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의 조그만 도시, 삼척.
영동의 여느 고장과 마찬가지로 바다와 산이 적절하게 조화된,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 손색이 없는 멋진 곳이다.
바다와 산을 모두 접한 지리적 환경 덕분일까.
'삼척'을 대표하는 터미널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시골스러운 기운이 넘쳐흐른다.
낙후, 지저분함, 불편함과 같은 부정적 이미지가 아니라,
한적함, 소박함, 자연과 같은 긍정적 이미지로서 말이다.
자신의 존재를 당당하게 드러내기보다는
조용히 숨어서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꾸밈없는 존재라고 표현하고 싶다.
인근 해수욕장에서 택시를 타고 들어온 터미널 입구.
원래 다른 곳을 가려고 했었지만 사진에 잠깐 담기 위해 일행을 꼬셔서 들린 곳이다.
근데...의외로 터미널이 구석진데 있다.
대부분 터미널 앞이 도시에서 제일가는 번화가임을 감안하면 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인적이 거의 없는 2차선 골목길(그것도 불법주차덕에 사실상 1차선) 한가운데 터미널 입구가 보인다.
건물은 지은지 꽤 되어보이지만 나름 규모는 있어 보이는데,
다만 가뜩이나 좁은 터미널 입구에 택시들이 기차놀이를 하고 있어서 조금 산만하다.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대합실에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더군다나 의자에 앉아계시는 분들도 버스를 기다리는 것보단 더위를 피하기 위해 온 분들 같았다.
아직 이른 아침이어서 사람이 별로 없는건지도 모르겠다.
반대편에서도 연속으로 셔터를 눌러본다.
몇 분이 채 안 지났지만 그새 사람들이 많이 바뀌었다.
그래도 생각보다 나름 활발하게 돌아가는 것 같아 기분은 나쁘지 않다.
두 출입구 사이에 끼어있는 조그만 매표소.
딱 하나의 창구로만 운영이 되고, 그나마도 무척 작아 굉장히 답답해보인다.
여느 터미널처럼 위에는 시간표와 요금표, 광고들로 빼곡히 차 있다.
여기도 인근 고속터미널처럼 서울가는 버스는 30분 간격으로 자주 다닌다.
하지만 막차가 오후 5시 15분으로 너무 일찍 끊기고,
완통이 상대적으로 많은데다 직통까지 동해, 강릉을 경유해 사실상 이 버스로 서울까지 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히려 서울보다 인근 태백행이 더 많은데, 직행과 완행으로 나누었지만 몇몇 경유지를 빼곤 사실상 거의 차이가 없다.
태백과의 거리가 얼마되지 않아 시내버스와 비슷한 격으로 운행하는 노선이다.
대전, 원주, 인천공항행 버스도 있지만 운행횟수는 적은편.
특히 원주행은 8시 25분차가 폐선되어 아침시간대 하루 2회만 운행중이다.
춘천행이 의외로 원주행보다 훨씬 많이 있다.
바로가는 어떤 도로노선조차 없고 거리도 먼데 조금은 의외다.
강원도청도 춘천에 있고, 원주처럼 (강릉환승, 동해역 열차 등) 가는 루트가 다양하지 않은게 이유인 것 같은데...
역시 동해안권 아니랄까봐 울진쪽 버스가 많은 편이다.
부산, 대구, 포항, 울진 등 종점도 무척 다양한 편.
그러나 대체적으로 울진 이남으로는 편수가 많지는 않은 것 같다.
강릉 이북으로 가는 버스도 하루 3회 정도로 적고,
같은 삼척관광지인 환선굴, 하장면행 버스도 얼마 없는 편.
의외로 버스 편수가 상당히 부실한 것 같다.
위의 시간표에서 부산, 대구행 직통만을 추려낸 시간표.
과연 저 버스들을 타면 부산이나 대구까지 얼마나 걸릴지 사뭇 궁금해진다.
작년 이맘때 (8월16일) 찍은거지만,
얼마전에 버스요금이 인상되어버려 사진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인상률에 각각 맞게 적용하면 부산, 대구, 울산은 거의 3만원대에 근접할 것이고,
동서울, 포항, 경주, 춘천, 대전 등도 천원 내외로 꽤나 올랐을 것으로 생각된다.
시원하고 아담한 대합실을 빠져나와 승차장을 찍어본다.
마치 전주시외터미널 축소판을 보는듯, 원형구조로 이루어져있다.
다만 플랫폼이 지그재그로 되어있지 않고 펜스로 홈을 구분하는 것이 영락없는 '아담'터미널이다.
문을 열자마자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이 코와 목을 죄어온다.
가뜩이나 푹푹 찌는데 뜨거운 열기를 훅훅 내뱉는 버스까지 합세해,
그 열기는 배로 더한다.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 저 버스들은 용케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삼척터미널은 단순한 시외버스터미널이 아니라 시내버스 차고지 기능도 겸하는 듯하다.
바로 길 건너편엔 여러 대의 시내버스가 조용히 정박해있고,
여기로도 도계, 원덕 등으로 가는 시내버스가 들어오니까...
오래되어 보이는듯한 터미널 기사식당,
그 앞에 숨통을 탁 트여놓고 조용히 잠든 버스 몇 대,
그 뒤로 보이는 작지만 웅장한 야산...
평범한 것 같지만 연륜과 자연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곳.
한낱 여행자들의 휴게소일 뿐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어느 곳보다 소박함과 한적함의 아름다움을 잘 아는 것 같다.
첫댓글 ^^맥시멈님!!!그동안 잘 지내셨죠....간만에 보는 터미널 기행기 잘 읽고 갑니다.
아주 오랫만에 오셨군요 그간 많이 기다렸습니다
너무 반갑습니다. 저도 이틀전에 동해, 삼척, 울진, 영주 여행을 했거든요. 춘천노선은 정말 의외이군요.. 그리고 동서울 완행노선은 어디를 들를지 궁금하구요..
삼척발 , 동해,강릉,진부,장평, 등등을 말하는 겁니다...^^ 완통코스 걸리면 기사님들 her외치시죠..ㅎ 하루 한탕도 아니고 완통 올라가서 서울서 강릉 or 주문진 갔다가 다시 강릉 돌아 오는 코스죠...여객흥업 코스가 좀 빡셈니다..^^
삼척<->춘천노선은 동해 강릉을 경유하기 때문에 운행횟수가 많습니다.
너무 오래 기다렸습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삼척에서 환선굴행 노선이 적은게 환선굴행 버스 전체 운행횟수 중 도계행과 삼척행 반반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올려주셨네요 오래 기다렸습니다
오랫만에 읽으니 반갑네요~
도계나 환선굴 이쪽도 시외요금을 적용하는건지 요금이 상당히 비싸네요 ㄷㄷ 태백 완행이 신기나 고사리 등도 경유하는건지 궁금합니다.
맥시멈님 정말 오랜만이네요 반갑구요 글구 터미널기행 무척 궁금햇엇는데 이제 다시보니 좋네요 ㅋㅋㅋ
사진 잘보고 갑니다^^
엥...울동네군요...왔다가 가셨는지가 꾀 되신것 같습니다만....^^ 지금 대합실은 살짝히나 리모델링 해서 깔쌈...? 은좀 아니고...고나마 낳습니다 ~ !! 터미널 사진만 봤을때 언제지 했지만...아래 챠량 사진들 보니 오래되었군요...^^코스모스 가 아직 돌아다니는 사진도...ㅎㅎ마지막 사진 산은 봉황산 이라고 코끼리 산으로 유명 하답니다...^^
글쿤요..^^ 자그마한 도시지만...잠시 쉬어가긴 좋은 도시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Maximum님 글 보니깐 반갑네요ㅎㅎ 잘보고 갑니다^^
오랜만에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맥시멈님 정말 오랜만이시네요.^^이번에도 좋은 여행기 잘보고 갑니다.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거의 1년만에 글을 쓸 정도로 굉장히 텀이 길었는데도,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
그동안 눈팅만 가끔 하는 정도였고 사진이 많이 남아있어도 글을 올릴 염두가 나질 않았었는데 이렇게 오랫만에 남기니 감회가 새롭네요.
그동안 제 글을 보아주셨던 분들도 모두 안녕하셨는지요...ㅎㅎ
사진이 꽤 오래되었기 때문에 그동안 달라진 정보가 많아 글 올리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제 더욱 자주 글을 올리도록 최대한 노력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