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우마'라는 신조어 출연
노란 트레이닝복을 입고 복수의 칼날을 휘둘렀던
우마 서먼은 1편의 성공 이후 어린 소녀드르이 역활 모델로 등극했다.
요즘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터프한 행동을 일컬어 "'우마하다"고
표현할 정도.
2.좋은 아이디어는 갑자기 생각나는 법
원래 2편의 하이라이트인 브라이드와 애꾸눈 악녀 엘 드라이버(대릴 한나)의
결투는 넒은 황야를 무대로 펼쳐질 예정이었다.그러나 촬영 하루 전날
쿠엔티 티란티노 감독은 장소를 비좁은 트레일러 안으로 바꿨다.
대릴 한나는 촬영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한다.
"우린 협소한 장소에서 사무라이 칼을 비롯햔 온갖 것을 가지고 난장판을
벌였어요.쿠엔티는 그 장면이 더 길고 재미있고 바보처럼 보이길 원했죠."
3.데이비드 캐더라인은 새로운 도전
2편에서 마침내 얼굴을 드러내는 빌 역활은 70년대 인기 시리즈의 주인공이었던
데이비드 캐러다인이 맡았다.그는 이미67세나 됐지만,결코 새로운 일본 검술과
와이어 기술을 배우는 데 몸을 사리지 않았다. "난 항상 꽤 괜찮은 몸 상태를
유지해왔지만,사람은 항상 더 향상될 여지가 있는 법이지.<킬빌2>의 무술은
내가 한때 꽉 잡고 있던 쿵푸 액션과 약간 차이가 있어서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만
했어."
4.노장배우의 감독 요리하기
2편에서 빌이 처음 모습을 드러낼 때,캐러다인은 <쿵푸>시리즈에서 그의 캐릭터였던
케인이 지니고 다녔을 법한 대나무 피리를 불고있다. "내가 그 소품을 영화에 슬쩍
끼워 넣었지.매일 스트레칭 훈련을 받을 때 난 명상을 하거나 이 피리를 불었어.
그런 모습을 자꾸 보여주다보면 감독이 그걸 영화에 반영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거든.거 봐,내 말대로 됐지?"
5.잘린 발목은 이제 그만!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잔혹함에 열광했던 팬들에겐 유감스러운 일이지만,<킬빌2>는 1편보다 훨씬 차분하고 피도 덜 흐른다.유혈이 낭자한 1편을 올 컬러로 볼 수 있었던 일본관객들도 이번에는 순화된 버전을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6.푸쉬 웨건 도난사건
1편에서 브라이드가 몰았던 휘황찬란한 트럭 '푸쉬웨건'을 기억하는지.원래 그 자동차는 엘 드라이버에 의해 사막에서 폭파될 예정이었다.그런데 2편에서 그 장면이 어디로 갔는지 쏙 빠져버렸다.서먼의 분석에 의하면 그건 순전히 티란티노의 사심(?)때문이다. "쿠엔틴이 '푸쉬웨건'을 감췄을거예요.그 차를 너무 사랑하거든요."
7.쿵푸여,영원하라!
타란티노 감독은 스파게티 웨스턴,중국무협,일본 사무라이,아시아 갱스터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이탈리아 호러 등 3류 영화관에서나 만날 수 있는 모든 B급장르들을 사랑한다.그가 과연 이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르를 고를 수 있을까?
"스스로도 확신할 순 없지만,아마 쇼 브라더스의 쿵푸영화인 것 같아요.한때 하루에
그들의 영화를 1편에서 3편까지 보며 1년을 보낸 적이 있죠.절대 지겨워지는 법이
없었어요."
8.동양에서 서양으로의 귀환
카우보이 모자와 회전초(서부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굴러다니는 건초더미)에서도 알수 있듯,<킬빌2>는 전편의 동양적 색채에 서부영화의 몇몇 특징이 첨가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란티노는 특별히 어떤 한 작품에 오마쥬를 바치거나 하진 않았단다.
"이 영화에 엄청난 영향을 준 서부영화는 없어요.단 <썸머타임 킬러>의 'Motocycle Circus' 나 엔리오 모리코네의 곡들처럼 서부영화에서 이런저런 음악들을 많이 따왔죠."
9.작곡가 로버트 로드리게즈
옛날 서부영화 스코어들을 인용해 만들어진 <킬빌2>의 사운드트랙에서 놓칠 수 없는
즐거움 하나.바로 <황혼에서 새벽까지><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의 감독
로버트 로드리게즈가 퉁기는 기타 선율을 들을 수 있다는 점.로드리게즈는 메인 작곡가인 우탕 클랜의 RZA과 함께 오리지널 스코어 작곡가라는 크레딧을 공유하고 있다.
10.베가 형제의 부활
브라이드의 복수 명단에 올라있는 방울뱀 버드 역활은 <저수지의 개들>의 미스터 블론드로 잘 알려진 마이클 매드슨이 맡았다.타란티노 팬들이라면 모두 알고있듯,미스터 블론드와 <펄프 픽션>의 빈센트 베가(존 트래볼타)는 형제지간으로 설정 되어있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언젠가는 이 두 형제에 대한 프리퀼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내심 기대해왔다.최근 매드슨은 타란티노로부터 "프리퀼을 만들기엔 당신과 존이 너무 늙었어요"라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런 말을 남기고는 훌쩍 멕시코로 여행을 떠나버렸어요.
그런데 돌아오자마자 나한테 전화를 걸어 베가 형제에 대한 기막힌 이야기를 생각해냈다는 거에요! 장장 20분이나 그 내용에 대해 떠들어댔죠.무척 헷깔리는 내용이라 기억도 잘 안 나지만."
11.거부할 수 없는 새무엘L 잭슨
티란티노 영화의 단골 배우인 새뮤얼L.잭슨인 <킬빌2>에 오르간 연주자로 카메오로
출연한다.원래 계획된 일은 아니었지만,타란티노도 어쩔 수 없었단다.
"새무얼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했어요.'헤이,나 이 영화에 꼭 출연해야겠어.내가
출연하지 않는데 쿠엔틴이 어떻게 <킬빌>을 완성할 수 있겠어?'"
12.아주 특별한 모녀 상봉
1편의 끝 부분에서 브라이드의 딸이 그 결혼식 날의 참극에서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밝혀진다.2편에서 이 모녀는 당연히 상봉하게 된다.그러나 걱정 마시라.어느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하고 감상적인 만남은 아닐테니까.아이는 그들이 서로를 좀더 잘 알게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두 사람은 함께 섬뜩하기로 악명높은 사무라이 복수극 <장군 암살자>를 본다.
13.<킬빌>은 죽지 않는다.
빌이 죽은 후엔 모든 것이 끝이라고? 천만의 말씀.타란티노와 관계자들은 다음과 같은 연계 시리즈를 구상하고 있다.
-젊은 빌과 그의 세 스승들(검의 달인 하토리 한조,무술의 달인 페이 메이,그리고
멕시코 포주 에스테반 비하이오)의 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
-데들리 바이퍼 각 멤버들에 관한 영상소설.
-복수에 관한 또 다른 영화.15년쯤 흐른 후 브라이드가 엄마를 죽이는 장면을 목격했던 버니타의 딸 니키가 브라이드에게 복수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는 내용이 될 것이다.
14.가속붙은 타란티노
<재키 브라운>이후 <킬빌>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자그만치 6년의 세월이 걸렸다.그러나 <킬빌>1편과 2편 사이에는 불과 6개월 남짓한 공백이 있을 뿐이다.
"공상도 할 수 없고,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건축가)의 작품도 감상할 수 없고,예술적
설계도 없었죠.그저 미친듯이 편집했어요." 타란티노는 툴툴거리지만,많은 팬들과
평론가들이 그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 이정도 속도라면 다음 주쯤에 그의 새영화
(제임스 본드 영화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적이 있다)를 볼 수 있는 건 아닐까?
15.콘돔 속의 피vs깡통 속의 침
<킬빌>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아오르는 방식에 익숙해지지 못한 관객들도 많을것이다.이것은 70년대 중국 영화에서 애용되던 기법(?)인데,좀 메스껍지만 가짜 피가 든
콘돔을 터질 때까지 쥐어 짜면 된다.대릴 한나에 따르면,그래도 콘돔 속에 든 피는
양반이다."제일 구역질 나는 건 깡통 속에 가득한 침이에요.구역질이 날 정도죠.
어디 사용했는진 말하지 않을래요."
16.쿵푸의 절대지존 고든 리우
원래 브라이드에게 쿵푸를 가르치는 백발의 페이 메이 역은 타란티노 본인이 연기할
예정이었다.그러나 1편에서 '크레이지 88'의 대머리 두목으로 출연했고 무술에
조예가 깊은 고든 리우로 최종 낙찰되었다.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한 타란티노가
페이 메이의 중국어 대사를 대신 더빙했다는 기사도 있었지만,이는 헛소문일 뿐이다.
17.슈퍼맨에 대한 수다
전편보다 말이 많아진 <킬빌2>에서 <저수지의 개들>의 '마돈나 수다'에 필적하는
'슈퍼맨 수다'가 등장한다.빌은 슈퍼맨이 인간을 은근히 멸시한다며 거품을 물고
흥분하는데,이는 실제로 캐러다인과 타란티노가 나눴던 대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라고.
18.<킬빌> 비디오 게임
<킬빌>의 캐릭터들을 X박스 안에 넣고 서로 발로 차고 칼로 베게 한다면 정말
신나지 않겠는가? 그러나 <킬빌> 비디오게임 개발은 계속 늦춰졌지다가 급기야
지난해 완전히 백지화되어버렸다(사실 타란티노는 <킬빌>을 소설로 다시 쓰겠다는
약속도 했었다).어쨌든 <저수지의 개들> 게임이 지금 개발 중에 있다는 당분간은
이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19.안대는 균형의 적
대릴 한나는 <킬빌2>에서 안대를 쓴 자신의 모습이 멋져 보인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리 정이 가는 물건은 아니라고 털어놓는다. "촬영에 드러가기 전 3개월 반 동안
무술 트레이닝을 받은 후 그 안대를 쓰게 됐어요.덕분이 균형감각이 엉망으로 망가져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했죠.상종 못할 물건이에요."
20.<킬빌>이 통합된 1편의 영화였다면?
타란티노는 <킬빌>을 한 편으로 만들었다면 많은 것을 잃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마 1편의 애니메이션 시퀀스는 만들 엄두도 못 냈겠죠.2편의 멕시코 매음굴과
스트립 클럽 장면도 들어내야 했겠고,브라이드와 페이 메이의 멋진 쿵푸 훈련 장면도 줄여야만 했을 거예요.
- 이 기사는 E!online(www.eonline.com)의 글을 발췌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