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와서 말려 보든가!
엄마에게 택시를 타고 마트에 가자고 했다. 고작 10분 거리지만 70대인 엄마가 운전하는 차는 어쩐지 불안했다. 멀쩡한 차를 놔두고 무슨 택시냐는 엄마의 성화에 결국 차에 몸을 실었다.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 엄마가 공터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창문을 열어 대뜸 하늘을 향해 삿대질했다. "당신, 내가 운전하는 게 못마땅하지? 그럼 내려와서 말려 보든가!" 엄마의 행동에 웃음이 나면서도 눈물이 고였다. 오래전, 아빠는 위험하다며 운전을 절대 못 하게 했지만 엄마 는 기어코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하지만 엄마는 하필 아빠가 조수석에 타고 있을 때 전봇대를 들이받고 앞뒤로 다른 차에 끼이는 사고를 내고 말았다. 상황을 수습한 아빠는 엄마에게 다시는 운전할 생각 말라며 엄포를 놓았다. 언니가 수능을 치르고 제일 먼저 한 일은 운전면허 학원 등록이 었다. 하지만 언니도 아빠의 반대에 부딪혀 운전을 포기했다. 그 런 모습을 보고 자란 나는 마흔이 넘은 지금까지도 면허가 없다. 아빠는 위암 판정을 받은 뒤에도 병원에 갈 때마다 직접 운전했다.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가게 됐을 때는 차부터 팔았다. 행여나 남은 우리가 차를 탈까 봐. 아빠가 돌아가시고 1년쯤 지났을 때 언니는 엄마에게 소형차 한 대를 선물했다. 양손 가득 장바구니를 들고 버스를 타는 엄마가 안쓰럽다는 마음에서였다. 그렇게 엄마는 50대 중반에 운전대를 잡았다. 엄마에게 넌지시 물었다. "아까 왜 그랬어? 아빠가 운전 못하게 한 게 생각나서 그랬어?" 엄마가 말했다. "나 운전 잘한다고 칭찬 받고 싶은데, 옆에 없잖아." 다시 눈물이 나오려는 걸 꾹 참았다. 평생 하지 않을 줄 알았던 운전을 슬슬 시작해 볼까 한다. 이제는 아빠도 잘 생각했다고, 허락해 줄 것 같다. 김기연 | 경기도 양주시
≪ 살아 있는 자유 ≫ 이탈리아에서 80세 이상 운전자는 2년마다 운전 적합도를 검사받는 다. 100살이 된 한 할머니가 이 검사를 통과해 운전면허를 갱신했다. 매주 일요일이면 등산과 산책을 즐긴다는 그녀가 말했다. "면허 갱신 으로 나는 더 자유로워졌다. 살아 있다는 건, 인생을 즐기라는 뜻이다." |
첫댓글 내려와서 말려 보든가
망실봉님
감사히 즐감 합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한 유월..보내세요.^^
반갑습나다
고운 걸음으로
다녀가신 흔적
감사합니다~
어느덧 싱싱한 초록으로
짙어가는 여름의 시작
6월이네요,,
항상 행복하세요
핑크하트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