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특파원 칼럼
[특파원 리포트] 한국이 대북 제재 ‘구멍’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입력 2024.04.23. 03:00
https://www.chosun.com/opinion/correspondent_column/2024/04/23/VLLLXWBMHZGJZA6EP465QRSRAY/
미 워싱턴DC의 비영리 단체 '아웃로 오션 프로젝트'는 작년 중국의 수산물 가공 공장들이 밀집한 단둥에 조사관들을 파견해 북한 노동자들을 20명을 인터뷰했다. 천명이 넘는 북한 주민들이 학대 받으면서 이 지역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 사진은 조사관들이 북한 주민들의 증언을 받아적은 기록. /아웃 오션 프로젝트
간나, 머저리, 돌대가리. 중국 단둥의 수산물 공장에서 일하는 한 북한 여성 노동자는 이런 상욕을 매일 듣는다고 했다. 그는 하루 18시간 동안 좁은 공간에서 바지락을 손질한다. 꾸물거리면 북한 당국이 감시를 위해 파견한 관리자들에게 두드려 맞았다. 다른 북한 주민은 공장 관리들이 걸핏하면 성관계를 강요한다고 했다. 견디다 못한 노동자들이 목숨을 끊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빈손으론 못 가는데…. 지치고, 사는 게 힘들어 슬픕니다.”
미 워싱턴DC의 비영리 단체 ‘아웃로 오션 프로젝트’는 작년 중국인 조사관들을 고용해 단둥에서 일하는 북한 주민 20명을 만나게 했다. 생생한 증언이 담긴 필사본을 미국으로 전송받았다. 중국은 북한 노동자 고용을 부인해 왔다. 유엔 제재 위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소 공장 15곳에서 1000명이 넘는 북 노동자들이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단둥엔 이런 공장이 수백 개 있다. 북한 당국은 이들 수입의 90%를 가져간다. 북한 주민들의 ‘노예 노동’으로 나오는 돈이 고스란히 김정은의 핵(核) 개발에 쓰이는 구조가 확인됐다.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에서 북한 문제는 갈수록 ‘뒷전’이 되어간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 단체가 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미 정가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북한 주민들이 강제 노동으로 만든 중국 수산물이 미국에서 대량 유통된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연방법 위반이다. 의회 청문회가 열렸고 월마트, 맥도널드 등 대형 기업들이 다급하게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했다.
2019년 12월 5일 북한과 국경을 맞댄 중국 단둥시에서 공장으로 출근하는 북한 노동자들. /공공부문
본지는 최근 이 단체와 함께 중국 회사들의 무역 자료 등을 분석해 이 중국 수산물들이 한국으로도 수입된다고 보도했다. 일부 초기 자료로 확인된 것만 수백 톤이다. 부끄럽지만 이런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북 핵·미사일 위협의 최대 피해자는 한국이다. 우리가 우리를 위협하는 북한 핵 개발에 돈 대는 상황을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본지 보도 이후 일부 한국 기업이 문제가 된 수산물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나선 건 그나마 다행이다. 본지 기사엔 ‘물가 오르면 책임질 거냐’ ‘우리가 먹고사는 게 먼저’란 댓글이 달렸다. 이해한다. 북한 인권 유린엔 이상하리만큼 침묵하고, 중국엔 ‘셰셰(고맙다는 중국어)’ 하면 된다는 야당 주장에 동조하는 분도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의아한 건 북한 인권을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던 현 정부 반응이다. 북한 인권 재단을 세우겠다는 통일부는 “제재 결의 의무 준수를 촉구한다”고만 했다. 우리가 제재 위반을 방조하고 있는데 남 말 하듯 한다. 파악해 보기는 했나. 선거가 급했다지만 여당에서도 고민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본지 보도가 나온 직후 미 의원들이 먼저 “한국은 문제 수산물 수입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잇따라 보내왔다. “다른 나라도 아닌 한국이 ‘제재 구멍’이 되면 안 된다”는 이들의 말이 유독 씁쓸하게 들렸다.
이민석 기자
밥좀도
2024.04.23 05:32:58
한국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나라다. 자신을 위협하고 침략해 생명과 재산을 뺏으려는 원수인 북괴를 두둔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많으니 기괴하기 이를 데 없다. 북괴에 흡수돼 지옥 맛을 보고 싶은 사람이 그렇게도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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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YB
2024.04.23 06:21:13
수산물 없어도 살 수 있다.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 된다. 좀더 구체적으로, 북한 노동자가 중국에서 생산할 수 있는 수산물을 전면 수입금지하면 된다. 그건 아주 쉬운일이다. 안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알면서 일부러 열어 주는 것은 아닌가? 국민은 정부를 의심한다. 모든 문제에서 정부를 공격하는 야당은, 이점에선 항상 침묵이다. 누가누가 간첩이란 소문이 헛소문이 아닌 모양이다. 정부의 누가누가 사꾸라란 소문도 의미 있어 보인다. 대한민국, 지금 어디로 가는고? 당장 하면 될 일도 안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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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am
2024.04.23 06:21:34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우리주위만 생각하고 멀리 있는 일을 자주 잊어버리는 것에 미안한 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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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y
2024.04.23 08:20:42
북한 추종자들이 즐비한 세력이 선거 압승한 마당에 뭘 기대하나. 다 국민들의 자업자득이고, 앞으로 그 댓가는 짊어져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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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산
2024.04.23 09:16:22
관계당국은 무얼 하고있냐? 이러고서고 정부?라할수가 있는냐? 대안의 불구경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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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기전에튀어라아
2024.04.23 08:33:02
구제불능. 늦기 전에 처자식 데리고 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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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등산인
2024.04.23 08:11:16
남조선 좌삐리들은 평양돼지 뱃살 들어갈까봐 GJR은 하면서도 북한주민 이야기는 고개를 돌리지.. 사기라고 거의 발광을 하지.... 어떤 쓰레기는 ??媤?노래부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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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29087510
2024.04.23 09:19:53
용산멧돼지 부동시 군면제 주제에 뜬금없이 웬 안보?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방해 저지하면서 뜬금없이 웬 안보? 국방부청사 쫓아내면서 뜬금없이 웬 안보? 국방예산 삭감하면서 뜬금없이 웬 안보? 방위산업 말아먹고 뜬금없이 웬 안보? 지금 북핵보다 더 위험한 건 용산 그 인간의 무지, 지금 북한 미사일보다 더 위험한 건 용산 그 인간의 무능, 지금 북한 장사정포보다 더 위험한 건 용산 그 인간의 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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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29087510
2024.04.23 09:18:57
국방부청사 쫓아냈지, 국방예산 대폭 삭감했지, k-방위산업 후퇴시켰지, 국가기밀 보안정보 노출시켰지, 동북아 안보전략 내팽개쳤지, 선제타격 횡설수설했지, 부동시 군면제자 군통수권 조롱받지, 해병대수사단 수사방해하고 뒤집어씌우지.... 역사인식 천박하지, 국제관계 파악 능력 안되지, 외교전략 없지, 정치력 바닥났지.... 남녀노소, 보수진보, 사업자노동자 하나되어 피땀흘려 수십년 이루어놓은 산업화, 근대화, 민주화, 선진화.... 이 자랑스런 모든 것을 무능한 인간이 하루 아침에 박살내는구나. 윤석열이한테 또 속으면 개돼지 소리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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