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상장 이틀째 시가총액 41조를 돌파하며 단숨에 시가총액 10위로 올라섰다. KB금융그룹 시가총액 21조원의 두배를 웃도는 금액이다. 전문가들은 카뱅의 주가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전망한다. 전통적인 은행 업무가 아닌 플랫폼 사업다각화와 2030세대들이 뒷받침 되면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장 이틀째인 카카오뱅크는 이날 종가 7만8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카뱅 주가는 장중 한때 8만9100원을 기록하며 9만원선을 넘보기도 했다. 상장 첫날이었던 지난 6일 시초가 5만3700원 대비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6만9800원으로 마감한데 이어 이틀째도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다. 3만9000원으로 결정된 카뱅의 공모가가 고평가라는 우려에도 상장 이틀만에 공모가 두 배를 넘어선 셈이다.
시가총액도 단숨에 업계 10위로 올라섰다. 상장 첫날에는 종가기준 3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이틀째인 오늘 7조원 가량 급증해 41조를 넘어섰다. 이는 시가총액 11위와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셀트리온(35조원)과 기아차(34조원)를 넘어서는 규모다.
국내 1위 은행인 KB금융의 시가총액 21조9000억원도 훌쩍 넘겼다. 금융지주 2위인 신한지주(20조)와 3위 하나금융지주(13조)의 시가총액을 합한 것과 맞먹는 규모다.
이와 관련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뱅의 주가가 8만원 이상으로 유지될 것이라 예상했다. 김 교수는 "상장 전 카카오뱅크의 적정 주가를 2만5000원으로 제시한 곳도 있었는데 이는 단순히 수익구조를 일반은행과 같은 기준으로 비교했을 뿐 아니라 인터넷 확장성을 잘 모르고 분석한 것"이라며 카카오뱅크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카뱅은 국내 은행 중에서 이용률 1위 기업이고 올 1분기도 흑자를 기록했다"며 "주가는 미래가치를 반영하는 것으로 카뱅이 카카오증권, 페이 등 자회사들과 연계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과 2030세대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은행이라는 점에서 성장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카뱅의 200이 넘는 퍼(PER)는 전통적인 은행업에서는 나올 수 없는 수치"라며 "카뱅의 높은 주가는 은행으로서가 아니라 플랫폼 기업으로서 받은 평가"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들은 예대마진 등 전통적 은행업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웹툰, 페이, 증권, 카카오톡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수입다각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 기대감이 지금의 주가가치를 반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주가는 카뱅에 대한 시장 평가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은행들도 플랫폼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카뱅의 주가가 고평가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카뱅의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는데 대다수 동의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주가는 플렛폼 벨류에이션만 인정된 것이며 은행으로서의 본업이 드러나면 고평가 국면도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레스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