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방영된 SBS <그것이알고싶다>에서는 유명 연예인의 자살이 수면제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수면제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문제를 다뤘습니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충격적인 사실은 수면제의 부작용 중 하나가 자살충동이라는 것인데요. 이 내용은 한 자살 연예인의 지인으로 소개된 사람의 인터뷰로부터 시작됐습니다.
그가 옆에서 지켜본 자살 연예인은 수면제 중독 상태에 빠져 있었다고 합니다. 하루 10알을 넘게 먹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는데요. 실제 수면제를 먹고 나서 일시적 기억상실을 보이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다며, 그는 수면제가 직접적인 자살 원인이었음을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수면제 약을 검색 해 보니 약의 부작용 중 하나가 자살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같은 내용은 또 다른 자살 연예인의 전 기획사 관계자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나왔는데요. 수면제를 먹고 나서 잠들기 전까지의 상황은 기억을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 무의식의 상태에서 순간적이고 충동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건데요. 그는 직접 약을 타다 주기도 했다는군요.
최근 몇 년간 자살한 연예인의 공통점을 보면 소름이 끼칩니다. 불면증에 시달려 수면제를 장기간 복용했거나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 있었다는 겁니다. 하나 같이 유서도 쓰지 않고 세상을 떠났죠.
가슴 아픈 기억을 되돌리는 것 자체가 유가족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그것이알고싶다> 제작진은 MC의 입을 통해 같은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방송을 기획했다고 밝힙니다. 이 같은 생각은 제보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말이죠.
수면제의 부작용이 ‘자살’이다. 정말 충격적이지 않나요? 문제는 장기 복용에 있습니다.
우리는 술과 담배, 인스턴트 식품 등과 같이 몸에 해로운 것들을 알면서도 마시고, 피고, 먹습니다. 그 중에서도 담배는 마약과도 같은 중독성을 갖고 있어 매우 끊기 힘든 게 사실인데요. 하지만 몸에 좋지 않다 할지라도 당장 살고 죽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같은 중독성을 지닌 수면제의 경우는 어떨까요. 단 한 번이라도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릅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정말 무서운 약인 거죠. 보다 쉽게 잠을 자려다가 평생 자게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날 방송에는 여러 명의 수면제 장기 복용자가 나왔는데요. 공통점은 수면제 복용 이후 이상행동을 보이는데, 다음 날이 되면 기억이 없다는 것입니다.
기억이 없다. 즉, 무의식 상태에서 이상행동을 보인다는 말인데요. 만약 수면제를 먹고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다음 날 죽어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이 얼마나 후회되고 원통한 일입니까.
방송이 중반으로 치닫자 놀랄만한 내용이 또 하나 나오더군요.
제작진은 수면제를 만드는 제약회사에 수면제와 이상행동간의 연광성에 대해 문의를 했는데요. 아직 그와 같은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답변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수면제 연구 박사는 인터뷰를 통해 “수면제 생산 제약회사는 자신들의 이익 때문에 연관성에 대한 입증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내용의 말을 합니다. 제약회사가 수익을 이유로 수면제의 위험성을 숨기려한다는 것인데요. 경제논리에서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충격적이지 않나요?
문제는 또 있습니다. 의약업계의 안이한 행동이 한 생명을 죽음의 길로 이끌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방송은 모든 병원에서 수면제를 취급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환자들에게 너무 쉽게 약을 주고 있는 행태를 지적했습니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수면제를 쉽게 주면서도 부작용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요. 알면서도 모르는 척 주는 게 아니라, 수면장애에 대한 지식부족 때문에 몰라서 설명을 못 해주는 경우도 많다는 겁니다.
환자들에게 너무도 쉽게, 아무렇지 않게 수면제를 처방하고 있는 의사, 약사들도 자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행히 12월부터 DUR(Drug Utilization Review)이라는 ‘의약품처방조제지원시스템’이 적용된다는데요. 쉽게 말해 약의 중복처방을 막는 제도라는군요. 제대로만 시행되면 수면제의 과다복용이나 장기복용을 막을 수는 있겠지만, 글쎄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스스로 죽고 사는 문제는 무엇보다 본인 의지에 달려 있겠지만, 이미 약의 중독 상태에 빠져 버린다면 의지와는 상관없는 문제입니다. 저도 불면증에 시달려 봐서 알지만 그 고통에서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은데, 정말 쉬운 문제가 아니죠. 그렇다고 약에 기대서는 안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되냐구요? 방송에서도 마지막에 살짝 밝혔듯 가장 현명한 방법은 심리치료입니다. 마음의 병은 마음으로 고쳐야 합니다.
제2, 제3의 수면제로 인한 자살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며 엉성한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