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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을 다녀와서 본리중학교 김혜진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나는 일본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4박 5일간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그 속에서 나는 새로운 세상을 보 았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여행을 가기 전의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이 여행은 대구 스카우트 연맹에서 주최한 것인데, 나는 원래 스카우트 단원이 아니었다. 그런데 우리 반 선생님께서 학교 스카우트 담당이셔서 대원이 아니어도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하셨다. 신청을 하 고 스카우트에 바로 가입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일본’ 이라는 처음 가 본 나라에 대한 동경으로 가슴 이 설레었다. 일본을 갈 수 있도록 결정된 것도 아닌데도 나는 벌써부터 기대하고 있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마 침 신청받는 기간이 기말고사 직후였다. 나는 이미 시험을 망치고 난 뒤라 ‘일본에 가는 허락을 받을 수 있을까?’ 하고 무 척 고민했다. 시간은 자꾸 흘러갔고 조바심이 든 나는 결국 성적도 말하지 않고 그냥 허락을 받았다. 하지만 입금이 남아 있었다. 성적 발표가 나기 전에 어서 엄마가 입금을 해 주시길 바랐지만 그 전에 성적이 알려지고 말았다. 시험도 망친데다 가 금액이 꽤 비싸서 내 마음대로 여행을 가고 안 가고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었지만 나는 이번에는 꼭 가고 싶었다. 이유 는 나도 몰랐다. 이런 내 굳은 결심을 아셨는지 엄마는 시험도 망친 딸을 거금을 들여 일본 여행을 보내 주시기로 하셨다. 성적 때문에 무척 혼난 날이 입금 마지막 날이었는데, 엄마는 꾸중을 하시고는 외출하셨다. 나는 울면서 방에 들어가 보았 는데, 스카우트 입금 번호가 적힌 종이가 없어진 것이었다. 순간 눈물이 마구 쏟아졌다. 그리고 꼭 여행을 잘 다녀와서 이 제는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 또 다짐했다.
드디어 출발하는 날, 그 날은 일요일이었다. 내 아버지는 목사님이시고 나는 태어날 때부터 기독교 신자라서 일요일에 교 회를 가지 않고 어디를 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나 또한 이때껏 일요일에 여행을 간 적이 없지만, 이번만 은 꼭 가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진심은 통한다고 했던가? 왜 그렇게 꼭 가고 싶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엄마를 졸랐 고 결국 허락을 받아내고 말았다. 그리고 15일, 나는 여행 가방을 끌고 새로 산 점퍼를 꺼내 입고 집결지 앞으로 나갈 수 있 었다. 자꾸 실없이 웃음이 나와서 주위를 계속 둘러봤지만 그저 즐거웠다. 학교에는 매일 지각하던 나지만 집결지에는 자 연히 30분이나 일찍 나가게 되었다.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서 관광버스를 타고 부산항으로 향했다. 차 안에서도 우리는 이야기꽃을 피우며 일본에 대한 설 레임으로 들떠 있었다. 함께 가기로 한 친구 3명과 나는 모두 일본에 가는 것은 처음이어서 더욱 그랬다. 아침에도 일찍 일 어났지만 잠 한숨 오지 않았고, 어느새 부산 국제 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배를 타는 것도 처음인 우리는 여객 터미널조차 신기했다. 아직 일본에 도착한 것도 아닌데 우리는 사진도 찍고 여기저기 구경도 했다. 세관을 통과하고 배에 오르는 절차 하나하나가 전혀 귀찮지 않고 재미있었다. 우리가 탈 배는 ‘팬스타’ 라는 배라고 했다. 나는 그림 속에서 보던 작은 통통배 만 연상하다가 커다랗고 하얀 배를 보니 무척 놀랐다. 배 안으로 들어가자 호텔 로비같이 생긴 큰 홀이 있었다. 작년에 스 카우트에서 똑같은 여행을 주최했었는데, 거기에 갔다온 아이들의 말에 의하면 한 방에 6명씩 바닥에서 잤다고 했다. 그런 데 방을 받아 보니 4인실에다 개인 침대까지 있었다. 마침 친한 친구들끼리 합치면 딱 4명이어서 무척 신이 났다. 짐을 풀 자마자 갑판을 들락거리며 놀았다. 배는 출발하고 아직은 실감이 안 났다. 멀미약까지 붙이고 왔지만 물결은 잔잔했고 우 리는 밥도 맛있게 잘 먹었다. 밤에는 한국에서 가져온 컵라면을 먹고 한국 TV를 보고 즐겁게 놀았다. 아직은 한국에 있다 는 느낌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떠 보니 배는 일본에 들어와 있었다. 일본에서의 첫 아침인 셈이었다. 일어나자마자 갑판에 올라가 사진도 찍고 멀리 보이는 일본 땅을 황홀하게 바라봤다. 곧 배는 오사카항에 상륙했다. 친구들과 나는 ‘배에서 하루만 더 있으면 좋겠다’ 하면서 아쉽게 일본으로 내렸다. 땅을 밟는 순간 ‘우와, 일본이구나’ 하며 일본의 느낌이 생생하게 다가왔다. 세관 을 통과한 후 첫 번째 관광 장소인 ‘나라’로 이동했다. 일본 관광버스를 탔는데, 한국 버스보다 훨씬 높고 운전석도 반대였 다. 앉아서 바깥을 내다보니 한국 거리와 비슷해서 간판만 빼면 거의 똑같아 보였다. 그런데 통행 방향이 반대였다. 조금 어색했지만 차를 타고 가는 것이어서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차는 나라 동대사에 도착했다. 동대사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사슴공원이 있었다. 인터넷에서 동대사와 사슴공원에 대해 찾아보았지만 발을 들여놓는 순간 내가 찾았던 것은 모두 잊어버렸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더니 역시 보는 것과 듣는 것 은 달랐다. 거기서 첫 점심식사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긴 길을 따라가면서도 자유롭게 걸어다니는 사슴들을 보며 전혀 지겹지 않았다. 사슴들과 사진을 찍고 나서 크고 웅장한 동대사로 들어갔다. 가이드 언니는 열심히 동대사에 대해 설명하 고 있었지만 나는 동대사의 모습들을 눈과 카메라 속에 담느라 정신이 없었다. 동대사는 한국 절의 모습과 비슷했다. 한국 과는 달리 절 내부까지 관광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큰 불상을 지나치면 특별한 기둥이 있다. 기 둥 아래쪽에 터널이 뚫려 있어 그 안을 통과해 나오며 무병장수를 비는 곳이라고 했다. 친구가 해보겠다고 해서 열심히 사 진을 찍어주었다. 밖으로 나와서 동대사 끝의 금 장식을 올려다보며 잠시 공기를 들이마셨다. 그리고 이곳저곳을 카메라 에 담고 다시는 못 올지도 모를 동대사의 모습을 기억하려고 애썼다.
차는 다시 오사카로 돌아가 파나소닉센터로 우리를 데려다 주었다. 원래는 마츠시타전기기술관으로 가도록 되어 있었는 데, 갑자기 관람중단하게 되었다고 했다. 파나소닉 제품은 한국에도 많이 있는 것이라 관심을 갖게 되었다. 심지어 내가 갖 고 있는 미니 카세트도 파나소닉 제품이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한 사람당 하나씩 이어폰을 나눠 주었다. 이어폰으로 한국 어 설명을 들으면서 제품들을 보았다. 자동차 안에서 집 안을 살펴볼 수 있는 장치와 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홈시어터, SD 카드 등 정말 미래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제품들이 많았다. 전시관은 꼭 미래 속으로 시간여행을 한 것처럼 신기했다.
파나소닉 관광을 마치고 원래 호텔로 돌아가야 했지만, 우리는 오사카의 동성로인 신사이바시에 갈 수 있는 기회를 받았 다. 친구들과 나는 신사이바시에 대한 이야기를 미리 듣고 온 터라 몰래 빠져나가서라도 신사이바시에 갈 계획을 세웠었 다. 그런데 떳떳이 갈 수 있다니, 정말 기뻤다. 신사이바시는 대구의 동성로처럼 사람들로 붐볐다. 재미있는 간판들이 많아 서 역시 카메라에 담고, 타코야키를 파는 곳에 갔다가 여러 샵들을 구경했다. 물가가 비싸서 물건을 사지는 못했지만 재미 있는 상품들이 많았다. 결국 99엔 샵에 가서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샀다. 한국으로 말하자면 1000원 백화점과 같은 곳이다.
호텔로 돌아와 2인실을 배정받았다. 방 안은 한국에서 보았던 것과 다를 바 없었지만, 보통 여행을 가면 한 방에 대여섯 명씩 몰아넣는 게 보통이었는데 2인실에 두 명이 배정되다니, 정말 신이 났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4명이 같이 다니다 두 명이서 놀려니 영 기분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작전을 벌여가며 친구 두 명을 데리고 와서 밤새 즐겁게 놀고, 결국 싱글침대에서 두 명이서 잤다. 선생님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작전을 짰는데, 선생님은 다 알고 계 셨지만 별 말씀이 없으셨다. 호텔을 몰래 빠져나가 편의점에 들려 일본어로 된 만화책도 사고 과자도 샀다. 덕분에 밤늦게 잠이 들어 다음날 무척 피곤했지만 그것쯤은 참아 낼 수 있었다.
일본에서 맞는 두 번째 아침, 어젯밤에 늦게 잔 탓에 무척 힘이 들었다. 결국 아침 먹으러 가지도 못하고 머리도 겨우 감 고 버스에 올랐다. 오사카성으로 가고 있다는 설명을 들으며 나는 이어폰을 꽂고 잠 속으로 빠져 들었다.
오사카 성은 책에서 많이 보던 성이었다. 꼭 날개처럼 생긴 성곽이 참 아름다웠다. 하얗게 칠해져 있어 더욱 밝은 느낌이 났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사진이 걸려 있었고, 한 마디로 히데요시 기념관이었다. 한국은 4층을 불 길하게 여겨 4층이 없는 건물이 많은데, 그 성은 6층이 없었다. 말하자면 1층, 2층, 하고 올라가다 5층, 7층, 이런 식이다.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있어 고즈넉한 성의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지만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권력이 어떠했는지는 잘 표현 해 주고 있었다. ‘다실’ 이라는 차를 마시는 방이 있는데, 온통 금으로 칠해져 있다. 그 방으로 불려가는 두 가지 이유는, 칭 찬을 할 때와 죽일 때 뿐이라고 한다. 그래서 히데요시 시대의 부하들이 다실로 불려갈 때면 늘 두려움에 떨었다고 한다. 7 층 전망대(말하자면 6층)에서는 일본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였다. 그 성은 올라가는 계단, 내려가는 계단이 따로 만들 어져 있어 복잡함을 막을 수 있었다. 그 계단은 한국에서도 그렇게 사용하면 편리할 것 같았다. 남는 것은 사진뿐이라는 데, 너무 ‘사진찍기식’ 관광이 되어가는 것 같았다. 여러 가지 기념품들을 팔았지만 값이 비싸서 살 수가 없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USJ)으로 가게 되었다. 놀이동산 비슷한 일종의 테마파크였는데, 역시 기대했 던 것만큼 재미있진 않았다. 하지만 할리우드를 본뜬 길거리와 건물은 정말 놀랄만큼 신기한 경험이었다. 놀이기구들은 주 로 시뮬레이션이었는데, 스파이더맨과 백 투더 퓨처가 가장 재미있었다. 영화 속으로 들어가 직접 체험을 하는 놀이기구였 다. 청룡열차처럼 무서운 기구들이 없어서 아쉬웠고, 쥬라기 공원이라는 가장 재미있다는 놀이기구가 점검중이어서 너무 안타까웠다. 점심때는 무려 1000엔짜리 (9천 원에 가까움) 식사를 했는데, 어린이 세트여서 정말 양이 적었다. 그게 제일 싼 밥이었다. 역시 일본의 경제 수준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한 놀이기구를 타고 나오면 그 영화에 관한 샵이 기다리고 있다. 여러 샵들을 봤지만 사고 싶은 건 많은데 돈은 부족했다. 갈등하다가 죠스 샵에서 양말을 사고, 스누피 샵에서 슬리퍼를 샀 다. 저녁까지 넓은 USJ를 돌아다니며 길 가는 일본 학생들을 붙잡고 사진을 찍고, 사지도 않는 물건을 구경도 참 많이 했 다. 페스티발은 보지도 못하고 다리도 아팠지만 신이 났다.
저녁식사는 카니발이라는 뷔페에 가게 되었다. 호텔식이 아니라서 안심을 했다. 카니발 뷔페에는 일식뿐 아니라 맛있는 음식이 많았다. 나는 오랜만에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아이스크림도 있었는데 소프트였다. 그리고 종류대로 차가 놓여 있었는데 종류별로 하나씩 주머니에 넣고 왔다. ‘추억을 좀더 간직하기 위해’ 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가?
호텔에 돌아와서 피곤했지만 시간이 아까워 일찍 자지는 않았다. 또 빠져나가 편의점에 들렀다가, TV를 보다가 이야기 도 하고, 결국 또 2인실에서 4명이 자고 말았다. 그래도 마냥 재밌었다.
다음 날이 되자, 눈을 뜨기가 힘이 들었다. 피곤하지만 체크아웃 때문에 짐정리를 하고 일찍 나가야 했다. 벌써 일본을 떠 난다니 아쉬웠다. 배를 타는 시간 때문에 결국 일본에 머무른 시간은 2박 3일도 채 안 되는 거였다. 짐을 모두 가지고 나와 버스를 타고 교토의 청수사로 향했다.
마지막날이니 만큼 청수사에서 열심히 구경했다. ‘연애신사’ 라는 곳도 있었는데, 절과 신사가 함께 있는 게 인상적이었 다. 연애신사에는 돌이 두 개 있는데, 첫번째 돌부터 두번째 돌까지 눈을 감고 걸어가면 배필을 만난다고 했다. 친구들이 도전해봤지만 쉽지 않았다. 그리고 세 개의 물줄기가 있는데, 차례대로 학업, 사랑, 장수를 비는 물이라고 한다. 나는 아무 거나 마셨는데 그게 장수의 물이었다. 가이드 언니는 효과는 없다고 했다.
귀무덤으로 갔는데, 귀무덤은 길 한쪽에 무덤 하나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옆에는 공원이 있었다. 귀무덤 사진 하나 찍 고, 향을 피우는 아이들을 뒤로 하고 나는 먼저 차에 올랐다. 무척 추운 날씨여서 마지막 날임에도 계속되는 절 관광에 질 려버렸다. 점심 식사를 하러 니시진 기모노 회사로 가게 되었다. 말하자면 구내 식당이었는데, 조그만 국이 나왔는데 국이 참 맛있었다. 둘째날 저녁에 먹은 뷔페 다음으로 가장 맛있었다. 식사 후 기모노 관광품들을 둘러보았는데 참 비쌌다. 베 를 짜는 모습을 보고 기모노 쇼를 보았다. 한 명 한 명 사람이 나올 때마다 사진을 찍었는데, 무대 앞에 학생들이 둘러서서 치켜든 카메라가 많이 보였다. 니시진에 가는 것은 원래 계획에 없던 것이라 하나라도 더 보고 갈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 이 참 고마웠다. 이제는 정말 마지막으로 금각사로 향했다.
금각사는 호수 가운데에 있었는데, 순금이 칠해져 번쩍번쩍 빛이 났다. 금에는 secom장치가 되어 있어 긁어갈 수도 없 다고 한다. 일본 학생들에게 ‘스미마셍’ 하고 말을 걸어 같이 사진을 찍었다. 일본에 2박 3일 있는 동안 ‘아리가또 고자이마 스’ 를 쓸 일이 가장 많았는데, 그 말을 하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 금각사를 한바퀴 둘러서 나오자, 벌써 관광은 끝나 있었 다. 정말 버스는 우리를 오사카항으로 다시 데려다줬고, 너무 꿈같은 시간이 벌써 지나버렸다. 친구들과 나는 배에 오르자 마자 다시 낯익은 306호에 짐을 가져다 놓고, 갑판으로 올라가 멀어지는 일본을 향해 사진을 찍었다. 일본에 있는 동안 경 험한 것도 많고 신기한 일도 많았지만, 그래도 역시 2박 3일은 너무나 짧았다.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한참 갑판에 서 있 었다. 배가 조금 흔들거려서 다시 갑판에 올라갈 수가 없었다. 밤늦게까지 TV를 보며 신나게 놀았지만, 벌써 한국으로 간 다는 생각에 너무나 안타까웠다. 배에서 내려 부산으로 들어와 버스를 타고 대구로 향했다. 길거리에 한국 간판이 보이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한국 사 람의 말이 모두 일본 말로 들리고, 벌써 내가 일본에 중독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음에 다시 일본에 간다면 꼭 도쿄에 가 보고 싶었다. 도쿄는 일본의 수도이고, 역시 휘황찬란한 거리가 나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한국 휴게소에 들리고, 한국 돈으 로 음식을 사먹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일본에서는 물건을 산 다음 꼭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하고 인사를 해오는데, 한국 의 직원들은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를 하지 않았다. 일본보다 한국이 인사 예절을 잘 지키고 있지 않다니, 좀 기분이 나빴 다.
곧 원래 왔던 자리, 성서 홈플러스 앞에 도착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중에도 금세 일본에 갔다가 금세 한국에 왔다는 사실 이 실감이 안 났다. 눈을 떠 보면 한국, 눈을 떠 보면 일본인 것 같았는데…….
집에 도착해서 일본에서 샀던 물건을 꺼내 보고 사진들을 보니 그제야 일본에 갔다온 기분이 들었다. 그냥 한번 꿈을 꾼 것 같은 여행이었다.
일본은 우리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여기는 일 때문에 우리와 마찰이 있었지만, 일본인들은 똑같은 사람이었고, 오히려 우리보다 친절하고 인사성이 좋은 예의바른 사람들이었다. 퇴폐적인 문화가 많은 걸로만 여겼지만, 깔끔한 거리를 보니 다 선입견일 뿐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까지 빠져가며 갔다온 일본 여행이 나에게는 아주 값진 경험이 되리라고 믿는 다. 남은 건 피곤에 지친 몸과 사진뿐이지만, 어제까지 일본 거리를 밟았었다니, 참 뿌듯했다. 일본은 우리보다 경제력도 높고 기술도 발달해 있다. 우리는 일본을 마냥 야만인이라고,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우기는 나쁜 민족들로만 보지 않아야 할 것이다. 나는 물건을 팔고 나서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하고 웃는 사람들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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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읽기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