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2> 연상호 연출, 넷플릭스 6부작 드라마, 2024년
스릴러가 가진 공식을 따르면서 꽤 지적 구성이다.
드라마의 끝을 보면 알겠지만, 지옥2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옥3가 있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부디 상업적 의도로 시청자에게 족쇄를 채우지 않기를 바란다. 그 얘기는 지옥3가 이미 1,2,3 완결된 구도로 창작되어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지옥은 3으로 빛을 잃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옥2의 전반부는 솔직히 몰입이 어려웠던 주인공을 바꾸어 진행하며 정부의 음모가 초점이 되면서 의도의 공식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약간은 식상했다. 그래도 부활한 장진수가 화살촉과 만나고 새진리회와 소도가 한 장소에서 만나는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리며 마지막까지는 몰입감이 거침이 없었다. 그래서 거기서 끝나길 바랬는데, 3이라니...
아무튼 지옥2는 국가 기구가 중심이 되어 종말론의 세계를 통제가능한 세계를 만들려는 구도로 만들어졌다. 연상호 감독 특유의 비판의식이 종교와 국가의 이데올로기로 향한다는 느낌을 주었다. 소도마저도 순수성을 잃고 목적 매몰되어 권력을 추구하며 어떤 이데올로기도 해답이 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부분의 대사가 인상적이다.
‘곧 세상이 멸망할 거에요. 그러니까 당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세요.’
‘우리 세상은 이제 새로 시작할 겁니다. 각자 원하는 세상으로 가세요.’
‘나는 너의 엄마가 되고 싶어.’
문득 드라마는 드라마 밖으로 나와 현대의 묵시적 상황에 대한 조언 같이 들린다. 그 점에서 이 영화는 현대 인류문명의 위기를 종말론적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각자의 길을 찾아가라고 말하는 것 같다. 전체를 해결하려는 모든 노력이, 즉 종교와 국가 같은 이데올로기와 폭력이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오히려 다른 누구가에게 이용만 될 수 있음을. 그러니 누구에 의존하기보다 자기 자신이 스스로 길을 찾아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