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 대선판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연일 한국 비하 발언을 하고 있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돈 많은 한국을 2만명이 넘는 주한미군이 지키는데, 왜 한국은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느냐”는 거다.
트럼프가 최근 사우스캐롤라이나, 앨라배마, 아이오와주에서 3만명이 넘는 군중을 모아놓고 한 연설 장면을 보면, 그의 생각이 드러난다. 빨간색 넥타이에 빨간색 모자를 쓴 그는 이런저런 주제를 왔다갔다하면서 자신의 말을 이어가다, 슬그머니 한국을 끄집어낸다. 8월 21일 있었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블러프턴 유세에서는 중국에서 일자리를 되찾아오겠다고 말하다 뜬금없이 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 예멘을 거론했다.
그는 “사우디는 매우 좋다. 사우디에서 돈도 많이 번다. 사우디 사람들이 온갖 종류의 장난감을 비롯해 내 물건을 많이 산다. 사우디도 하루에 (원유를 팔아) 수십억달러(수조원)를 버는데, 문제가 생기면 언제나 우리 군대가 해결한다. 그러고도 우리는 하나도 얻는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한국이 등장했다. 트럼프는 이어 “한국도…”라고 말을 꺼냈는데, 누군가 ‘미쳤어’라고 말하자 곧바로 객석을 가리키며 “미쳤다고 얘기한 게 누구냐. 일어나 보라. 사실이다. 미쳤다. 수십억달러를 버는데, 우리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다 한국 얘기를 본격적으로 했다.
“한국에 주한미군이 2만8000명 가 있는 걸 아느냐. 한국은 잘사는 나라다. 나는 한국을 좋아한다. 최근에는 4000대가 넘는 TV도 주문했다. 삼성, LG…. 다 한국 회사다. 그런데 이렇게 잘사는 나라를 우리가 지키고 있다. 돈 한 푼 안 받는다. 미친 짓이다. 대통령이 중요하다. 나 같으면 담판을 짓겠다. 미국이 어떻게 세계 모든 나라를 다 지키냐. 사우디아라비아, 독일, 일본… 다 마찬가지다.” 최근 북한의 지뢰도발과 포격으로 인해 남북한에 갈등이 조성됐을 때도 “미국이 한국을 도와 얻는 게 없는데,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막말을 하기도 했다.
주한미군 관련 발언은 이번만이 아니다. 대선 때만 되면 대권을 꿈꿨던 트럼프의 단골 메뉴다. 4년 전에도 2012년 대선을 한 해 앞두고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열린 지지자 모임에서 미국이 한반도 안보를 책임지는 대가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한국에 ‘우리가 당신을 보호할 테니 대가를 내라’고 요구할 것이고, 그러면 한국은 2분 내에 그렇게 하겠다고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ABC 방송에 나와서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그는 “북한과 문제가 있으면 늘 주한미군이 도와주는데 한국은 미국에 아무것도 해주는 게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발언의 기본적인 잘못은 ‘안보 무임승차론’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다. 한국은 가장 최근 제9차 SMA에 따라 결정된 2014년 분담금을 지급했다. 액수만 1조원에 가까운 9200억원이다.
또 주한미군 주둔이 반드시 한국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미국의 세계경영 전략에 따라 중국을 견제하고, 북한의 핵위협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의 갈등방지를 위해 존재하는 측면도 있다. 더 큰 분쟁으로 미국의 비용이 훨씬 늘어나기 전에 사전에 예방하는 목적도 있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잘못된 정보와 단편적 논리로 한국을 문제아인 양 묘사했다. 그의 발언에 대해서는 북한까지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트럼프를 ‘이름 모를 미국의 한 정치인’이라고 깎아내리면서, “남한 인민의 소중한 돈을 쥐어짜 미국의 큰 형님에게 갖다 바치는데 (무임승차가) 무슨 소리냐”고 보도했다. 미국의 일부 언론도 자체적인 ‘사실 판정(Fact Check)’을 통해 트럼프의 발언은 ‘거짓’이라고 판정내렸다.
트럼프의 ‘안보 무임승차론’은 꼭 한국만 겨냥한 것도 아니다. 최근에는 일본까지 끌어들였다. 그는 “일본에 전쟁이 나면 미군이 가서 싸워 준다. 미·일 동맹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에서 전쟁이 나면? 일본은 아무것도 안 한다. 그게 현실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일본을 위해 싸워야 한다. 이게 뭐냐”고 말했다.
트럼프의 한국에 대한 인식은 그리 부정적이지 않았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터진 직후인 1998년 투자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은 꼭 위기를 이겨내고 정상궤도에 들어설 것”이라고 덕담을 했다. 트럼프가 운영하는 회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한국에 6개의 콘도미니엄이 훌륭한 자산으로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사실과 다른 막말을 트럼프가 하는 것은 일종의 의도된 행위로, 대선에서 보수층을 결집하기 위한 전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한국 관련 막말뿐만 아니라 여성 비하 발언, 불법이민자 폄하에도 트럼프의 인기는 공화당 내 대선 경선후보 17명 가운데 압도적 1위다. 지지율과 무관하게 거의 꼴찌였던 대통령 후보 지명과 본선에서의 당선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트럼프 신드롬’은 공화당 지지자의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직설적이고 화끈한 트럼프의 입심에 주로 백인들이 갖던 현실에 대한 답답함이 후련하게 사라진다. 트럼프의 존재감은 확실히 보수층에 각인됐다. 2013년 유튜브에 올린 한국 관련 발언에서 그가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해 유권자로부터 뭘 얻을 수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그는 “한국은 우리에게 TV를 판다. 자동차도 판다. 한국과의 무역에서 우리는 엄청난 적자를 본다. 그런데 우리가 안보를 공짜로 해준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결국 ‘돈’과 자존심이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통해 한국만 이익을 보고, 특히 자동차로 돈을 번다는 사실이 탐탁지 않은 것이다. 미국인 상당수도 아시아 국가들에 상대적 박탈감을 가진 상황에서 미국인의 ‘자국 보호주의 심리’와 애국심을 자극하려는 의도다.
이와는 별개로 미국 내 일부 집단은 한국의 좌파세력이 주한미군을 반기지도 않는데 왜 굳이 미국이 많은 돈을 들여서까지 한국을 방어해야 하느냐고 주장한다. 대표적으로 카토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덕 밴도가 있는데, 그는 최근에도 경제월간지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한국이 자체적으로 한반도 방어를 하게 해야 한다”며 “언제까지 미국이 방어수당을 지불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런 흐름에 트럼프가 가세해 자신이 ‘보수 본색’인 양 하면서 공화당 지지층의 표심을 자극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실제 공화당 내 극우 보수층인 티파티 출신들은 트럼프식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외교 전문매체인 디플로매트는 그러나 ‘한국 때리기’가 트럼프의 승리전략인지는 의심스럽다고 분석했다. 60%가 넘는 미국인이 주한미군의 존재를 지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시카고 글로벌문제 연구소)가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보좌관인 마이클 코언도 한국에 대한 ‘안보 무임승차론’의 핵심과 관련해 “미국이 돈이 없는데, 언제까지 세계 경찰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을 지적하려는 의도이지, 특정 국가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안보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의 문제라는 점을 부각시켜, 경기 침체와 일자리 부족 등으로 인해 의기소침한 미국인에게 ‘위대한 아메리카’의 영광을 재연시킬 수 있는 인물로 보여 대통령이 되겠다는 전략이다.
살아가는 일이
힘들고 지치거든
창 밖을 내다 볼 일이다
흘러가는 구름이나
이름 모를 풀꽃들에게 눈길도 주어보고
지극히 낮은 보폭으로
바람이 전하는 말을
다소곳이 되뇌어도 볼 일이다
우주가 넓다고는 하지만
손 하나로도 가릴 수 있어,
그 손에 우주를 쥘 수도 있어
마음의 눈을 열면
세상은 온통 환희요 축복이다
마냥 가슴을 옥죄어 오듯
끓어오르는 설움이 불질하거든
실낱같은 그리움도 훌훌 털어
굽이치는 강물에 부려도 보고
어쩌다 허전한 날은
문설주에 귀 대고 낮 달의
낮은 음계를 헤아려도 볼 일이며,
비움으로서 넉넉해지고
소실로서 아름다울 수 있는
그대 가슴에 점 하나 찍어 둘 일이다
살아가는 일이
힘들고 지치거든
창 밖을 내다 볼 일이다
흘러가는 구름이나
이름 모를 풀꽃들에게 눈길도 주어보고
지극히 낮은 보폭으로
바람이 전하는 말을
다소곳이 되뇌어도 볼 일이다
우주가 넓다고는 하지만
손 하나로도 가릴 수 있어,
그 손에 우주를 쥘 수도 있어
마음의 눈을 열면
세상은 온통 환희요 축복이다
마냥 가슴을 옥죄어 오듯
끓어오르는 설움이 불질하거든
실낱같은 그리움도 훌훌 털어
굽이치는 강물에 부려도 보고
어쩌다 허전한 날은
문설주에 귀 대고 낮 달의
낮은 음계를 헤아려도 볼 일이며,
비움으로서 넉넉해지고
소실로서 아름다울 수 있는
그대 가슴에 점 하나 찍어 둘 일이다
살아가는 일이
힘들고 지치거든
창 밖을 내다 볼 일이다
흘러가는 구름이나
이름 모를 풀꽃들에게 눈길도 주어보고
지극히 낮은 보폭으로
바람이 전하는 말을
다소곳이 되뇌어도 볼 일이다
우주가 넓다고는 하지만
손 하나로도 가릴 수 있어,
그 손에 우주를 쥘 수도 있어
마음의 눈을 열면
세상은 온통 환희요 축복이다
마냥 가슴을 옥죄어 오듯
끓어오르는 설움이 불질하거든
실낱같은 그리움도 훌훌 털어
굽이치는 강물에 부려도 보고
어쩌다 허전한 날은
문설주에 귀 대고 낮 달의
낮은 음계를 헤아려도 볼 일이며,
비움으로서 넉넉해지고
소실로서 아름다울 수 있는
그대 가슴에 점 하나 찍어 둘 일이다
살아가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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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을 내다 볼 일이다
흘러가는 구름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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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하나로도 가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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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눈을 열면
세상은 온통 환희요 축복이다
마냥 가슴을 옥죄어 오듯
끓어오르는 설움이 불질하거든
실낱같은 그리움도 훌훌 털어
굽이치는 강물에 부려도 보고
어쩌다 허전한 날은
문설주에 귀 대고 낮 달의
낮은 음계를 헤아려도 볼 일이며,
비움으로서 넉넉해지고
소실로서 아름다울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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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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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로서 아름다울 수 있는
그대 가슴에 점 하나 찍어 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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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손에 우주를 쥘 수도 있어
마음의 눈을 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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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가슴에 점 하나 찍어 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