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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아쉽다. 아름다운 도시도, 높고 파란 하늘도, 아름다운 야경도, 모두 두고 떠나야 한다는 것이 너무 미련이 남는다.
미련을 남겨야 또 올 수 있겠지.....나는 나그네이니 어쩔 수 없는 법.
작년에 로마를 마지막으로 가족여행을 마칠 때가 문득 생각났다.
11월 말의 로마는 아름답고도 적당히 호젓하여 아날로그적인 것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떠나는 날, 멋없이 하늘로 뻗은 소나무들과 허물어져 가는 유적지들로 이뤄진 도시를 빠져 나올때 정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뭐라고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정말 그 순간 그 도시를 떠난다는게 너무 슬픈 마음이 들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로마를 3번째 방문하는 것이었지만 그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오래된 아름다움이 약간은 쓸쓸한 11월의 날씨와 어우러져서 느끼게 하는 향수같은 것이랄까... 아마도 다음에 다시 올 때는 이런 기분이 아닐것이기에 지금을 두고 떠난다는게 슬펐을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떠난 다음 날부터 로마에 비가 내리고 추워지기 시작했다는데......아무래도 하늘도 내 마음을 알았나보다.
아니면 여행할 때마다 나를 따라다니는 날씨 운 덕분이었을지도.
프라하를 오기 전에는 오랜 세월 피지배자로 살던 이 나라의 아픈 운명이 느껴졌었는데 막상 이 곳은 활기로 넘쳐난다!
유럽의 다른 도시들보다 젊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오전에 프라하 시내를 가이드투어로 돌고 점심 후에는 체스키부데요비체로 가기로 했는데 우리 예쁜봉이는 심각하게 가이드인 지현씨와 논의 중이다.
내용인 즉, 일정표에 따르면 오후에 부데요비체에 도착, 내일 오전에 시내 관광 후 체스키 크롬로프로 떠나는 일정인데 체스키부데요비체는 맥주공장 외에는 볼 게 없으므로 오후에 도착하면 시내구경을 우리 자체적으로 끝내고 내일은 시내구경을 생략하고 일찍 체스키 크롬로프로 가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모두 찬성했으므로 예쁜봉이의 뜻을 따르기로했다. 정말 기특하군.....
지현씨를 따라서 어제 갔었던 프라하 성으로 들어간다.
흠... 말끔한 경비병들이 온몸에 잔뜩 힘을 주고 있다.
체코의 건물들은 안 어울린듯 하면서도 서로 조화가 되는게 신기하다.
어디를 가나 대체로 깨끗한 나라이다. 보헤미안들의 미적 감각은 높은 것 같다.
불멸의 연인 촬영지였던 곳. 항상 사람들이 많다.
유럽 어딜 가나 만나볼 수 있는 연주가들.
모두 시의 오디션을 거쳐서 뽑힌 사람들이기 때문에 연주 실력은 수준급이다.
이들도 돈을 받는 것 보다는 음반 판매가 주 목적이다.
매력적인 저음의 콘트라베이스가 광장으로 울려 퍼진다.
게이트 옆에서 본 프라하 시내.
눈에 잘 담아둬야지....아름다운 곳.
성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와서 보니 광장같은 곳이 또 나온다.
멋을 잔뜩 내 오벨리스크가 있는데 이런게 하도 많아서 그런가 바로 옆까지 주차를 하고 있다.
발에 채이는게 문화재네....우린 다 없어져 버렸는데.....
조선 오백년은 역사에 비해 남아 있는게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하긴...파란의 근,현대사가 무엇인들 남겼을까만은 사람만이 희망인 우리나라다.
나라를 사랑하는 훌륭한 조상들을 가졌기에 우리가 오늘을 누리는 것이리라.
성 니쿨라쉬성당.
모짜르트는 생전에 프라하를 아주 사랑했다고 한다. 오페라 '돈 지오반니'를 비엔나가 아닌 프라하에서 초연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모짜르가 생전에 이 성당에서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했다고 한다.
모짜르트가 죽은 후 막상 고향인 짤츠부르크에서는 미움을 받아 장례미사도 치뤄주지 않았다는데 이 소식을 들은 프라하 시민들은 이 곳에서 제일 처음으로 장례미사를 치뤘을 정도로 그를 사랑하고 그의 죽음을애도했다고....
내부에 들어가 보니 평범한 외관과는 달리 돔 부분에 화려한 천장화와 아름다운 르네상스식의 장식들이 있었다.
마치 바티칸의 베드로 성당과 흡사한 양식인것 같았다. 다른 천장에는 프레스코화도 있다.
제단의 황금색 장식들.
다른 고딕형태의 성당들과는 다른 스타일인데 개인적으로 신교도인 나는 이런 성당의 지나친 장식들이 머리 아프다.
신과 대화하기에는 너무 화려한 것 같다.
그러나 보기에 아름다운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게 모짜르트가 연주했다는 오르간인가....?
설명이 안 붙어 있으니 알기가 어렵다. 하지만 사람이 별로 없어서 호젓하니 좋다.
밖으로 나가 존레논 벽화를 보러 간 일행들과 합류해서 점심 식사를 한 후 3시간 여를 달려 체스키부데요비체에 도착을 했다.
도착하니 하늘이 비가 올 듯 말 듯 흐릿하다.
호텔에서 저녁을 마친 후 우리는 모두 다 함께 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다.
저런! 여기는 보행 신호가 3초면 끝나는 것 같다.
넓은 길인데도 짧은 보행 신호 덕에 14명의 일행은 이날 충분한 운동을 했다.
체스키부데요비체는 아주 작다.
사진 몇장 찍은 후 몇명은 코스코에서 맥주와 치즈, 과일등을 사서 왕언니들이 가져오신 안주들과 함께 전체 회식을 하기로 했다.
아담하게 이어진 아케이드가 예뻐서 차례로 한 컷씩 찍어봤다.
아잉~창피해라. 왜 배경사진을 안 찍었을까.....ㅠㅠ.
카메라를 안 가져가서 민아걸로 찍었는데 이것 밖에 없다
...
호텔로 돌아와서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서로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한 관심과 호감을 안주 삼아 분위기에 취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다음날 일찍 체스키크롬로프로 향한 우리는 아기자기 에쁜 이 동화마을의 전설에 빠져 사진 찍기에 몰입했다.
사실 이번 동유럽 여행을 결정하게 된 두 곳이 있었는데 하나는 '할슈타트' 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이 '체스키 크롬로프'이다.
수 많은 블로거들의 사진과 글들에 매료되어서 이곳으로 오게 됐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인 'Smart Travel'의 진행자 루디맥사의 설명과 그림같은 영상에 한 동안 홀딱 빠져있었으니까...
정말 동화 마을이다.
이 세상에 이런 데가 있다는사실이 기쁘다.
어릴 때 나의 상상력을 무한하게 자극했던 이야기들은 다 이런 곳에서 나왔나보다.
어찌보면 그저 빨간 지붕들에 멋 없이 지어진 성이 있을 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직접 보지 않고 어찌 공감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여기서 카페에 올릴 단체 사진을 찍기로 결정했다.
촬영은 초상권을 매우 소중히 여기는 우리 '지지배'님이 했다.
앞 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우리 가이드인 지현씨.
오스트리아가 자랑하는 클림트의 제자인 '에곤쉴러'의 어머니 고향이 바로 이곳이라고 한다,
그는 가끔 이곳에 와서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그의 예술적 취향이 너무 파격적인 것이라 마을에서 쫓겼났다고 한다.
이곳에 그의 미술관이 있다고 해서 몇 명이서 같이 가기로 했다.
그런데 그림을 살펴보다 보니 이런!!! 다 복사본이지 원본이 없다.
열받아 안내원에게 물어보니 원본은 다 비엔나에 있단다.
세상에, 그럼 이건 미술관이 아니라 기념관이라고 해야 사람이 안 헷갈릴텐데....
쫓아낼 때는 언제고 그가 유명해지니 부랴부랴 복사본이라도 갖추고 돈벌이를 하려고 했나보다.
정말 실망이다. 체코인들의 사깃성이 돋보인 장소였다. 맘이 상해서 사진 찍기도 생략하고 시내로 향했다.
도자기가 유명한 체코. 미니어쳐가 귀엽다.
이게 그 유명한 '이발사의 다리'인데 평범한 목조다리이다.
왕의 아들과 아리따운 이발사의 딸과 사랑에 빠졌는데 정신이 온전치 않았던 왕의 아들이 부인을 목졸라 죽였다고 한다.
나중에 정신이 들어서 부인을 죽인 것을 알았는데 이 사실이 알려질 것을 두려워 한 왕은 이 다리 위에서 살인범을 찾는다는 명목으로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를 지켜보던 이발사는 사람들의 희생을 막기위해 자기가 살인범이라고 자백해서 죽임을 당했다고 하는데..... 모든 서양의 얘기들이 그렇듯이 약간은 말이 안되는 내용인듯....
이들에게도 경국대전이 있었다면 그런일은 없었을텐데...안타깝다.
저 위로 보이는 성이 아마도 그 비극이 시작된 곳일까?
스크래치 기법으로 건물과 탑을 도배를 했네 그려....
귀여운 인형가게 낯이 익은 분이 걸려계시네...
이태리에 가면 피노키오 마을도 있는데 그것보면 유럽에서 동화가 많이 나온 것 같다.
이 아담한 마을을 휘감아 흐르는 내겐 이름이 잊혀진 강.
이 마을을 보면 볼수록 가을에 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강가에 위치한 식당들..
역시 체코인들은 터 꾸미기에 열심이다.
시간만 허락된다면 하루쯤 유숙하고 싶은곳.
엄청난 촬영과 구경 후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
아담하고 예쁜 시내 광장
가운데 보이는 Old Inn. 정말 이름처럼 오래됐으리..
맨 왼쪽의 건물은 시청이었다고 한다. 시청 옆에는 감옥이었던 건물이 있는데 죄수 관리는 쉬웠을 듯.
우리가 점심을 먹은 식당.
가만히 보면 은근히 잔인한 간판의 그림. 글씨는 몰라도 이해는 쉬울 듯 하다.
식사 후 체스키성을 통해서 버스를 타고 오스트리아로 간다.
저기 멀리 보이는 오른 쪽의 건물과 왼쪽의 건물을 잇는 푹 꺼진 듯한 건물이 '망토다리' 라고 한다.
체스키성 입구
시간상 통과만 해야 한다니 그룹투어의 비애다....ㅠㅠ
가이드는 별로 볼 게 없어서 그렇다고 우리를 위로하긴했지만..
성으로 들어가서 보니 밖에서 볼 때보다 더 육중하고 무게감이 있다.
해자에 곰 두마리가 오수를 즐기고 계신다.
한쪽에 보니 우리가 체코에서는 한번도 못 먹었던 과일과 야채가 그득히 쌓여있다.
성 안의 벽면.
암만 봐도 스크래치 기법은 내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성 전망대에서 마지막으로 다시 시내를 바라봤다.
정말 이렇게 반나절로 끝내기는 아까운 곳이다.
시간상 골목골목 누비며 배경 사진을 못 찍은게 너무 아쉽다.
나중에 와서 보니 빈약한 사진에 아쉬움이 더욱 커져만 간다.
나중에 다시 가족과 와야겠다. 골목골목 사진찍고 옛날을 느끼기에는 너무 좋은 곳 체스키크롬로프.
이번에는 너무 정신 없이 인물 사진 찍고 다른 사람들 찍어주느라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여유를 못 가진 것 같다.
하지만 어떠랴. 그게 또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세상의 사람 냄새나는 일이니까 상관없다.
좋은 사람들과 재밌게 우리는 오스트리아의 짤츠 캄머구트를 향해 달린다.
즐거운 유럽여행! 함께 나누는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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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길잡이★유럽 배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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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보헤미안의 아름다운 예술성은 파리쪽보다
더감각적인듯합니다
글을 읽으면서 즐겁고신나는 여행을 즐기는모습이
선합니다
파리는 찍어 놓은 듯한 도시의 모습이지만 체코는 건물마다 독특한 미학이 서로 조화가 되는 맛이 있는 것 같아요.
정말 재미있는 여행이었습니다.^^
아 ````동유럽 가보고 싶다 모두들 건강한모습 행복한 모습에서 여행에 즐거움이 묻어 나네요
네. 정말 행복하게 잘 다녀왔습니다.
다음 기회에 또 이런 기회가 마련되면 다녀오셔요.
독일과는 또 다른 동유럽 고유의 분위기와 아름다움에 저희는 모두 너무 만족했답니다.
4편이 언제 올라오나 기다렸는데...정작 내가 바빠 인제서야 읽네요....난 이제 가물가물한데..ㅋ..언니는 기억력도 좋으셔..정말 잘쓰시네요...5편 오매불망 기다릴께요..,thank you..언니^^
재미있게 읽어주니 내가 땡큐지.
사진들 보면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네.
우리 정말 멤버들이 다 좋아서 여행이 더욱 줄거웠어.
고마워 예쁜봉이~*^^*
저 아름다운 곳을 어서 가봐야 하는데.... ^^;;;
몇 일 묵으며 슬렁슬렁 걸어봤음 좋겠습니다. ^^
저도 다시 가면 이틀정도 머물면서 아무것도 안하고 골목골목 걸어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고싶어요.
정말 마음에 꼭 담아두고 싶은 아담한 마을입니다.
감사합니다. 얼마전에 저희부부도 동유럽 다녀왔는데 저는 사진만 찍느라 제대로 보지못했는데
이렇게 자세한 설명과 느낌이 곁들여 있는 후기를보니
반성하게되네요 알찬 내용 훌륭한 사진들 잘보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워낙 사진 찍는 걸 안 좋아하다보니 좀 부실한 감이 많았는데 워낙 도시가 예쁘다보니 좋아보이네요.
다음에 가면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보고 느끼고 오고싶네요~^^
예쁜 추억 오래 간직하세요.
에곤 쉴레 뮤지엄 못 가본걸 아쉬워했는데 그럴 필요 없었네요~^^ ㅎㅎㅎ 저 강도 프라하랑 똑 같이 블타바 강이에요. 상류랍니다. 성안에 가이드 투어 하셨으면 더 좋았을거에요. 성위 정원을 지나면 호수도 있고요. 담에 가시면 주무시고 레프팅도 하고 그러세요~^^ 볼 것 없다니 말도 안됩니다~~^^
그러게요. 식구들이 내년에 가자고 하는데 그때는 여유있게 체코만 가고 싶어요.
여유있게 체스키에서 2박정도 하면서 구석구석 다 마음과 눈에 담고 싶어요.
성도 가이드투어하고 래프팅도 하고 여유있게 강가 카페에서 게으름도 부리면서요~^^
구석구석 동유럽을 탐구학습하신 자작나무숲속님이 부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