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식당은 작지만 분주한 집이다. 가게가 여기저기 옴팍 들어가서 ‘옴팍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상호는 전주식당이지만 주인 아줌마의 손맛은 남도풍이다. 고향은 광주인데 시댁이 전주라서 그렇게 간판을 달았다고 한다.
이 집에서 가장 간단하게 주문해서 먹는 메뉴는 김치전골이다. 황태로 육수를 낸 후 잘 익은 김치로 끓이기 때문에 국물에서는 시큼한 맛이 강하게 풍기면서도 개운한 느낌이 시원하게 퍼진다. 김치와 두부, 돼지고기를 푸짐하게 넣은 김치전골, 손님들은 대부분 라면 사리를 하나씩 집어넣지만 그 자체의 맛을 즐기려면 라면은 자제하는 게 낫다. 반찬은 이 집의 기본적인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특히 김치는 강남에서 가장 전라도다운 맛을 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큼직하게 나오기 때문에 직접 찢어먹어야 하는 묵은 김치는 꼬릿한 강한 향을 내며, 갓김치는 특유의 진한 냄새를 풍긴다. 김치 한 가지만으로도 전주식당의 개성이 드러나는데 다른 반찬에도 손이 골고루 간다는 게 이 집의 장점이다. 그만큼 전반적인 맛의 수준이 높다.
게장정식은 가장 고급스러운 메뉴다. 간장 위에 동동 떠다니는 노란 꽃게 알, 너무 짜지 않으면서도 간장게장의 맛을 잘 보여주는 숙성된 느낌이 좋다. 밥맛 없을 때는 ‘딱’이다. 황태탕 한 그릇도 시원하다.
▶ 찾아가는 길: 신사동에서 한남대교 방면, 남서울웨딩홀 뒤쪽 / 주차: 근처 골목에 알아서 대야 함. 차 없이 가는 게 낫다. / 카드: 아직 좀 낯설다. / 영업시간: 낮 12시~밤 10시 / (02)543-3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