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시인 이동순의 12번째 신작시집 『미스 사이공』이 출간되었습니다. 시집은 오늘의 베트남 풍경과 인심, 베트남전의 상처를 다룬 시 62편과 베트남 유학생인 부이 판 안트의 발문, 안미영 씨의 해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시집은 한-베트남 수교 10주년을 맞아 이제 그들과 우리가 과거의 상처를 회복하고 같은 아시아 민족임을 드러내고 있어 시사적으로 의미있는 시집이 될 것입니다.
총 5부로 구성된 시집『미스 사이공』은 작가가 그동안 선보였던 작품(『시가 있는 미국 기행』과 『실크로드에서의 600시간』)속 여정에서 새로이 발견해낸 ‘베트남’의 이야기입니다. 『미스 사이공』은 베트남의 온갖 상처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그것이 우리나라의 역사와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확인시켜 줍니다. 베트남에서 시인은 베트남의 현실이 아니라 베트남과 관련된 우리의 과오를 읽어내고, 베트남과 동일한 역사적 상흔을 가진 우리의 상처를 소환해 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스 사이공』은 ‘우리의 오늘’을 환기시키는 중요한 지침서로 읽을 수 있습니다. 아메리카와 아시아를 가로질러 시인의 시선이 머문 곳이 베트남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이 시집을 통해 이 시점에서 베트남을 다시 생각해보는 이유를 깊이 있게 조명하는데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