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석불좌상, 국가재난 땀 흘려
1950년 한국 전쟁, 1997년 IMF 외환 위기, 2009년 5월 노무현 前 대통령 서거 때에도 구슬 같은 물방울이 맺혀 흘러내리는 현상을 보여 일명 ‘땀흘리는 석불(石佛)’로 불리는 전북 익산 삼기면 연동리 석불사(石佛寺)의 석불좌상(石佛坐像)이 또 땀을 흘려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의 국가적 상황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등의 의견이 분분하다.
2013.02.02일 익산시 삼기면 연동리 석불사(石佛寺)에 따르면, 석불사 석불좌상이 2013.02.01일 오후 5시께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을 사찰 관계자가 발견했다. 석불은 머리 부분을 제외한 가슴과 다리 부분이 흠뻑 젖었으며 흘린 땀의 양은 확인되지 않았다. 땀 흘리는 장면은 사찰 관계자와 주민 등 10여명이 목격했다.
국가의 흉사가 있을 때마다 땀을 흘리는 익산 석불사(石佛寺)는 화엄종 사찰이며, 보물 45호인 이 석불좌상은 백제시대인 600년께 제작됐다. 석불좌상은 어깨는 넓고 왼손은 가슴에 대고 오른손은 다리에 놓고 있는 형상이다. 머리 부분을 제외한 몸체 높이는 156㎝이며, 광배 높이는 326㎝인 화강암 불상으로 머리는 최근에 만들어 붙였다.
사찰 관계자는 “석불사 석불좌상이 국가적인 중대사가 있을 때마다 땀을 흘렸다는 기록이 있는 만큼 이번 땀도 최근의 국가적인 문제와 연관이 있다는 견해가 많다”고 말했다.
국가의 큰일이나 흉사가 생길 때마다 땀을 흘린다는 불상이나 비석은 석불사(石佛寺)의 석불좌상(石佛坐像)만은 아니다. 전북 완주군 송광사 대웅전(大雄殿) 삼세불상(三世佛像)도 나라에 우환이 있을 때마다 땀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남 밀양시 무안면 무안리 홍제사(弘濟寺)의 사명대사 표충비(表忠碑)도 국가에 큰일이 생길 때마다 ‘땀을 흘렸다’고 한다.
익산시 삼기면 연동리 석불사(石佛寺)는 마을 한 복판 사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인근 초등학교부터 슈퍼마켓과 음식점, 카센터까지 모두 간판에 ‘석불’을 달고 있을 만큼 그 영향력도 대단했다. 경내에는 돌부처가 땀을 흘리던 당시 상황을 시간대 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사진 게시판이 눈에 띈다. 언론 보도 이후 석불사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지다 보니 일일이 설명해 주기 어려워 설치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석불좌상(石佛坐像)의 영험함에 대해 익히 알고 있다고 했다. 정성으로 불공(佛供)을 드리면, 후사(後嗣)가 없는 집안에 아들을 점지해 주기로 유명한 석불 부처님이라는 것이다. 돌부처의 형상도 범상치 않다. 온화한 미소 가득한 여느 불상과 달리 무표정한 얼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