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의 사이코패스, '양복 입은 뱀'①
“노래 가사(words)는 알지만 음악(music)은 모르는 자들”
타인의 감정이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psychopath·정신병질자)에 대해 한 학자는 이렇게 묘사했다. 일반적으로 사이코패스는 ‘슬픔’, ‘괴로움’과 같은 감정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가슴’으로는 알지 못한다. 이 때문에 어떤 이들은 사이코패스가 ‘뱀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화려한 언변과 묘한 신뢰감, 또 경계심을 무너뜨리는 매력으로 사람을 홀리는 사이코패스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사람들을 교묘하게 또는 악랄하게 이용하는 가면을 쓴 뱀이다. 이런 뱀들이 단순히 TV에 나오는 강력범죄자들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섞여 들어있다면? 피 튀기는 경쟁이 만연한 정글, 현대사회의 직장은 특히 이런 사이코패스들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이들은 특유의 냉혹함과 뻔뻔함, 목표에 대한 집착으로 동료 직장인들을 괴롭히며 조직을 와해시킨다. 적(敵)을 알아야 승리할 수 있는 법. 직장 내의 사이코패스, ‘양복 입은 뱀’에 대해 알아보자.
타인의 감정이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psychopath·정신병질자)에 대해 한 학자는 이렇게 묘사했다. 일반적으로 사이코패스는 ‘슬픔’, ‘괴로움’과 같은 감정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가슴’으로는 알지 못한다. 이 때문에 어떤 이들은 사이코패스가 ‘뱀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화려한 언변과 묘한 신뢰감, 또 경계심을 무너뜨리는 매력으로 사람을 홀리는 사이코패스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사람들을 교묘하게 또는 악랄하게 이용하는 가면을 쓴 뱀이다. 이런 뱀들이 단순히 TV에 나오는 강력범죄자들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섞여 들어있다면? 피 튀기는 경쟁이 만연한 정글, 현대사회의 직장은 특히 이런 사이코패스들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이들은 특유의 냉혹함과 뻔뻔함, 목표에 대한 집착으로 동료 직장인들을 괴롭히며 조직을 와해시킨다. 적(敵)을 알아야 승리할 수 있는 법. 직장 내의 사이코패스, ‘양복 입은 뱀’에 대해 알아보자.
‘중졸(중학교 졸업)’이 명문대생을 사칭해 수업도 듣고, 동아리 활동도 하며 심지어 졸업앨범에까지 실릴 뻔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큰 화제가 됐던 ‘명문대생 사칭사건’의 주인공인 기업인 A씨는 그 대학의 교수가 결혼식 주례까지 설 만큼 학생과 교수를 감쪽같이 속였다. 그는 정체가 탄로 난 후에도 천연덕스럽게 대학 동문회에 참석하며 학창시절(?) 쌓은 인맥을 사업에 활용했다. 그는 사업을 시작하고나서 비교적 단기간에 좋은 실적을 거두는 등 성공신화를 쓰는 듯 했지만 이는 수천억 원대의 부실·불법대출, 고객자금 횡령 등 부정의 산물이었다. 부정이 들통 나자 그는 회사자금 수백억 원을 빼내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붙잡혔다.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일삼고 드러나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A씨는 사이코패스 여부의 판정을 받지는 않았지만, 박병호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는 “A씨의 행보가 화이트칼라 사이코패스의 특징을 일부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 파산의 주범이자 마지막 CEO(최고경영자)였던 리처드 펄드(Fuld)도 극도의 나르시시즘과 오만불손함, 사람 면전(面前)에서 ‘심장을 산 채로 뜯어내 씹어 먹겠다’라는 악담을 퍼붓는 공격성을 보였는데, 이를 종합하면 전형적인 사이코패스형 인간이다.
현대 직장문화에 최적화된 사이코패스
흔히들 사이코패스(Psychopath)라고 하면 김상훈이나 10명의 여성을 교살(絞殺)한 연쇄살인범 강호순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실제로 범죄를 저질러 수감된 이들의 상당수가 사이코패스다. 현재 수용된 범죄자의 15~25%가 사이코패스 진단을 받았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중(重)구금시설의 절반 이상이 사이코패스로 진단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처럼 잔혹한 범죄를 저질러 대중에 알려지는 경우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수면 아래 숨겨진 빙산의 거대한 아랫부분에는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우리 주변 곳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이코패스들이 있다. 특히 이들과 자주 마주칠 수 있는 곳은 직장이다. 이들은 앞서 소개된 A씨나 리처드 펄드처럼 횡령이나 장부 조작 등 화이트칼라 범죄를 서슴지 않고 저지른다.
사이코패스는 100명 중 1명꼴로 의외로 많지만 아직 놀라긴 이르다. 직장에서는 그 비율이 100명당 3.5명으로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의 직장에선 성공만을 추구하는 냉혈한(冷血漢)이 성공한다. 이들은 거짓말이나 사기에 능통하고 이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며 자신 이외의 사람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다. 물질적인 성공이 제1의 목표인 기업문화 속에서 사이코패스는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다.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이코패스의 대표적인 특성은 부하직원을 야단칠 때 잘 나타난다. 사람의 감정을 가슴이 아닌 머리로만 이해하는 사이코패스는 타인의 감정이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한다. 부하직원이 아프든 상(喪)을 당하든 ‘퇴근하고 싶으면 일단 일부터 끝내’라고 눈 하나 깜짝 않고 말할 수 있는 냉혹함을 갖춘 직장인 사이코패스는 실적 향상을 위해 학대에 가까운 대우로 부하 직원의 역량을 최대한 뽑아먹는다. <②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