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충장중학교에서 자유학기 벽화그리기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학교 벽면에 내가 스케치를 하면 1학년 학생들이 아크릴물감으로 채색을 하고
내가 마무리를 하는 방식입니다. 1학년 4개반이 번갈아가며 함께 그립니다.
충장중학교는 전교생이 305명 정도로 비교적 작은 학교입니다.
낡은 벽면에 화려한 벽화를 그리고나니 한결 화사하고 활기넘쳐보입니다.

벽화를 그리는 중간 중간에 학생들이 지나다니며 인어의 가슴을 활짝 열어달라고하고 하체를 벗겨달라고 합니다.
주로 우리반 개구쟁이 남학생들이 앞장서서 난리입니다.
중학교에 그리는 그림으로 조금 야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호응이 좋습니다.
인어의 온몸에 반짝이를 아낌없이 발라서 불을 켜면 더욱 화려해집니다.



펼쳐진 천사 날개는 흔한것 같아 접힌 날개를 그렸습니다.
강당과 급식실로 가는 통로 벽인데 학생들이 지나다니며 사진을 찍곤 합니다.


본관 건물과 후관 건물 중간에 있는 벽인데 교장선생님이 관심을 갖는 공간입니다.
전에 야심차게 예산을 들여 주위 공간을 정원처럼 꾸몄는데, 이 벽면이 너무 허전해보여서
벽화를 그려달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싫증이 나면 쉽게 지울 수 있도록 수업시간에 사용하는 분필로 그렸습니다.
만지면 잘 지워지지 않지만 물을 뿌리면 쉽게 지워집니다.
마무리로 살짝 코팅을 하고, 밑에 긴 4인용 의자를 두 개 갖다놨더니 학생들의 담소 공간이 되었습니다.


잠깐 고민하다가 검은고양이의 거시기를 그리고 마무리했습니다.
음....뭔가 학생들이 구경하면서 이야기거리가 있어야할것 같아서....


미술실과 음악실 중간 벽면인데 텅빈 공간이 너무 썰렁해보이기도 하고
차갑게 느껴져서 화려한 꽃을 가득그려서 채웠습니다.
그리다보니 꽃송이가 점점 늘어나서 제법 시간이 걸렸습니다.
학생들이 무작정 자기가 좋아하는 색을 여기 저기에 칠해버려서 수정해가면서 마무리했습니다.

첫댓글 멋지넹~도대체 얼마짜리 벽화인겨?
재능기부 좀 하지 말고 두루두루 끼워서 함께 합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