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3년 6월 13일 화요일
2주 만에 수업이다. 아이들이 여행을 떠나서 한 주 쉬고, 나의 개인적 사정을 한 주 쉬었다. 특히 5월 마지막 수업은 분위기가 엉망인 채로 수업을 끝냈다. 아무리 주의를 주어도 계속 장난치고 떠드는 몇몇 아이들로 인해 수업을 계속 하기가 힘들었다. 겨우 마무리하고 제대로 인사도 하지 않고 끝내 버렸다.
센터에서도 상황을 인지하고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고 수업 준비에 더 관심을 기울여 주었다. 아이들을 만나는데 괜히 부끄럽고 어색했다. 나만 그런줄 알았는데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수업을 시작하기전 아이들이 먼저 나에게 사과를 했다. 이제부터 그런 일은 없을 것이고 열심히 해보겠다고 약속해 주었다. 다행이다.
6월을 맞이하여 아이들은 영화 '고지전'을 보았다. 백마고지 전투를 모티브로 만든 전쟁 명작 영화이다. 아이들은 6.25 소재 영화를 어떻게 보았을까? 워낙 잘 만든 영화라 그런지 다들 몰입해서 보았고, 전쟁의 참상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했다.
특히 항상 북한군은 나쁘고 우리 나라는 착하다라는 공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전쟁앞에 모두가 피해자이며, 모두가 아파하는 것을 배웠다. 특히 마지막 전투 장면이 인상 깊었다. 결국 모두 다 전사하고 주인공 한명 살아남은 아무 의미 없은 전투. 다들 먹먹한 기분이 들었나보다.
아이들을 데리고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에 데리고 가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갈수록 역사에 관심이 없어지는 아이들인데 이번 영화를 잘 본 것 같다. 그리고 아이들과 화해하게 되어 더 기분이 홀가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