료가 있을 경우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청와대) 경호처에 각별히 당부해 놓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국정농단 수사 등 두 사람의 구원(舊怨)에도 불구하고 이날 면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50분 동안 진행됐다고 한다.
권영세 부위원장은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말씀이 많으신 분이 아닌데도 오늘은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두 사람이 사실상 처음 만난 자리였는데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굉장히 좋아했다”고 전했다. 덕담도 오갔다. 윤석열 당선인이 “당선이 되니까 걱정돼서 잠이 잘 안 오더라”라고 하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무겁고, 크다. 건강 많이 챙겨야 한다. 건강해야 격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많은 일이 있을 텐데 좋은 대통령으로 남아 달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부탁에 윤석열 당선인은 “많은 가르침을 달라”고 화답했다.
윤석열 당선인 측은 이날 만남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대신 박근혜 정부에서 주중대사를 지낸 권영세 부위원장을 대동한 것도 그 예다. 장제원 실장은 19대 국회에서 국정농단 국정조사를 주도했다. 인수위는 이날 “대구 발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부 직후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태스크포스(TF)’ 신설을 발표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을 두고 비판도 나왔다. 정의당 장태수 대변인은 ‘면목 없다’ ‘죄송하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탄핵을 부정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서 어느당 후보에 투표?… "민주 27%, 국힘 38%"
50일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을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2일 나왔다. KBS가 지난 4월 9∼11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지에 대한 질문에 27.1%는 민주당을, 38.6%는 국민의힘을 꼽았다.
'모름' 또는 '무응답'을 택한 부동층은 27.7%였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을 택한 응답자는 각각 3.4%, 2.2%였다. 지방선거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힘을 실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새 정부 국정안정을 위해 국민의힘 후보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는 답변이 55%였고, '새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민주당 등 야당 후보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는 대답이 38.4%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국정운영 기대감에 대한 질문에는 58.2%가 '잘할 것'이라고 답했고 35.5%는 '잘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전화 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죽은 사람에 쓰는 매듭 '동심결' 논란… 대통령 취임식 엠블럼 수정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취임준비위)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 공식 엠블럼 문양이 죽은 사람을 염습할 때 쓰는 매듭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를 수정하기로 했다. 취임준비위는 지난 4월 11일 20대 대통령 취임식 일정을 소개하며 전통 매듭인 ‘동심결’을 취임식 공식 엠블럼으로 소개했다. “대한민국을 위한 다짐과 약속의 의미를 담았다”는 게 취임준비위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동심결’이 죽은 사람을 염습할 때 쓰는 ‘사동심결’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개 매듭을 둘러싼 날개가 있으면 결혼 등에 쓰이는 ‘생동심결’이고, 날개가 없으면 ‘사동심결’인데 취임식 엠블럼은 사동심결의 모양과 비슷하다는 주장이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당선자 취임식 엠블럼을 사동심결 매듭에서 따왔다”며 “5월 10일 민주공화정 대한민국을 장례 치르겠다는 뜻인가 보다”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취임준비위는 4월 12일 “디자인 시작 단계에서부터 ‘생동심결’, ‘사동심결’을 모두 인지하고 있었으나, 그보다 포괄적인 개념인 ‘동심결’의 원형 자체를 표현하고자 했다”며 “하지만 일각에서 그 취지와 의미를 과도하게 왜곡하고 있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엠블럼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태극기와 전통 문양인 동심결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것으로서 태극의 역동성과 영원성, 비상하는 날개를 형상화하였으며 동심결과 같은 마음으로 온 국민을 하나로 묶는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며 “과거의 모든 갈등과 얽힌 것들을 풀어내고 하나로 다시 묶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자는 함축된 의미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대통령 취임식 엠블럼에 사동심결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억측을 해소하고, 취준위는 엠블럼 디자인을 ‘업그레이드’ 하기로 결정했다”며 조만간 새 엠블럼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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