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 팀이 참가해 열전을 벌일 제56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가 오는 5월 20일부터 개막된다. 올해 고교야구는 2002 한-일 월드컵 때문에 4~5월 사이에 3개 대회를 치르는 강행군을 하고 있는 것. 이번 대회 판도를 미리 살펴보도록 하겠다.
A조 [마산고-충암고 승자] VS 광주일고
대통령배, 청룡기의 패자(覇者) 광주일고로선 무난한 조 편성에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쉴 듯. 일단 첫판 부전승으로 투수력을 아끼고 들어갈 수 있는 데다 상대할 팀 또한 아직 올해 전국대회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광주일고의 3관왕 달성은 일단 낙관적으로 보인다.
B조 [인창고-천안북일고 승자] VS [서울고-춘천고 승자]
대통령배 2회전에서 성남고에 연장접전 끝에 패했던 막강 타선의 인창고와 대통령배 준우승팀 천안북일의 대결이 1회전 최고의 빅 게임이 될 듯. 북일은 힘겨운 1회전을 통과하더라도 대통령배 때의 패배를 설욕하려들 서울고와 맞설 가능성이 커 광주일고를 상대하기 전 넘어야 할 벽이 많다.
C조 [대전고-휘문고 승자] VS 제주관광산업고
청룡기 8강전에 이어 다시 만난 대전-휘문의 리턴매치가 관심을 끈다. 다음 게임이 비교적 부담이 덜한 신생 제주관광산업고와의 대결인지라 첫판부터 불꽃을 튀길 듯. 휘문 에이스 우규민에게 15개의 삼진을 당했던 대전고 타자들이 얼마나 연구를 했을지 지켜보자.
D조 [경주고-안산공고 승자] VS 성남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강한 전력임에도 4강에도 들지 못한 성남고는 이번대회가 다급하다. 다행히 이번에는 제대로 된 대진표를 받아들었다. 경주고와 안산공고가 지난 청룡기에서 타선의 힘을 보여주긴 했지만 성남고가 8강까지는 무난히 진출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휘문 혹은 대전고와 대결하게 될 준준결승전에서도 1회전을 거치지 않은 성남 쪽이 더 유리한 조건에서 싸울 수 있을 것이다.
E조 [선린인터넷고-부산고] VS [야탑고-전주고]
4팀의 전력이 큰 차이가 없지만 여러 면에서 부산고의 8강 진출이 예상된다. 선린인터넷고는 청룡기때 좋은 활약을 보인 2학년 투수 윤희상이 전력에서 제외되어 있고, 전주고는 에이스 신대길이 아직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야탑고는 저학년 위주로 구성되어있어 분위기에 휩쓸리는 단점을 갖고 있다.
F조 [대구상고-세광고] VS 경기고
세광고를 제외하고는 올해 전국대회 첫 출전인 팀들이라 예상이 쉽지 않다. 경기고는 타선의 힘은 좋으나 투-포수력의 약점이 여전한 문제를 안고있어 쉽지 않은 본선여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G조 [배재고-경동고] VS [원주고-효천고]
경동고가 대통령배 8강에 든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팀은 올해 전국대회 첫 출전일 정도로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H조 [경남고-광문고] VS 동산고
환상의 대진운으로 청룡기 준우승을 차지했던 경남고가 이번에도 좋은 대진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1~2회전의 상대들은 다소 껄끄러워 졌는데... 1회전 상대인 광문고는 서울의 신생팀이긴 하지만 타선의 파워는 상당히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광문고를 넘어서더라도 청소년대표출신의 에이스 송은범이 지키는 동산고와 부담스런 일전을 치러야 한다. 대진 편성상 이 고비만 넘어서면 결승진출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경남고지만 얼마 전에 끝난 청룡기에서 결승까지 가느라 지친 선수들이 얼마나 회복되었느냐가 관건이라 하겠다.
대통령배와 청룡기를 석권하며 2002 고교야구의 절대강자로 군림중인 광주일고가 과연 이번 황금사자기 마저 가져갈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인데... 일단 객관적인 전력과 대진표 구성상으로는 준결승에서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이는 성남고전만 잘 넘긴다면 또 한번의 우승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단, 이것은 자만심이나 예기치 못했던 부상 등 내부의 적과 광주일고의 독식을 경계하는 누군가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하는 경우에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