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살로니키6 - 바닷가에서 버스를 타고 언덕 위에 데살로니키 성채에 오르다!
어제 2024년 5월 4일 칼람바카에서 데살로니키 Thessaloniki 에 도착해 로만 포룸 Roman Forum
과 로톤다(Rotonda), 갈레리우스 개선문 The Arch of Galerius 과 레스고스 피르고스
(Λευκός Πύργος) 에다가 해적선과 Ote Tower 그리고 알렉산드로스 3세 대왕 기마상을 보았습니다.
오늘 5월 5일에는 여기 데살로니키 성채를 구경하고는 기차를 타고 멀리 서쪽 한시간 거리에
가서는 바울의 강단을 보고 돌아와 다시 아야 소피아 교회등 시내를 구경할 생각 입니다.
아침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갔더니 여긴 뷔페식으로 음식이 잘 나오는 편인데..... 텔레비전에는
그리스 여러 관광지 소개가 나오니 역시나 그리스는 해변과 해수욕장의 나라인가 합니다.
그런데 음식 중에 계란 색깔이 특이하게도 붉은색이라 어리둥잘해서 쳐다보니 식당 아주머니가 와서
설명을 하니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울 마눌이 얼른 알아듣고는 부활절 an Easter Egg 계란 이랍니다.
그런데 아주머니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울 마눌에게 붉은 계란을 하나 집으라고
말하더니 서로 손에 쥐고 계란끼리 부딪쳐서 마눌의 것이 깨어지자.....
저 아주머니는 신이난 표정으로 자기가 이겼다면서 마눌의 계란을 뺏어갑니다?
호텔 주인에게 물으니 Acropolis Walls (Byzantine City Walls) 성채로 가는 버스는
바닷가 에서 출발한다기에 지도에 표시를 해 달라고 해서 호텔을 남쪽으로
걷는데.... 아리스토텔레스 광장 Aristotelous Square 한켠에서 버스가 출발한답니다.
성채에 오를 때는 24번이고 내려올 때는 23번으로 번호가 바뀌는 것 같은데...
버스는 배차 간격이 꽤 길어서 시간이 맞지 않으면 버스
정류장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니 내려갈 때는 그냥 걸어 내려오는게 좋습니다.
버스는 꼬불꼬불한 S 자 언덕길을 아슬아슬하게 오르내리니 부산 산복도로 풍경을 떠올리는데
아리스토텔레스 광장 (Πλατεία Αριστοτέλους, Aristotelous Square) 이 종점 입니다.
테살로니키의 번화가이자 중심인 아리스토텔레스 광장은 1918년 프랑스
건축가에 의해 설계되었으나 대부분은 1950년대에 지어졌다고 하는데
광장은 에게해를 따라 테르마이코스만 (Thermaic Gulf) 에 연해 있습니다.
광장 한쪽에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대제국을 건설한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스승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동상이 있는데..... 광장은 크리스마스와
새해 행사를 비롯해 테살로니키의 거의 모든 집회와 행사가 열리는 곳이라고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 광장을 보면서 문득 강용수 고려대 연구원이 동아일보에 쓴 “
아리스토텔레스 ‘친구는 없다’ VS 니체 ‘적은 없다’“ 라는 글이 떠오르니....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주제 중에 하나는 우정이다. 친구들 간의 우애를 뜻하는 필리아
(philia) 는 성적 사랑을 나타내는 에로스(eros), 환대와 호의를 뜻하는 아가페 (agape) 와 구분된다.
philia 는 반대말인 적과 대비되면서 정치철학에서 중요한 논쟁거리가 되었다.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정의란 친구를 이롭게 하고 적을 해롭게 하는 데 발휘하는 유능함’ 이다. 따라서 단순히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 삶과 죽음을 가르는 정치적 행위에서 적과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동지 개념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정을 유익 함(이익), 즐거움 (쾌락), 선 (덕) 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한다.
첫째, ‘유익함’ 을 나누는 관계다. 사업처럼 서로 이익이 될 때 유지되는 돈독한 사이를
뜻한다. 둘째, ‘즐거움’ 을 함께 추구하는 관계다. 취미가 같다면 함께할 때 즐거움이
더 커지기 마련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우정은 보통 이러한 두 가지 유형에 속한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가 가장 가치 있다고 여긴 우정은 셋째, ‘선’을 함께 추구하는 것이다. 첫째, 둘째
우정이 부차적인 것이라면 셋째 우정이 가장 완벽한 형태를 갖춘 것이다. 우리는 친구와 모든
종류의 기쁨, 슬픔을 함께 하면서 동시에 상호 경쟁을 통해 지적이고 도덕적으로 자신을 완성해
나갈 수 있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우정이야말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최고의 완전한 덕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정은 끊임없는 덕의 활동을 통해 얻어지는 인간적 가치다. 따라서 우정을 통해
성장하고 고귀한 덕을 실천하면서 완전함과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 우정은 타산적,
순간적인 쾌락이 아니라 공동의 목적인 선을 추구하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해야한다.
한마디로 친구란 나와 ‘하나의 영혼’ 을 공유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생각이 같고
늘 친숙한 사람으로 남아 영원한 동지가 되며 곁에 두고 싶은 사람만이
친구로 남아 삶의 일부가 된다. 우정이야말로 행복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이다.
반전이 있는데, 아리스토텔레스가 죽기 전 ‘오, 나의 친구들이여, 친구란 없다’ 라는 말을 남겼
다는 것이다. 전기 작가 라에르티오스 (Diogenes Laertius) 에 의해 아리스토텔레스가
했던 말이라고 전해진다. 다만 정작 아리스토텔레스의 텍스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데리다(J Derrida) 는 ‘우정의 정치학’ 에서 전통적으로 대립각을 세웠던 ‘적과 동지’ 의 개념이 어떻게
해체되는지 분석한다. 니체가 앞서 그의 작품에서 바보의 입을 빌려 ‘적은 없다’ 고 하는데 이를 참고
한다. ‘친구는 없다’ 는 주장과 ‘적은 없다’ 는 주장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맞는지는 각자가 판단할 문제다.
그러나 오늘날 자신의 생각과 같은 사람만을 ‘친구’ 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적’ 으로 증오하는
현실을 보면 ‘적이 없다’ 는 니체의 말에 더 공감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회적 갈등과 대립을
줄이기 위해서는 늘 같음만을 추구하기 보다 차이에 대한 관용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윽고 ΑΓΙΑΣ ΣΟΦΙΑΣ 행 23번 버스가 오더니 그냥 지나가 버리고 그뒤 24번 버스가 서기에 올라타는
데.... 티켓을 구입하지 못했기로 버스 기사에게 사는데 원래는 1.8 유로라 2유로씩 4유로를
주니 기사는 잔돈이 없는지 아님 현금 승차는 더 비싸서 2유로인지는 몰라도 거슬러 주지는 않습니다.
버스는 우리가 보았던 로만 포룸 근처를 지나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여기 언덕길을 제법 한참 올라서
Acropolis Walls (Byzantine City Walls) 큰 성채의 문으로 들어가사도 조금 더 지나서 멈춥니다.
데살로니키시의 북쪽 언덕에 자리한 아크로폴리스벽 성채 Acropolis Walls (Byzantine
City Walls) 는 높은 산 정상에 위치한지라 시내와 바다를 조망하기 좋은 곳입니다.
이 성채는 데살로니키의 언덕 위 아노폴리 지역에 있는 비잔틴 성벽 (Τείχη της Θεσσαλονίκης) 로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는데 다행히도 15번 버스가 언덕길을 오르내리는데 자주 있지는 않습니다.
여기 비잔틴 성벽은 4세기 경에 지어졌으니 테살로니키의 고대 건축 양식을 잘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성을 쌓을 때 고대 로마의 기념물에서 가져온 대리석을 포함한 석재가 사용되기도
했다는데 건설 당시에는 몇개의 성문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현재는 남문이 유일하게 남아 있습니다.
19세기 후반에 도시 확장 공사를 하면서 성벽의 대부분이 철거되었기 때문으로 성벽은
에그나티아 길 (Egnatia Road) 서쪽 끝에서 언덕을 따라 곡선 형태로 지어졌습니다.
폐허로 남아 있는 성벽 북쪽 엡타피르지오 (Eptapyrgio) 는 요새의 일부로 외부 방어선이 무너졌을
때 도시를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 역할을 했던 곳이며 성벽에서 가장 높은
곳은 트리고니온 타워(채인 타워 Πύργος Τριγωνίου (Αλύσεως), Trigonion(Chain) Tower) 입니다.
성채의 트리고니온 타워는 오스만 제국 시절인 15세기 후반에 지어진 것이라고 하는데 타워
꼭대기로 올라가면 시야가 탁 트여서 테살로니키 시내와 에게해를 한눈에 담을 수
있고, 맑은 날에는 올림푸스 산 까지도 볼 수 있다고 하며..... 특히 일몰이 아름답다고 합니다.
데살로니키는 테살로니카 (Thessalonica) 라고도 하는데, BC 315년 마케도니아의 왕 카산도로스
(Kasandros, 재위 B.C. 316~B.C. 297) 가 건설하였고 왕비인 데살로니카의 이름을 따서
이름을 지었으며 BC 146년 이후 로마 시대에는 속령(屬領) 마케도니아의 제일 큰 도시로 번영합니다.
양항(良港)인 동시에 바르다르강과 모라바강에 의해 도나우강과 연결된다. 유럽 내륙 의 출구에 해당하며
아드리아해(海)와 비잔틴을 연결하는 에그나티아 가도(街道) 중간에 있는 교통상 중요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번영하였으니 1세기에 사도 바울로가 이곳에 교회를 세웠고 305년
갈레리우스 황제가 페르시아를 정복한 것을 기리기 위해 개선문을 건설했는데 오늘날까지 남아있습니다.
동로마 시대에 콘스탄티노폴리스 다음 가는 도시로 번영하였고, 성소피아교회 등 수많은 교회가 세워졌고
현재도 아테네 다음 가는 그리스 제2의 도시로 발전하고 있으며 매년 9월에는 국제시장이
열리는데, 아테네를 제외하고 그리스에서 대학교가 있는 곳은 이곳뿐이며 세계유산목록에 등록돼 있습니다.
사도 바울이 선교여행 중 여기서 서간 『테살로니카 서(書) 』를 보냈다. 300년경,
로마황제 갈레리우스 (Galerius, 재위 305~311)는 많은 건물을
지었고 부조로 장식된 『갈레리우스의 문』 과 궁전 터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비잔틴 시대에는 제국 제2의 도시로서 정치 ∙ 문화 양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13세기에는
십자군이 일으킨 프랑크 왕국의 수도가 되었으나, 그후 다시 비잔틴 제국의 손에 넘어갑니다.
1423년 약체화된 제국은 도시를 베네치아 지배하에 빼앗기고 그후 7년 후에는 터키
점령하에 들어갔으나, 1912년 그리스 독립과 함께 그리스 제2도시로서
현재에 이르는데.... 고대 말기의 유적 외에 특히 비잔틴 시대 건축미술의 보고입니다.
성당은 아기오스 게오르기오스(4세기), 오시오스 다비드 (5세기), 아히로피토스 (470경), 아기오스 ∙
디 ∙ 데미트리오스 (5~8세기), 아기아소피아 (8~10세기), 파나기아 하르키온
(1028경), 아기오스 ∙니콜라오스∙오르파노스(14세기), 아기 아포스툴리 (14세기) 등이 있습니다.
시의 육지쪽 고대 (高台) 에는 5세기에서 4 세기에 축조된 비잔틴 시대의 시벽
(市壁) 과 문, 탑이 남아 있으며...... 고고미술관은 마케도니아 지방에서
수집한 선사시대로 부터 비잔틴 시대 까지의 중요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성문 가까운 곳에 ACOSTA Flavors Factory 레스토랑이 있는데, 맥주와 문어 구이,
피자, 수블리키, 짜지기 등 그리스 요리는 꽤 맛있으며 특히 문어 구이는
그리스의 여러 도시에서 먹어 본 것들 보다도 식감이 가장 부드럽고 맛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