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詩 읽기] 동해바다 (신경림)
친구가 원수보다 더 미워지는 날
*출처=픽사베이
친구가 원수보다 더 미워지는 날이 많다
티끌만 한 잘못이 맷방석만 하게
동산만하게 커 보이는 때가 많다
그래서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남에게 엄격해지고 내게는 너그러워지나 보다
돌처럼 잘아지고 굳어지나보다
멀리 동해 바다를 내려다보며 생각한다
널따란 바다처럼 너그러워질 수는 없을까
깊고 짙푸른 바다처럼
감싸고 끌어안고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스스로는 억센 파도로 다스리면서
제 몸은 맵고 모진 매로 채찍질하면서
신경림(1936~), 시인
괜시리 남이 미워지고 불평이 많아질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동해바다와 같이 넓은 포용력을 가질 수 있길 바라게 된다.
돌과 같이 너그럽지 못한 옹졸한 존재에서 벗어나 동해바다와 같이 관용을 베푸는 사람이 되길 소망한다.
동국대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농촌의 현실을 소재로 농민의 소외된 삶을 그린 <농무>(1971)를 발표하면서 민중시인으로서 입지를 확보하였다.
1973년 제1회 만해문학상, 1981년 제8회 한국문학작가상을 수상하였다. 시집으로 《새재》(1979), 《달넘세》(1985), 《남한강》(1987) 등이 있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