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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풋볼뉴스(Football News) 원문보기 글쓴이: 블루문
“오늘 경기 역시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최윤겸 감독은 항상 스스로를 낮추며 경기에 나선다. 올 시즌 새롭게 K리그에 입성한 충북청주FC와 함께 도전을 시작한 그의 목표는 경험과 학습을 통한 프로 무대 안착이었다. 시즌 후반부에 돌입한 현재 충북청주는 K리그2 무대에서 대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조용하지만 거센 충북청주의 돌풍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최윤겸 감독의 리더십과 경험을 토대로 확인해 본다.
9월 19일 청주종합경기장. 충북청주는 서울이랜드와의 홈 경기에서 0대1로 패하며 3개월 넘게 이어온 무패행진을 마쳤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홈 팬들은 하나같이 박수와 격려로 경기 후 선수단을 맞았다. 6월 4일 김포FC를 상대로 승리한 이후 14경기에서 8승 6무. 그 기간동안 팀의 기록은 18득점 8실점이었다. 무실점 경기가 7회나 됐다. 올 시즌 K리그1, 2를 통틀어 최다 무패 기록이다.
신생팀의 에너지는 나흘 뒤 이어진 성남FC와의 원정 경기에서 다시 빛났다. 오랜 무패 행진이 끝났음에도 팀이 주저앉거나 동요하지 않고 1대0으로 승리한 것이다. 팀 전력에서 큰 비중으로 평가 받는 외국인 선수 피터가 사후징계로 결장했음에도 얻은 결과였다. 이 승리로 충북청주는 6위로 복귀하며 K리그2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이어갔다.
올해 K리그2에 합류한 충북청주. 14경기 연속 무패로 화제를 모았다
숨김 없이 공유하고 이해하면 해법은 나온다
충북청주는 3전4기의 도전으로 프로화에 성공했다. 20년 가까이 청주를 연고로 한 아마추어 축구단들이 합병과 명칭 변경을 통해 2014년 현재의 팀으로 자리를 잡았다. K3리그 무대에서 오래 활동해 오다 프로화를 노크했다. 프로스포츠 불모지인 충청북도 축구 팬들의 열망을 등에 업고 나선 시도였다. 청주시의 중견기업인 SMC엔지니어링의 김현주 대표이사가 중심이 됐다. 2019년부터 프로화에 나섰지만 잇달아 실패하다 2022년 충청북도와 청주시의 지원이 확정되며 드디어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K리그 가입 승인을 받았다.
지역 내 풀뿌리 구단에서 차츰 단계를 밟아 프로 구단으로 변모한 스토리만으로도 충북청주는 한국 축구의 새로운 모델로 꼽힐 만하다. 하지만 아름다운 동화의 이면에는 현실적 숙제가 있었다. 리그 내 다른 팀들과 경쟁할 만한 예산이나 시설의 부족이 부족했다. 선수단도 대부분 다른 팀에서 인정받지 못하거나 서서히 프로 무대에서 가치 평가가 떨어지던 이들로 구성됐다.
이 문제를 극복하며 빠른 속도로 인상적인 성과를 내는 중심에는 최윤겸 감독이 있다. 현 K리그 최고령 감독으로서 30년 넘게 지도자로 쌓아 온 경험과 연륜의 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북청주가 빠르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최윤겸 감독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한 상호이해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스포츠 팀은 팬들 앞에서 매주 평가를 받습니다. 기본적인 책임은 감독의 몫이죠. 하지만 팀이 안 좋을 때는 구단 전체가 나쁜 평가를 받습니다. 프로화 이후 구단이 가장 위기 의식을 느끼는 부분입니다. 전체 소통을 적극적으로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대표이사, 프런트 각 부서 팀장, 그리고 선수단을 대표해 감독과 수석코치가 참석해 각자 영역에서의 상황을 설명하고 스스럼없이 소통합니다. 문제점이 발생하면 모두가 대응 방안을 함께 고민을 합니다. 그게 팀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출발점이라 생각합니다.”
주 단위 미팅에서 공유되는 내용은 디테일하다. 지역 내에서 직접 발로 뛰며 후원사들을 모으고 있는 김현주 대표는 구단에 대한 연고지 내 각계각층의 반응과 평가를 전한다. 부서별 팀장들은 재정 상황, 수익 현황, 선수 영입 과정 등을 공유한다. 최윤겸 감독 역시 코치들과 함께 주 단위의 준비 과정과 목표, 지난 경기 리뷰 등을 PPT 자료로 만들어 회의에 들어간다. 일하는 영역이 달라도 충북청주라는 팀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안팎의 이슈를 모두가 인지하고 이해하는 과정이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충북청주의 상황은 암담했다. 개막전 승리 후 9경기에서 3무 6패로 프로의 현실을 체감했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공격수 파울리뉴가 5월 2일 열린 강원FC와의 FA컵에서 무릎 인대를 크게 다치며 올 시즌을 마감했다. 최윤겸 감독은 현재 맹활약하고 있는 또 다른 외국인 공격수 조르지보다 파울리뉴가 동계훈련에서 더 기대를 모은 선수였다고 소개했다. 핵심 자원의 이탈은 선수단을 운영하는 감독에게 큰 부담을 준다. 그를 대체할 선수의 필요성을 구단에 호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이겠지만, 최윤겸 감독은 일찌감치 내부에서 플랜B를 찾는 쪽으로 마음을굳혔다.
“파울리뉴 선수는 우리 팀 최고 연봉자였습니다. 부상은 언제 찾아올 지 모르는 변수지만 하필 우리가 가장 기대했던 선수가 일찌감치 시즌아웃이 되니까 갑갑했죠. 하지만 대체 선수를 영입할 금전적 여유가 없는 게 현실이었습니다. 주 단위 미팅을 계속 하면서 선수지원팀이 어느 정도 예산을 쓰는지, 현재 얼마나 남았는지를 아니까 제가 봐도 영입은 어렵겠다 싶었습니다. 감독의 역할에 한정한다면 구단 사정이야 어쨌든지 우는 소리를 했겠죠. 하지만 이미 ‘왜?’라는 질문에 일찌감치 납득을 한 상태였습니다.”
“이해와 신뢰가 바탕에 있으니까 일찌감치 코치들에게 어떻게든 내부에서 답을 찾자고 했습니다. 다행히 파울리뉴 선수의 공백이 다른 선수들의 정신적 각성을 일으켰죠. 실력이 조금 뒤떨어져도 자신에게 올 수 있는 기회를 반드시 잡겠다는 눈빛이 보였습니다. 그 선수들이 조금씩 역할을 해주며 오히려 팀이 강해졌습니다.”
충북청주의 반등을 본격적으로 이끈 이민형(가운데)
감독과 선수 모두 절실했던 패자부활전
최윤겸 감독은 2019년 중도에 맡았던 제주유나이티드가 강등되며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이후로 3년의 현장 공백이 있었다. 예순을 눈 앞에 둔 지도자 입장에서 강등이란 실패는 다시 기회를 받기 어려울 정도의 무거운 굴레였다. 다시 한번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하는 희미한 희망을 안고 보낸 시간이었다. 그러나 최윤겸 감독은 그 시간을 기다림이 아닌 배움의 기회로 활용했다.
“K리그에서 경기감독관과 기술위원을 했습니다. 이전에는 감독 경력의 공백이 있으면 해외로 나가 지도자 연수를 했는데, 이번에는 다른 경험을 했죠. 현장에 계속 남아서 시야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감독일 때 보이지 않던 영역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각기 다른 지도자들의 습관, 선수들의 준비 자세, 구단은 어떻게 노력을 하고 있는지… 경기를 잘 하려면 여러 구성 요소가 있을 텐데 이전에는 감독에만 갇혀 있던 생각이 확장되며 종합적인 이해를 하게 됐습니다. 한 경기를 위해 선수단 외부에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는지도 알게 됐죠. 감독과 선수만 이기고 싶은 게 아니라는 걸 지도자 생활을 하고 근 30년이 돼서야 제대로 깨달았습니다.”
사고의 확장은 충북청주 취임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도움이 됐다. 지난해 6월 일찌감치 선임된 최윤겸 감독은 K3리그를 소화하고 있는 팀의 총괄 디렉터를 수행했다. 선수단 구성을 준비하고, 유스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 이상으로 신경을 쓴 것이 팀을 둘러싼 환경과 배경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것이었다.
“지난해 후반기 동안 지역 사회의 분위기를 이해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이 팀이 어떻게 성장했고, 프로에 와서 어떤 이미지를 갖고 지역 사회에서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김현주 대표님과 함께 지역의 다양한 분들을 만나 귀를 열었습니다. 축구에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우려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게 됐죠. 생각보다 부정적인 분들도 많았습니다. 최근 시민구단을 둘러싼 여러 잡음도 있었으니까요. 그런 불안과 우려는 제가 특히 신경을 써야 할 요소였죠. 어렵게 팀이 프로에 진입했는데, ‘저 봐라 이럴 줄 알았다’라는 얘기가 나오면 안 되니까요.”
최윤겸 감독만 패자부활전이 간절했던 것은 아니다. 현재 충북청주에 모인 선수들 중 다수는 새로운 기회를 절실하게 원했던 이들이다. K리그1은 물론이고, K리그2와 프로 B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해서 온 선수들도 있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기존의 K3리그 시절부터 함께 하며 프로 무대로 올라온 4명의 선수 이정택, 이민형, 이승엽, 정진욱이다. 당초 K리그에 입성하지 못해 K3리그로 왔던 이들이 올 시즌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며 팀의 주축으로 올라서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정택과 이민형은 팀의 반등을 본격적으로 이끈 주역이 됐다. 시즌 초반에는 프로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을 주로 기용했던 최윤겸 감독도 그들의 성장을 인정했다.
“그 선수들이 들으면 서운할 수 있지만 처음엔 부족한 게 더 보였습니다. 동계훈련 때만 해도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에게 밀리는 양상이었죠. 그런데 류원우, 이한샘, 김원균, 장혁진처럼 경험 많은 선수들이 노하우를 공유했고, 젊은 선수들이 잘 흡수했습니다. 프로에서의 생존은 축구만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훈련장 밖에서는 준비 과정, 경기장 안에서는 내용의 완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정택의 경우 데뷔전을 할 때는 공이 안 보일 정도로 긴장감이 심했다고 하는데, 계속 경험을 쌓으면서 이제는 어엿한 주전이 됐습니다.”
“새로 영입한 선수들 중에서도 가능성만 보고 온 경우가 있죠. 홍원진이 대표적입니다. 강원에서 1군 경기에 한 차례도 출전을 못하고 왔는데 여기서 확실히 성장했습니다. 이승재, 양지훈도 마찬가지고요. 이전 팀에서는 상처도 있었을 텐데 여기서 치유하며 전술, 기술, 경험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지금 여기서 멈추지 말고 2~3년 뒤에는 훌륭한 선수로 성장해 K리그1 무대에서 주전으로 뛰어주길 바랍니다. 잠재력 있는 이런 선수들이 와서 성장할 수 있는 팀, 그게 충북청주의 중요한 이미지가 될 수 있습니다. 비싼 돈 들인 선수 영입은 어렵지만 대신 기회를 주는 팀. 마음껏 기량을 펼치며 선수가 가치와 실력을 증명하는 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역 사회와 팬들에게 신뢰를 주는 리더십에 대해 고민 중이라는 최윤겸 감독
과실은 미래에 올 감독의 몫
최근 상승세로 화제가 되고 있지만 충북청주는 많은 것이 부족하고, 불안한 팀이다. 전용 훈련장이 없어 청주시에 있는 공군사관학교, LG생활건강 공장 내의 잔디구장을 협조 받고 있다. 홈인 청주종합경기장에서는 과격한 수준의 훈련이 어렵다. 경기 진행을 우선으로 관리하기 때문이다. 메인스폰서도 아직 구하지 못한 상태다. 프런트가 백방으로 노력하며 여러 기업, 단체와 접촉하고 있지만 아직 결실을 이루지 못했다. 최윤겸 감독은 현실에 낙담하지 말고, 이 현실을 미래를 밝히는 과정으로 삼자고 얘기한다.
“‘우리는 뭐가 없어’, ‘이게 부족해’라는 말보다 바꾸고 발전시켜야 할 환경이죠. 대표님이 선수들에게 늘 미안해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을 이겨내면 분명 하나씩 바뀔 겁니다. 과거 대전에서도 힘든 시간을 겪었지만 프로팀이 창단하고 지역에 안착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 어려운 일을 돌파하면 우리의 꿈이 펼쳐질 것입니다. 우리가 충북청주라는 팀을 더 좋은 위치로 가게 만드는 마중물 역할도 해야 합니다. 부정적인 사고보다는 해 보자는 긍정적인 사고로 하면 힘든 것도 참을 수 있지 않을까요?”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최윤겸 감독은 주변 지인들로부터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메시지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기회가 왔을 때 욕심을 내 승격과 같은 인상적인 결과물을 내라는 것이다. 하지만 최윤겸 감독은 차분했다. 그는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임팩트 있는 성과보다는 충북청주라는 팀이 제대로 자리를 잡고, 튼튼하게 뿌리 내리는 것이 자신이 감독으로 있는 시대에 해야 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프로이기 때문에 성과로 평가와 인정을 받겠죠. 앞으로의 행보를 보는 시각도 달라질 겁니다. 그런데 프로에 들어온 지 1년이 된 팀이 무엇을 하는 게 더 중요할까요? 팬들의 관심과 충청북도, 청주시의 관심을 끌어내는 일입니다. 우리가 자리잡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죠.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려서, 여러 차례 눈물을 흘리며 고생 끝에 프로로 올라온 팀이 올 한 해만 잘하고 끝내선 안됩니다. 지역민들에게 스포츠의 영향력과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성적만 쫓다 보면 그 목표가 희석될 수 있어요. 플레이오프에 가면 관심도는 올라가겠죠. 하지만 한 걸음씩 계단을 밟고 올라가야 합니다. 지금처럼 매주, 매 경기에 충실히 임하는 모습을 보이니까 홈 팬들이 늘어나고 서포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저도 마음 같아서는 1부로 올라가고 싶지만, 그게 준비 없이 계획 없이 이뤄지면 역경이 올 수 있습니다. 당장 지난 4월만 해도 우리가 상당히 부진했는데 그런 시간이 다시 오면 안 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최윤겸 감독은 경기 외적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노력을 선수들과 함께 이어오고 있다. 지난 7월 인근 오송읍 지하차도가 폭우로 인한 침수피해로 사망자가 발생하자 곧바로 애도를 표했다. 경기 사이의 휴식기를 활용, 선수단과 함께 피해 지역을 찾아 대민 지원을 자발적으로 했다. 최근에는 청주시의 지역축제인 ‘청주읍성 큰잔치 퍼레이드’에 참석했다. 휴식일 저녁이었지만 선수단이 유니폼을 착용하고 구단 홍보 피켓을 들고 나가 팬들 앞에 섰다. 충북청주 서포터즈를 비롯한 홈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휴식기에는 소주잔을 나누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다. 팬들이 프로팀 창단을 얼마나 간절히 바랐는지 알게 됐고, 왜 서포터들이 비가 오는 날 우비를 거부하고 선수들과 함께 뛰는지 그 심정을 이해하게 됐다. 최근 원정 경기에 200명이 넘는 팬들이 동행한 것을 보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우리 축구인들이 축구단에 대해 간과하는 것이 있어요. 이 팀은 지역민, 팬들이 있어서 존재합니다. 오히려 그분들 덕에 우리 축구인들이 취업을 하고,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죠. 그러니까 지역사회를 위해, 팬들을 위해 못할 게 없습니다. 최근에 코칭스쿨을 열고 초등학교에 갔는데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아이들과 뛰어 놀았어요. 그러니까 학교 측에서 사인볼을 200개 구매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희가 경기 외적으로 하는 노력이 구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겁니다. 읍성 축제 참가도 제가 적극적으로 요청했어요. 시내를 2km 구보했는데 시민들이 축구 선수들이 왔다고 너무 좋아해주셨어요. 그다음 경기에 더 많은 분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셨습니다.”
인터뷰 내내 최윤겸 감독은 다음과 미래를 얘기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60대에 접어든 그는 스스로를 지도자로서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인정했다. 자신의 사명은 현재에 대한 책임감을 갖되 그다음에 올 지도자와 선수들을 위한 팀의 성장에 있다고 말했다. 당장 과실을 따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성장해 5년 뒤 10년 뒤가 빛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었다.
“요즘 제 가장 큰 바람은 팀이 메인스폰서를 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감독인 제가 선수들과 함께 무슨 역할을 해야 할 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제는 선수단이 이기기만 하는 게 성과가 아닙니다. 팀의 이미지, 브랜드도 끌어올리는 게 진짜 성과입니다. 그런 부분까지 지도자의 역할로 평가받는 시대가 왔습니다. 과거처럼 안되는 것에 불평 불만을 갖기보다 이제는 현실에 맞게 돌파하고,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충북청주라는 팀이 오래 가야 합니다. 저는 언젠가는 이 팀을 나가겠죠. 그 다음에 오는 후임자가 팀을 맡았을 때는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팀이 돼야 합니다. 1~2년을 반짝 하는 팀이 아니라 50년, 100년을 가야 하니까 그 방향을 올바르게 형성하고 미래가 더 기대될 수 있게 제가 있는 동안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 이 글은 KFA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10월호 ‘LEADERSHIP’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서호정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