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 이십대엔 롤모델로 찾을 수 있는 여성들이 많다. 그러나 삼십대, 사십대에 들어서며 조금씩 줄어든다. 그 많던 빛나던 여성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왜 우리는 백발에 안경을 낀 멋진 시니어 여성을 그러한 남성들의 수만큼 알지 못하는 것일까.
그렇기에 “저 사람이 저기에 있어서” 나도 힘을 낼 수 있는 존재는 우리 모두에게 귀하다. 28년 전에도 지금도 김윤아는 한결 같이 질투 나는, 나의 롤 모델이다.
3월 11일은 그녀의 오십번째 생일이다. 김윤아에게 딸기우유를 건넸던 열네 살은 자라서 그녀의 생일에 딸기 한 박스와 와인을 보낼 수 있는 서른일곱 살이 됐다. 그렇다. 소녀는 여자를 보며 자란다.
이예지 <코스모폴리탄> 피처 디렉터
봄이 오면
하얗게 핀 꽃 들녘으로
당신과 나 단둘이
봄 맞으러 가야지
바구니엔
앵두와 풀꽃 가득 담아
하얗고 붉은 향기 가득
봄 맞으러 가야지
봄이 오면
연두빛 고운 숲속으로
어리고 단비 마시러
봄 맞으러 가야지
풀 무덤에
새까만 앙금 모두 묻고
마음엔 한껏 꽃피워
봄 맞으러 가야지
봄바람 부는 흰 꽃 들녘에
시름을 벗고
다정한 당신을
가만히 안으면
마음엔 온통 봄이
봄이 흐드러지고
들녘은 활짝 피어나네
봄이 오면
봄바람 부는 연못으로
당신과 나 단둘이
노 저으러 가야지
나룻배에
가는 겨울 오는 봄 싣고
노래하는 당신과 나
봄 맞으러 가야지
봄이 오면
봄이 오면
봄이 오면
봄이 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