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초하루 아침.
'언제 더웠더냐?'는 듯 뽀송뽀송한 피부가 신기한 계절이다.
다섯 살 익살쟁이 외손녀
2019. 8. 30. 금요일. 근간 불면증에 시달리는 아내가 새벽잠에 깊이 빠진 아침 5:30쯤, 조용히 출입문을 닫고 나섰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이어 호수공원으로 가서 크게 한 바퀴를 돌아 이 공원에 세워진 '순수 물방울'을 상징하는 작품 ㅡ 탑 밑에서 카메라를 켰다.
하늘은 늦여름의 불안한 대기를 대신하는 듯 뭉게구름이 피고 이것이 아침햇살을 가린다.
평와를 상징한다면서도 유해조수로 매김 된 비둘기가 이 탑 위에서 평화롭다.
자전거를 타는 이 , 걷는 이들이 힐끔그리며 '이 영감이 뭘 찍는가?' 하는 듯 날 쳐다보지만 못 본채하고, 찍는 사진 중 한 장이라도 좋은 걸 건지려 몇 장을 더 찍었고, 골라왔다.
8. 30. 금요일. 4:50 pm.
1학년 손녀를 방과후 돌봄교실에서 대려다 피아노학원 미니버스에 태워주고, 우리 내외는 송내역, 노량진역을 거쳐 여의역에 내렸다. 이 역 3번출구를 지하 통로를 따라 'IFC빌딩' L3에(지하 3층을 표시한다) 소재한 '제일제면소(第一製麵所)' 를 찾아간다. 막내여식이 전화로 알려주는 초행길이지만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거대한 이 곳 'IFC빌딩'의 지하 3층은 명동의 번화가 같다. 기원섭 법무사 친구 생각이 났다. 사진도 찍고 싶고 동영상도 찍고 싶어서.
지하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밤의 도시 같다. 부천 구석에서 얇은 지갑으로 지내는 내게, 이런 화려한 곳에 와서 CGV와 두루 멋지게 차려놓은 상가들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 빠지는 시간을 가지다니... !
그리고 그 중에 원하는 유명 맛집에 들어가 가족과 행복하게 Dinner를 즐긴다는 이 살맛나게 만들어주는 오늘이 좋았다.
잠시 기다리니 쌍동이빌딩 옆 근무지에서 칼처럼 퇴근한 막내여식이 온다.
'제일제면소(第一製麵所)'에서 샤브샤브를 원했던 아내가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대기명단을 취소하고, 그 옆 식당 '계절밥상'으로 바꿨다.
소주 한 병을 혼자서 천천히 홀짝여가면서 맛있는 뷔페식 음식을 함께 했다. 어느날 친구들과 여의역 3번출구를 따라 이곳을 다시 와보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한 젓가락 마다의 요리가 아주 맛났다.
나올 때는 2층으로, 1층으로 그리고, 쌍동이 빌딩 옆에까지 걸었다. 이곳 여식의 직장에서 차를 찾아 함께 탔다. 국회의사당 옆 이니까 그기서 9호선을 타기로 하고.
고향 한마을에서 같이 자란 친구가 근간에 건강이 좋지 않다. 불편한 몸으로 농사지은 빛깔이 곱고 맛있는 복숭아 한 상자의 정성이며칠 전에 보내왔다. 고마운 마음으로 받고 감사한 맘을 맨입 인사로 했다.
어릴 적에 과수원집 딸로 자란 아내가 '옛추억이 담긴 친정집 복숭아 맛'이라며 좋다기에 몇 개를 조그만 가방에 챙겨와 막내여식에게 전했다.
힘들어하는 나를 여의도공원 옛 여의도비행장 위치의 벤치에 두고 모녀는 공원 한 바퀴를 돌아온다. 그동안 나는 땀을 식히고 C47 비행기와 그에 관한 기록들을 읽었다.
1945년 일본군이 완전히 철수하지 않은 8월 하순 어느날 장계석이 배려해 보낸 이 비행기가 이곳 여의도공항에 내렸다는 사실... 그리고 11월 하순경 광복을 기다리기까지 임시정부에서 고생하다 귀국하면서 하늘을 통해 조국의 품으로 안기는 심정을 적어놓은 데서는 가슴이 뭉클해 왔다.
위 건물 부근 어딘가에서 원룸에 들어 살고 있는 여식의 거처에 처음 들어가봤다.
'赤花코스모스' 라고 이름지어야 되는 것 아닌가?
빨강 황화코스모스 꽃이 예쁘다.
?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하루종일 아름다움을 찍는 코스모스 꽃밭.
어제 8.31. 6pm 호수공원에 외손녀네 가족이 그늘막을 치고 있다는 기별에 아내와 찾아갔다.
탄산음료를 삼가라는 엄마의 권유에 삐친 큰외손녀 여석은 눈 꼬리가 날카롭다 싶더니 말도 잘 안 걸어준다. 잔뜩 삐쳐있다.
작은 손녀 ㅡ 만 다섯 살 생일이 딱 두달 하고 이틀이 남은 은서ㅡ는 유치원 일학년이다.
작은 손녀를 업고 황화코스모스와 일반 크스모스가 어우러져가는 코스모스화원으로 가다가 손을 잡고 걷기도 하면서 꽃들을 바라보다 "할아버지!"를 꼭 먼저 부르고나서 묻는 질문에 답을 해주면서 손녀사랑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어둠이 깔려와 헤어지는 마당에 은서가,
"할아버지 이리와봐!"하고는 내 손을 잡고 손과 팔에 입을 맞춰 뽀뽀를 해준다.
"할머니! 할머니도!" .....!
새로운 계절이 찾아와 내 인생에 아름다운 한 순간을 품어주기라도 하는 양, 온통 내마음 가득 즐거움이었다!
첫댓글 손녀 사랑에 푹 빠져 있네
귀여운 손녀가 얼마나 귀여울까?
아하
코스모스 철이구나...
이렇게 나는 계절 가는 줄을 모르고 사네.
계절이라...
나도 계절밥상 한 번 받아볼까...
복숭도 더~맛나 보이고
붉은 독일코스모스도 넘 예뿌고
손녀도 터질듯 이뿌고
이노무 할배 노 났네!^^노났어!^^
아런복
아무나 한데 있능거 아녀!~
봐라!
내같은 인간은 이런복이 엄잔아!~
부러운 부천할배!
오강에 똥싸네!^^
손자 보는 재미
정이 넘치누만
코스모스가 피어있는길
참 좋은 계절이 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