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물생활을 한지 근 1년이 되었습니다.
물론 물고기를 기르기 시작한지는 오래 전부터이나 민물고기에 심취한 것은 최근 1여년입니다.
그동안 많은 물고기를 길렀고 많은 물고기를 죽였습니다.
처음에는 고무물통으로 시작하다가 어느덧 3개의 어항으로 늘었으며 마릿수도 점점 늘게 되엇습니다.
맨 처음 시작한 물고기는 송사리로 메딕님이 물풀님께 주시려고 가져온 것 중 몇마리를 강탈하여 길러 보았네요.
그 후 몇 번의 탐어와 분양을 통하여 보거나 길러본 어종 및 수서생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길러본 어종 및 수중생물
칼납자루, 줄납자루, 각시붕어, 긴몰개, 큰가시고기 치어, 수수미꾸리, 참종개, 왕종개, 점줄종개, 미꾸라지, 미꾸리, 쌀미꾸리, 검정망둑, 밀어, 두줄망둑, 꾹저구, 버들붕어, 붕어, 참붕어, 돌고기, 쉬리, 버들치, 송사리, 대륙송사리, 흰줄납줄개, 자가사리, 갈겨니, 피라미, 다슬기, 우렁이, 물달팽이, 가재, 생이새우, 줄새우, 등
2) 관찰한 어종 및 수중생물
점몰개, 중고기, 모래무지, 미유기, 메기, 납지리, 참마자, 돌마자, 묵납자루, 얼룩새코미꾸리, 쏘가리치어, 동사리, 꺽지, 치리, 동자개, 눈동자개, 대농갱이, 황소개구리 및 그 올챙이, 아무르산개구리및 그 올챙이, 청개구리, 참개구리, 무당개구리, 다슬기, 우렁이, 물달팽이, 애기물방개, 하루살이 애벌레, 게아제비, 송장헤엄치게, 물자라, 물땅땅이, 강도래, 날도래, 각다귀애벌레, 뿔잠자리애벌레, 왕잠자리애벌레, 잠자리애벌레, 플라나리아, 등
3) 관찰하거나 갈러본 수서 식물
갈대, 부들, 생이가래, 가래, 마름, 붕어말, 나사말, 검정말, 말즘, 어리연꽃, 연꽃, 수련, 물달개비, 미나리, 개구리밥, 큰 개구리밥, 네잎가래, 물수세미, 등
1년 동안 기르고 관찰한 것치고는 대단히 많은 종류임에는 틀립없습니다.
이는 1년동안 열심히 탐어다니고 다른 분들의 어항을 살피거나 시장의 민물고기 파는 곳을 살펴본 성과입니다. 그런 노력이 엇었다면 이만큼이나 이름을 알지도 못했겠죠.
1년이 지난 지금 현재의 3개 어항을 들여다 보면 어떨까요?
송사리, 대륙송사리, 버들붕어, 각시붕어, 두줄망둑, 다슬기, 우렁이
위에 열심히 열거한 것에 비하면 단순하고 초라하기 그지 없죠?
그 많던 어종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많은 수는 죽었고, 또 많은 수는 분양하였으며, 또 많은 수는 다시 풀어주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처음에는 신기하기만 하여 무조건 잡아들이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어항 사정은 생각하지도 않고요.
1자 반 어항 두개에 4~5마리씩 하여 최고 13종의 물고기를 기르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처음엔 많이 죽었지만 나중엔 노하우가 쌓여 잘 죽지는 않더군요.
나중엔 너무 많아서 싫증이 나는 어종은 분양도 하였습니다. 어항을 늘릴수는 없는 처지 였기 때문에... 일부는 놓아주었습니다. 솔직히 너무 많아 귀찮아서였죠.
그런데 나중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너무 진열식이고 서로 다른 어종을 기르는데 서로 환경도 맞지 않고... 솔직히 나만 증겁지 물고기는 얼마나 힘들까 하는...
사실 물고기를 잡고 확인하는 즐거움이지 물고기를 기르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던 것이 처음 시작했을 때의 상황이었습니다.
그 다음부터 종류와 수를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탐어 횟수도 줄였습니다.
휴일이면 좀이 쑤시더군요. 잡고 싶은 마음에... 이미 중독되었는지라 그 금단 증상은 오래 갔습니다.
그리고 그 즈음에 송사리가 알을 놓기 시작하더군요.
그때 정말 기뻤습니다. 그리고 송사리치어를 기르는데 주력을 하였습니다. 이것이 물고기를 기르는 참기쁨이구나 하고 말이죠.
그 다음부터 내가 기를 수 있고 번식이 가능한 어종만 기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줄이고 줄인 어종이 지금의 어항입니다. 대신 각 종의 마리수는 늘었죠.
그러면서 생각을 해 봅니다. 물고기를 기르는데 정말 필요한 마음가짐은 무엇일까?
내가 기르고 싶고 가지고 어종이라도 차라리 자연상태에서 관찰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내가 반두를 들고 설치면서 서식지를 쑥밭으로 만들고 다니면서 남의 물고기 잡이는 비난하던 순간도 떠오릅니다. 그러면 안되는데... 하면서 말이죠.
어떤 분은 그 다음의 단계로 학술적인 목적으로 채집과 관찰을 주장하는 분도 있으나 전 아직 그 단계 까지는 가지 않았고, 그 단계까지 갈 마음도 없습니다.
또한 지금 기르는 어종이 있어도 가끔 채집도 갈 겁니다. 다만 옛날과 같이 무분별하게 헤집지는 않겠죠. 전체 중에 일부만 약간의 시간을 투자하여 필요한 것만 채집하게 되겠지요.
그냥 생각해 봣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올려봅니다. 우리가 진실로 생각해야 할 것은 우리의 어항을 예쁘게 꾸미는 것에 있을가요? 아니면 자연을 알고 자연을 보호하는데 있을까요?
지난 1년동안 전 전자의 마음으로 살아왔습니다. 채집과 관찰, 사육은 자연을 아는데 중용한 활동이고 사육하면서 즐거움과 여유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1년동안 물생활하면서 느끼는 것은 자연은 해가 갈수록 더 많이 파괴되고 오염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속에 저도 조금이지만 한 몫을 했겠죠.
제가 처음 겪었던 시행착오를 남들은 겪지 않았으면 합니다. 특히 이제 시작하시는 또는 얼마되지 않으신 분들은 말이죠.
나의 즐거움과 함께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무분별하게 채집과 사육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물론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있겠죠. 너는 할 건 다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왜 감놔라 배놔라 하느냐 하고 말이죠.
그래도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은 뒤늦게 저처럼 후회하시지 않을까요?
이렇게 적고도 저는 탐어를 가겠죠. 이제는 생각을 가지고 말이죠.
카페 게시글
‥열 린 ━ 토론방‥
1년 동안의 물생활을 되돌아 보며...
조등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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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03
04.03.14 14:16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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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아~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조등표님과 비슷한 과정을 거쳤습니다만, 아직도 돌아보면 부족한 점이 너무너무 많네요... 최근 열린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 난 아니라고... 아니라고... 외면하고 싶지만 너무나도 저의 가슴을 찌르더군요. 부끄러워 리플하나 달 용기조차 안나더군요.ㅠㅠ
1년동안 전 뭘했나 모르겠네요-_-;
등표형님 화이팅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