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90년대 초를 전후하여 오토캠핑 문화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버블이 무너지면서 고급 리조트나 해외여행이 주류를 이루었던 일본 여행 문화의 트렌드가 적은 비용으로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활동을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나타난 오토캠핑은 90년대 일본 여행 문화의 주류로 통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일본의 교통상황에 맞춘, 독자적인 형태의 RV들이 만들어졌다.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RV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형태는 바로 ‘경차’를 바탕으로 한 RV들을 꼽을 수 있다. 일본은 ‘경차의 왕국’으로 불릴 정도로 경차의 시장점유율이 매우 높고, 수요도 크다. 일본의 자동차 문화를 대표하는 세그먼트인 경차와 모터홈이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일본의 경캠퍼(軽キャンパー)라고 불린다. 경캠퍼는 톨박스형의 경승용차나 경상용차를 토대로 제작되며, 캠퍼밴 수준의 장비를 구비한 차종에서부터 본격적인 캠핑카의 구색을 갖춘 모델도 존재하며, 심지어는 경트럭 기반의 트럭캠퍼 모델까지 존재한다. 이번에 살펴 보게 될 경캠퍼는 일본 화이트하우스의 N박스캠퍼 네오(N BOX Camper Neo)다.
화이트하우스의 N박스캠퍼 네오는 혼다기연공업(이하 혼다)의 톨박스형 경승용차, N 박스(N BOX)를 바탕으로 하는 경캠퍼다. 혼다 N 박스는 2011년에 초대 모델이 등장한 이래, 혼다 경차 판매 실적을 앞장서서 견인하고 있는 인기 차종이다. 지난 2017년에는 동급 최대의 실내공간 확보를 목표로 개발된 2세대 모델이 등장하여 선대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화이트하우스 N박스캠퍼 네오는 차내를 취침 공간으로 사용하는 데 역점을 둔 ‘캠퍼밴’의 형태에 가까운 차다. 따라서 급수 및 주방 등, 모터홈에 요구되는 설비는 갖춰져 있지 않다. 또한, 기존의 차체 구조설계를 변경하지 않으면서도 내부 공간을 더욱 넓게 사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장비는 바로 상부의 팝업식 루프다. 팝업식 루프 내부에는 조명이 내장되어 있으며 별도의 난방용 송풍구까지 마련된다. 팝업식 루프를 전개하게 되면, 상부에 2명의 성인이 취침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지며, 이를 통해 총 4인 가족이 차내에서 취침할 수 있다.
차내 공간은 넓은 실내 공간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톨박스형 경차의 강점을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다. 실내에 추가적으로 마련되는 설비는 접이식 테이블과 회전식 운전석, 방충망, 커튼 등이다. 접이식 테이블은 필요치 않은 경우에는 수납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 운전석은 180도 회전시켜서 차량 후방을 바라보게 배치할 수 있으며, 5:5 비율로 접히는 뒷좌석과 테이블을 활용하면 하나의 거실 공간으로 연출할 수 있다. 운전석의 옆으로는 플랫베드가 제공되는데, 이 플랫베드에는 190cm의 성인도 여유롭게 몸을 뉘일 수 있다. 방충망은 조수석측 리어 슬라이딩 도어와 차량 뒤쪽의 해치도어에 설치되며, 지퍼식으로 여닫는다. 커튼은 단추식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모든 차내 창에 설치 가능하다.
이 외에도 화이트하우스 N박스캠퍼 네오에는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조수석 측에 사이드 어닝(Awning)을 설치할 수 있다. 길이는 2.5m 규격이며, 전동식과 수동식을 선택하여 적용할 수 있다. 또한 테일게이트에는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캐리어를 설치할 수 있다.
화이트하우스 N박스캠퍼 네오는 베이스가 되는 혼다 N박스의 파워트레인이나 옵션 등의 구성을 그대로 따른다. 파워트레인의 경우, 총배기량 658cc의 혼다 S07A 3기통 엔진 및 S07A 터보 엔진을 고를 수 있으며, 구동 방식은 전륜 구동과 사륜구동 중 고를 수 있다. 변속기는 무단변속기를 사용하며, 터보 모델에는 패들시프트도 포함된다. 최고 출력은 S07A가 58마력, S07A 터보는 64마력의 성능을 내며, 최대토크는 S07A가 6.6kg.m, S07A 터보는 10.6kg.m의 성능을 낸다.
간단한 구성을 갖춘 경차 크기의 캠퍼밴, 화이트하우스 N박스캠퍼 네오의 차량 기본 가격은 사양에 따라 176만 8천엔~302만 1천엔(한화 약 1,809~3,090만원)이다. 선택사양을 추가하면 차량 가격은 더 상승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