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선교하게 된 동기는 매 미사 파견때
'주님과 함께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라는
사제의 말씀에 저나 미사에 참례했던 교우들이 '하느님 감사합니다.'라는
응답을 하면서도 그 실천을 제대로 못해 왔습니다.
어느 날 '가서 복음을 선포합시다.'라는 이 말씀이
그날따라 저의 가슴에 강하게 파고 들었습니다.
저는 저희 쁘레시디움 단원들에게 저의 느낌을 알리고
우리도 선교를 해보자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뜻을 같이 한 몇 명의 단원들로 구성,
선교활동을 시작하기로 결심하고
천주교 가두선교단 이판석(요셉) 신부님의 연수교육 및
그밖의 선교교육을 통해 배운 선교방법을 토대로
외인들과 대화할 자료를 준비해 「천주교를 알려드립니다」
「대림동 성당 가두선교단」이라고 쓴 어깨띠를 제작하고
명찰을 준비(사진부착, 소속성당, 이름, 세례명)하였습니다.
선교책 300부를 구입, 단원들과 책을 나눠들고
성당주변의 가까운 가정을 방문 활동하기로 하고
기도 후 성당문을 나섰습니다.
한 가정의 대문 앞에 다다르니 선교라는 말이 쉽지,
가슴은 두근두근 거리고, 굳게 다짐했던 마음은 혼돈 속에 빠져
입술은 경련이 일어날 정도가 되었으니,
말 한마디 할수도 없고 정말이지 눈앞이 캄캄하더군요.
잠시 후 정신을 가다듬고 용기를 내서
준비했던 말을 혼자 입속으로 중얼거리며
대문 옆 초인종을 힘껏 눌렀습니다.
잠시 후 인기척이 나더니 "누구세요?" 하며
중년쯤 되어보이는 여자분이 나오시더군요.
떨리는 마음을 억제하며 "안녕하세요?" 하고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저어, 대림동 성당에 다니는 천주교 신자입니다.
천주교를 소개하는 책 한 권 드리려고 방문했습니다.
받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라고 말을 하고 나니
얼굴은 확확 달아오르고 긴장된 마음은 좀처럼 안정을 찾을 수가 없었으나,
용기를 내서 선교책을 정중히 권하였더니
받아들고 몇장을 넘겨보시더니 아무 말없이 안으로 들어가시더군요
. 저희들은 고마운 마음에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라고 인사를 하고
다른 댁을 향해 단원들과 함께 발길을 돌렸습니다.
막상 이렇게 시작을 하고 보니 마음도 안정되고 용기도 갖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어렵게 시작한 선교활동이 어느 덧 4년이 되어 갑니다.
그동안 방문선교활동 중에 문전박대도 받았고,
"우린 필요없으니 다른 집에나 가보세요!" 하는 분도 있었고,
아예 문도 안 열어주는 가정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분은 문만 살짝 열었다가 힐끗 쳐다보고는
문을 '쾅' 닫는 분도 있고, "거기 그냥 놓고 가시오." 라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런 중에도 친절하게 책을 받아주시는 분도 있었고,
천주교에 대한 관심이 많은 분도 계셨습니다.
이렇듯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선교에 열의를 갖게 된 것은
바로 '저희들을 기다리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어
더욱더 힘이 나고 용기가 솟아오르게 된 것입니다.
방문선교활동을 1년간 하다보니 요령도 생기고
그 동안의 체험을 교훈삼아 보다 많은 분들에게
선교책을 전하기 위하여 가두에서 선교를 할 계획으로
단원들과 선교대책 회의를 갖고 가두선교에 필요한 기구를
하나하나 준비해 나갔습니다.
제일 먼저 책을 놓을 탁자와 책꽂이를 제작하고,
「천주교를 알려드립니다」
「안내책을 무료로 드립니다」 라고 쓴
현수막을 준비하였으며,
외인들에게 무엇인가 보여줘야 되겠다 싶어
예수님의 성화를 구해 볼려고 여러 면으로 알아 보았으나,
성화 구하기가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이판석(요셉) 신부님께 전화를 통해
저의 견해를 말씀드렸더니,
고상을 보내니 고상을 걸고 활동해 보라고 큰 것으로 보내주셨더군요
. 저희들은 즉시 고상을 걸 기구를 제작하고
바퀴를 달고 고상을 걸은 뒤 주위에는 꽃으로 예쁘게 꾸며
예쁜 수레를 만들어 가두선교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동안 제가 평화방송에서 3년간 녹음해 놓았던
'이 땅의 성인들(한국 순교자)', '빛을 남긴 사람들(사도들의 생애)',
성음악, 가톨릭 성가, 경음악 성가, 묵상기도, 그레고리안 성가 등을 재편집하고,
논현동 바오로 서원과 영등포 바오로 서원에서 구입한
복음 성가, 바오로 서간 1, 2집을 구입, 카셋트를 준비해
본당 봉고차에 싣고 본격적인 가두선교를 시작하였습니다.
거리에서 가두선교를 하고 보니
방문선교 때와 또다른 새로운 면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오가는 사람들이 많았고
또한 현수막을 설치해 놓고 고상을 모셔놓고 보니,
많은 분들이 발길을 멈추고 고상과 현수막을 바라보며
책꽂이에서 직접 선교책을 갖고 가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또한 카셋트에서 들려오는 성가와 중간 중간에 바울로 서간 내용을 듣고
내용이 참 좋다며 테이프를 구할 수 없냐고 질문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저희 단원들은 어깨띠 「천주교를 알려드립니다」를 두르고
가슴에 명찰을 달고, 겸손하고 예의 바르게 인사하며
선교책을 비롯해 저희들이 제작한 전단지를 배부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은 현수막을 보고 대로를 달리던 차를 저희들이 있는 곳으로 세워서
선교책을 갖고 가는 분도 있었고,
개인택시 기사들도 가던 차를 멈추고 책을 갖고 가는 분도 있었습니다.
또한 어떤 분들은 책을 드리면 툭치고 가는 분도 있었고,
저희들을 아예 비켜가는 분도 있었으며,
직접 오셔서 책꽂이에서 선교책을 직접 갖고 가는 분도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개신교 집사, 전도사 라는 분이 저희들에게 와서
자신들도 선교를 나왔는데 하면서
그네들이 만든 선교지를 주면서 "천주교도 구원이 있다는 것을 믿습니까?" 라는
질문을 하더군요.
저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그럼 개신교는 구원이 있다는 것을 안 믿습니까?" 하고
반대질문을 했더니 그들은 고린토전서의 내용을 인용하면서
구원에 대한 내용을 언급하더군요.
저는 다시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여보세요. 이 세상에 그리스도교를 믿는 모든 사람들이
구원이 없다면 무엇 때문에 신앙생활을 하며, 교회를 왜 다닙니까?
우리 서로 한 하느님을 믿는 신앙인으로서 복음 말씀을 놓고 언쟁을 하지 맙시다.
진정 복음을 전할려고 나오셨으면,
신앙을 모르는 외인들에게나 바르게 전하십시오.
나무도 뿌리가 있고 창공을 나는 새들도 둥지가 있듯이
교회도 뿌리가 있음을 알고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십시오.
그리고 이 책을 드릴테니 꼭 한 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신앙생활 하시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아래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 주십시오.
소신껏 응답해 드리겠습니다.
" 가두선교를 하다보니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되어 나
름대로 많은 신앙 체험을 했습니다.
어떤 교우분들은 음료수와 차를 집에서 준비해 갖고 와서
손수 따뤄주며 수고 한다면서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인데
정말 미안하다고 하며 기회가 되는 대로 자신도 함께 봉사하겠다고 하더군요.
또 어떤 분은 "천주교에서 개신교 신자들처럼
선교를 왜 하느냐?"고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그분과 언쟁을 할 수도 없고 해서
차분하게 마음을 진정시키고 조용하게 말을 걸었습니다.
"자매님, 저희들이 선교하는 목적은
참 종교인 천주교를 알리고 모든 그리스도 교회의 일치를 위해서 선교하지요.
그리고 외인들에게 하느님의 복음 말씀을 알리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사도들을 통해 이렇게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너희는 이 세상을 두루 다니며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꼬복음 16, 15∼16)
가만히 앉아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습니까?
예수님께서도 인류 구원을 위해 하느님의 복음을
각 지방을 찾아 다니시며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으니
그 주인에게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달라고 청하여라.'(마태 9, 37∼38) 라고
선교에 대한 갈증을 애절하게 호소하고 계십니다."
존경하는 레지오 단원 및 선교단원 여러분,
저와 같은 질문을 형제들에게 받으시면
위와 같은 말씀을 강력하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 동안 저희 천주교는 무수한 세월을 침묵으로만 방관해 왔습니다.
생활의 증거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예수님과 사도들과 그 뒤를 이은 순교 성인성녀들이
「말씀과 행동으로」 복음을 전했습니다.
개신교는 불과 500년도 못되는 역사속에
오늘 한국에만도 1천만명의 신도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어디에 있다고 봅니까?
말로써 "그리스도를 전할 기회를 찾아라."는
말이 공의회의 선교 교령 15항에도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그 동안 말씀 선포를 소홀히 했습니다.
늦게나마 불행 중 다행하게도 작은 불빛이 타오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국 천주교 가두선교단을 이끌어 가시고
지도해 오시는 이판석(요셉) 신부님께서 선교책 「천주교를 알려드립니다」
를 출판하여 지금까지 360만부가 나왔으며
90년 4월 15일에 가두선교단이란 선교사도직 단체를 창설하시어,
오늘날 그 선교의 열기가 전국 성당으로 확산하여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단원들의 선교활동으로 각 성당마다 새로 입교한 예비자 수가
경쟁이나 하듯이 평화신문이나 가톨릭 신문에 연일 대서특필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기쁘고 마음 뿌듯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저희 대림동 성당 공동체도 열기가 날로 더해 가고 있습니다.
저희 선교단은 본당 관할구역 25개 지역을 선정,
매월 둘째, 넷째 주일을 선교활동의 날로 지정하고 순회 활동하고 있으며,
예비자 입교식 때는 초대말씀과 전단지를 제작, 선교책과 함께 배포하고 있습니다.
선교활동 인원은 선교단원(정단원) 20여명과 본당 레지오 단원,
2개 꾸리아에서 2개 쁘레시디움 단원들을 지원받고 있으며,
입교식 전 주일에는 본당 2개 꾸리아 레지오 전단원이 조를 편성,
25개 지역에 피견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희 본당 선교활동으로 예비자 입교식 1차에 120여명,
2차에 67명, 3차에 280여명, 4차에 176명, 5차(99년 2월 21일)에
놀랍게도 230여명의 예비자들을 등록시켰으며 현재 이분들은 교리 중에 있습니다.
이렇게 가두선교하여 현재 총 853명의 새로운 가족을 하느님 성전으로 인도하였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기적이었습니다.
그동안 저희 대림동 성당 선교단은 매주일 미사 전후로 처음 오시는 분을
안내 접수받고 있으며,
매 시간 후 안내방송을 통해 처음 오신 분이나,
전입오신 교우들을 선교단 사무실로 초대,
차와 음료수를 접대하며 친교를 나누고,
처음 오시는 분들에게 일상기도문을 드리면서
기도내용 및 미사전례, 교리 등을 알려 드리고, 연락처를 기록하고
수시로 돌봐드리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타본당에서도 가두선교와
주일날 처음 오신 분을 안내 접수를 해보십시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레지오 단원 여러분,
선교활동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주저마시고 용기를 갖고
성모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시작하십시오.
그리고 성모님의 정신인 깊은 겸손과 천사같은 부드러움,
영웅적인 인내심, 순명의 사명감을 가져 주십시오.
'한 손에 묵주들고, 또 한 손에 선교책을 들고
' 이기적 삶, 물질 만능의 소유의식에 사로잡혀 어둠 속을 헤매는
이 세상에 나가 작은 빛과 소금이 되어 주십시오.
부활하신 주님이 함께 하실 것입니다.
"누구든지 세상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하겠다.
그러나 너희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증언하겠다.
"(마태 10, 32∼33)
고 하신 말씀을 되새기면서 저는 힘차게 외칩니다.
"우리는 선교사, 친절하게 선교하자!"
서울 대림동성당 사랑의 선교단 김용철 토마스(02-846-2589·835-1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