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분 기도 1205. 전례는 쇼가 아니다! (241030)
더하지도 말고, 빼지도 말고, 고치지도 마라.
임의로 바꾸지 마라. 신자들 분심들게 하지 마라.
미사경문 지침대로 손짓, 몸짓, 곧이곧대로 하라.
신자들 감동시키려고 살짝 바꿨다고?
사제의 감동인가, 예수님의 감동인가?
그런 융통성은 오랜 연륜과 지혜가 쌓여야 통하는 법이다.
그러니 병아리가 독수리 흉내 내는 것만큼 꼴불견도 없다!
얼치기 도사 흉내 내느니 딱딱하고 고지식한 전례가 낫다.
제대에서 쑈하지 마라. 뭘 보여주려 하지 마라.
미사의 주인공은 그리스도이지 사제가 아니다.
전례는 사제의 개성이 드러나지 않을수록 좋다.
누가 됐든 예수님께 안내하는 것이 핵심이다.
ex opera operato “행위 그 자체로 유효하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유명한 이 선언은 아무리 막돼먹은 사제라도
그 인격에 앞서는 은총과 신앙때문에 성사행위가 유효하다는 뜻이지만
바로 그 이유때문에 성사집행에서 사제의 인성과 개성이 최소한으로 드러나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독서와 복음 묵상을 하지 못했다면 아예 강론을 하지 마라.
대중문화 흉내내지 말고 주님 말씀이나 제대로 전달하라.
복음 말씀이 핵심이다. 금언, 명언, 예화는 양념일 뿐이다.
어줍잖은 친교의 이름으로 성찬례를 남용하지 마라.
감사송, 성찬 제정, 성체 성혈 거양, 신앙의 신비여...
제발 부탁드리는데 더하지도 빼지도 바꾸지도 마라.
튀는 제스처 하지 마라!
예수님이 먼저 떠 올라야지,
사제의 몸짓이 돋보여서야 되겠는가?
주님과 교우들의 '평화'를 위해 '평화의 인사'는 짧고 굵게!
"손에 손잡고, 껴안고" 다 좋은데 무도회장으로 만들진 말자!
성가는 성가대와 일반신자들이 함께 부를 수 있어야 한다.
미사를 난해한 기교의 전문 클래식 공연으로 만들지 마라.
전례는 예수님의 친교이자 희생제사다!
기본에 충실하라. 흥미거리로 전례를 예능화시키지 마라.
흥미로운 전례보다 차라리 딱딱하고 지루한 전례가 낫다.
이진현 신부, 배 가밀라 수녀님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