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의 2009년은 꿈의 시즌이었다. 관중 600만 명 문턱까지 치고 올라간 인기 절정의 해였다. 그래서 2010시즌에 대한 기대는 더욱 크다. 물론 야구인들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힘들게 쌓아놓은 공든탑을 더 높이 쌓기 위해 더 많은 땀방울도 필요하다. 희망의 2010년, 그래서 프로야구는 또 다른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덧붙여 흥밋거리도 많다. 2010시즌에는 얼마나 더 재미있어질까.
빠른 개막
2010년, 팬들은 더 빨리 프로야구를 만날 수 있다.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빠른 3월27일 문이 열린다. 시범경기는 3월 6일 시작된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을 감안, 일정을 앞당겼다.
빠른 개막에 따른 영향도 있다. 준비기간의 단축이다. 이에 대해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감독은 “개막이 빠른 만큼 전지훈련을 빨리 가야 되는데 선수협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니 조금 난감하다”라고 한다. 선수협은 대의원회의를 열어 ‘비활동기간인 12월1일부터 익년 1월15일 이전에 소집 훈련을 하거나 1월20일 이전에 전지훈련을 떠나는 경우, 해당 선수단 상조회에 벌금 5000만 원을 부과한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10일 정도 줄어들 훈련기간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시즌초반 한 가지 변수는 될 수 있을 듯하다.
규정 엄수
내년부터 공개적으로 ‘그라운드의 판관’을 비난하면 안 된다. 8개구단 단장들은 2009년 워크샵에서 ‘구단관계자, 감독, 코치, 선수가 심판, 기록위원의 판정을 공개적으로 비난할 경우 대회요강 벌칙내규 기타 1항(경고,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제재금 500만 원 이하)을 강력하게 시행한다’고 합의했다. 공식 판정은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벤치에서의 노트북과 휴대폰 사용도 금지된다. ‘불공정 정보 입수 및 관련 행위 금지 조항’인 대회요강 26조 2항이 엄격히 적용된다. 따라서 감독들은 벤치 밖의 전력분석원의 분석자료를 직접 건네받아 작전을 짜야 한다.
경기 스피드업
프로야구의 영원한 숙제가 있다. 시간과의 싸움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영화도 2시간이 넘어가면 지루한 법. 프로야구도 예외는 아니다. 3시간 넘어 4시간에 접어들면 팬들은 좀이 쑤신다. 흥미도 반감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각 구단이 이 시간과 싸운다. 일단 5회 종료 후 실시하는 클리닝타임을 없앴다. 내년에는 ‘볼일을 참다 5회 끝나고 가야지’하고 마음을 먹으면 안된다. 대신 3, 5, 7회에 그라운드 정비시간을 갖는다. 이와 함께 KBO는 세미나 등을 열어 경기 스피드업을 위한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도핑테스트 강화와 경기방식 변화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의 약물복용에 대한 의혹이 있었다. 2010년부터는 이 의혹을 사전에 차단한다. 외국인 선수는 계약전 해외전지훈련 기간 도핑검사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 국내선수에 대한 검사도 강화된다. 시즌 중에만 실시하던 것을 포스트시즌에도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월요일 경기와 더블헤더는 열리지 않는다. 2군의 경기수는 현행 팀당 북부리그 89경기, 남부리그 90경기에서 100경기 정도로 늘어난다.
사상 첫 다년계약 인정
프로야구판에는 분명히 다년계약이 존재한다. 하지만 규약상 다년계약은 인정되지 않는다. 구단들이 자유계약선수(FA)와 다년계약을 하고도 ‘1년에 연봉 얼마’식으로 발표하는 이유다.
내년부터는, 적어도 FA만큼은 ‘눈 가리고 아웅’식의 발표는 안 해도 된다. FA의 경우 다년계약 및 계약금을 인정하기로 각 구단 단장들이 합의를 했다. 타구단 소속 FA 영입시 적용했던 직전시즌 연봉의 50% 인상 상한선도 폐지키로 했다. 또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는 금메달을 따면 참가기간을 FA취득일수로 가산해준다. 그러나 FA 취득기간 등 좀 더 현실적인 FA 관련 문제는 아직 합의를 보지 못했다.
반면 외국인 선수의 경우는 현재와 같이 연봉상한선 30만 달러가 유지된다.
말 많았던 승률제도는?
풀지 못하고 해를 넘긴 한 가지 숙제가 있다. 2009시즌에 처음으로 실시됐던 ‘무승부=패’로 인정되는 승률제도다. 시즌 중에도 말이 많았던 만큼 2010시즌 가장 큰 관심사 중의 하나다.
이 제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KBO는 “무승부를 줄이는 데 실제 많은 효과가 있었다”며 유지를 주장한다. 하지만 구단 단장들의 과반수는 무승부를 승률계산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결론은 1월초에 날 예정이다.
2010 프로야구의 최대 관심사는 KIA의 2연패와 SK의 도전이다. ⓒ OSEN |
KIA의 수성과 SK의 반격
프로야구판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성적이다. 2010시즌 과연 어느 팀이, 어떤 선수가 정상을 달릴지가 가장 궁금하다. 이 중 최대 관심사는 KIA의 2연패와 SK의 도전이다. 물론 1년 재계약한 로이스터 감독이 이끌 롯데, 정상도전 길목에서 번번이 좌절한 두산의 성적도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KIA는 올시즌과 비교, 전력의 누수가 없다. 오히려 군에서 제대한 신용운, 신인들의 가세로 더 강해졌다. SK 역시 마찬가지다.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던 박경완과 김광현이 돌아온다. 그들만한 천군만마가 없다.
이 두 팀이 벌일 가능성이 높은 선두다툼은 가장 큰 이슈가 될 듯하다. 2009년 최고의 한국시리즈 명승부를 연출한 라이벌인만큼 팬들의 관심도 크다.
여기에 김태균(지바 롯데)과 이범호(소프트뱅크)가 빠진 한대화 감독의 한화, 박종훈 감독을 사령탑으로 맞이한 LG의 변신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히어로즈의 운명은
2009년말 야구판은 시끌벅적했다. ‘히어로즈 이택근의 LG 트레이드 사건’이 터지면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KBO는 “히어로즈가 가입금을 KBO가 아닌 LG와 두산에 직접 냈기 때문에 트레이드를 인정할 수 없다”고 승인을 유보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긴급 이사회도 열렸다.
그 때 결국 터질 것이 터졌다는 분위기였다. 재정확보가 힘든 히어로즈의 선수세일이 시작됐다고 걱정했다. 히어로즈의 주력 선수세일은 언제나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프로야구의 질적 저하 등 여러 가지 부작용도 우려된다. 한편으로는 히어로즈가 각종 반발과 어려움에 부딪히면서 구단을 어떻게 운영할 수 있을까가 시즌내내 핫이슈가 될 전망이다.
베이스볼 클래식 1월호 | 글. 신보순 스포츠조선 기자 / 사진. OSEN
첫댓글 올해도 재밋는 박진감있는 야구 부탁드리고
아시안겜에서도 금메달 기대해도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