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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강대춘 홈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雨原
경남 통영 사량도 지리망산을 거의 20년만에 다시 찾았던가?
벼르고 있던 사량도 지리망산 산행은, 경주에서 통영까지의 거리, 사량도로 들어가는 배편, 그리고 산행과 때에 맞춘 섬 탈출 등의 번거로움 때문에 가이드산행의 도움을 받아서 한번 가 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 마침 <포항쉐필산행가이드>에서 사량도에 간다기에 미리 신청을 해 놓고 있었다. 일금 4만원에 고급 리무진버스와 배를 타고 아침밥에 저녁 식사까지 제공한다니 거의 공짜가 아니겠는가? 3.25일 일요일 아침 일찍 서둘러 <포항쉐펠산행가이드>가 마련한 산행 서비스를 받기 위해 아침 7:22분에 포항MBC 앞으로 갔다. 그리고 때맞춰 도착한 버스를 타고 경남 통영 가오치선착장으로 아침을 달려 나갔다.
사량호는 가오치를 떠나 사량도로 항해한다. 이 배는 우리를 사량도 금평항에 내려 놓고 저녁에 다시 금평항에서 가오치로 나올 것이다.
사량도 상도에 도착했다.
사량도는 상도(上島)·하도(下島)·수우도(樹牛島) 등 3개의 유인도와 학도(鶴島)·잠도(蠶島)·목도(木島) 등 8개의 무인도로 구성되어 있다. 사량도는 경남 고성군에 속해 있었으나 1914년 통영군 원량면(遠梁面)으로 바뀌고, 다시 1955년 사량면이 되었다. 상도(윗섬)에는 서부의 지리산(池里山)을 비롯, 동부에 옥녀봉(玉女峰)·고동산 등 해발고도 200∼400m의 구릉성 산지가 전개되어 있고, 해안선을 따라 완사지에 분포한 소규모의 농경지를 제외하고는 전체가 산지이다. 하도(아랫섬) 또한 북부의 망봉(望峰)·칠현산(七絃山) 등 섬 전체가 해발고도 200∼400m의 구릉성 산지로 이루어져 있다. 사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지만, 수산업은 소규모의 연안어업일 뿐이며, 농가 비율이 높아 특용작물 및 원예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사량도의 문화재로는 최영장군 사당(崔瑩將軍祠堂:경남문화재자료 32)이 있다
사량도에는 지리망산(398m)과 불모산(400m), 두 개의 산과 주변의 여타 봉우리들이 솟아 있다. 그 두 산은 높이가 비슷한데다 주능선 좌우로는 천 길 낭떠러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 더 보태자면 정상에서 맛보는 뛰어난 조망이 일품이다. 특히, 지리망산은 맑은 날이면 지리산 천왕봉이 보인다고 해서 이름이 지어졌을 만큼 조망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리망산은 아마추어 산행객의 성취욕을 자극하는 산으로도 유명하다. 그것은 종합유격훈련을 연상케 하는 험한 등산로이```다. 불모산에서 가마봉과 옥녀봉으로 이어진 암릉은 밧줄과 철계단이 연이어 있다. 암릉은 초보자라면 오금을 저릴 만큼 아찔하다. 철계단도 함부로 엿볼 수 없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바다로 다이빙을 하는 것처럼 가파르다. 이 때문에 지리망산을 아는 산행객들은 전문 산악인처럼 등반의 묘미를 느껴보기 위해 천 리 길을 마다하고 이 산을 찾고 있다.
가이드 계획의 변경 탓에 몇번 착오를 한 끝에 마을버스로 도착한 곳은 사량도 서부 돈지마을이다. 이 돈지마을에서 지리망산, 불모산, 가마봉, 옥녀봉을 차례로 오르고 산줄기 끝까지 나아가서 사량면 소재지인 금평항으로 떨어지는 것이 이른 바 사량도 지리산 종주이다. 우리도 그렇게 나아간다. 단 시간이 지체될까봐 일행들보다 앞서 달린다. 결국 종주가 끝날 때까지 일행들을 아무도 만나지 못한다. 시간이 제대로 측정이 되지 않아 쉬지 않고 온 관계로 피곤한 산행이 되었지만 지리망산의 경관은 남해 섬의 산들이 그렇듯이 역시 대단한 것이었다.
지리망산을 오르는 길은 사량도를 어디에서 들어왔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하산길도 두가지다. 통영항과 가오치선착장에서 철부선 사량호를 타고 금평항으로 들어온 이들은 금평항으로, 삼천포나 고성에서 유람선을 타고 온 이들은 대항으로 나가 배를 타야 한다. 우리는 가오치에서 배를 타고 금평항으로 들어왔기에 금평항으로 가서 배를 타고 나가야 한다.
돈지마을에서 돈지길을 따라 초등학교 터로 오른다. 위는 돈지길 초입으로 마을길이다.
산기슭을 지나 쭉 나아가다 보면....................
이런 돌탑길이 나오고.............계속 품을 팔아 땀을 흘리며 오르면.................
바위지대가 시작하는 지역이 나온다. 이쯤이면 전망도 나온다. 산행 들머리인 돈지마을에서는 1.5km 올라온 곳이다.
사량도의 산들은 바위산들이지만 사면에 거의가 날카로운 홀더들이 있어 위험하기도 하지만 발을 디디기도 쉽다.
왼편으로 육지가 보이고...............경남 통영시와 고성군이다.
사량도 지리망산의 등반로는 거의 다 저런 바위능선으로 나 있어 위험요소가 많다. 하지만 바위가 매끄럽지 않고 홀더가 많아 조심만 하면 된다.
앞서 지리망산을 오르는 단미. 그녀로서는 80번째 100명산 등반이다.
지리망산은 계속 바다를 볼 수 있는 경관을 제공한다. 저 멀리는 사천과 남해도 쪽이다.
바위 사면이 바로 등반로이다. 아슬아슬하지만 재미도 있다.
우리가 산행을 출발했던 아름다운 돈지마을. 작은 灣이 형성된 해안으로 마을이 생길만한 지형이다.
지리망산이 가까워진다.
저런 바위지역도 돌아 오고.............
드디어 정상 지리망산이다. 하지만 옆에 있는 불모산이 해발고도는 더 높다. 불모산이 고도가 400m니 2.2m 더 높은가? 맑은 날에 지리산이 보인다고 하여 이름하여 지리망산이라고 했다던가?
뒤에 보이는 뾰족봉이 불모산(400m)으로 이 산줄기에서는 가장 높은 봉우리이다.
여전히 등반로는 주능선의 첨예한 바위능선이다.
왼편으로 내지항이 보이고................삼천포나 고성에서 들어오면 내지로 들어와서 대항으로 나간다.
정상을 680m 지나왔다. 옥녀봉까지 가려면 3km는 더 가야한다.
저 멀리 우리가 섬으로 들어왔던 금평항이 보인다. 우리는 저기까지 나아가야 할 것이다.
등반로는 더 첨예해 진다. 잘못하면 추락하니 조심해야 한다. 그 산 잘 타던 월성원자력의 바람솔도 설악에서 한눈 팔다 운명을 달리한 것 아닌가?
이제 거의 릿지산행으로 변한다.
불모산으로 가는 길은 험하다.
주 능선의 바위 능선에 사람들이 여기저기 붙어 있다.
맨 끝에 있는 바위봉이 옥녀봉이다. 저기까지 갔다가 사량면 소재지인 금평항으로 떨어져 내릴 것이다. 하지만 갈 수록 등반로는 더 험해진다.
아래에 답포가 내려다 보이고...........
불모산의 정상은 서 있기 위태로울 정도로 좁다.
불모산에서 한 커트. 나의 유일한 사진이다. 이제 많이 늙었지.
불모산에서 가파른 능선을 내려서면 암봉이 점점 험난해진다. 특히, 가마봉~옥녀봉 구간이 백미다. 이 구간에서는 내리막길이 모두 가파른 절벽으로 밧줄과 철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산행 초보자나 고소공포증이 있는 이들에게는 애로사항이 있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위험구간마다 우회로가 있어 피해 갈 수 있다.
예전보다는 쉬워진 것은 계단이 많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옥녀봉에서는 직벽 때문에 이런 계단이 통하지 않을 것이다.
불모산에서 내려오는 사면을 뒤돌아 본다. 위의 능선에 늘어선 등반객들을 보면 빨치산 무리들 같다.
마지막 봉우리 군에 오르기 전이다.
가마봉에 도착한다. 이제는 옥녀봉만 남았다.
이제 저 앞에 옥녀봉이 나타났다. 뛰어난 산세를 가진 옥녀봉에는 옥녀에 얽힌 슬픈 전설이 있다.
옛날 이 섬에 옥녀라는 딸과 아버지가 살았다. 그러나 옥녀가 아리따운 처녀로 성장하자 아버지의 눈에 옥녀가 한 여인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 날 욕정을 주체 못한 아버지가 옥녀의 방으로 뛰어들었다. 이에 옥녀는 꾀를 내서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 옥녀는 자신이 뒷산에 올라가 있을 테니 아버지가 멍석을 쓰고 소 울음소리를 내면서 기어서 산을 올라오면 허락하겠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설마 그렇게까지 할까 싶어 지어낸 이야기였다. 그러나 아버지는 실제로 멍석을 쓰고 음매음매 소리를 내면서 기어서 산을 올랐다. 이에 절망한 옥녀는 천륜을 지키기 위해 벼랑 아래로 몸을 던졌다.
지금도 옥녀가 몸을 던진 옥녀봉에는 붉은 이끼가 자라 있어 그 안타까운 전설을 뒷받침한다. 이 전설은 천륜을 저버린 아버지의 비뚤어진 욕망이란 특이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어쩌면 고단한 섬 살이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위 계단은 엄청 가파르다. 내려오기가 겁날 정도이다. 하지만 예전에는 줄 타고 내려왔으니 오죽했으랴?
옥녀봉 부근
이런 밧줄계단은 오금을 졸이게 한다.
이제 자일은 쉽게 타는 단미.
가까와지는 목적지, 금평항
이 곳이 날머리다. 역으로 말하면 옥녀봉 들머리이다.
금평리 마을로 들어선다. 금평항이 바로 사량면 소재지이다.
금평항으로 와서.....................
17:00배를 타고 다시 통영 가오치로 나온다.
선실 내부에는 음주로 완죤 개판이다. 시끄럽기 짝이 없다. 쇠주 한잔씩 빨면 시끄러워지는 사람들 때문이다.
Adieu! 사량도여!
첫댓글 멋진사진과 자세한 설명으로 옥려봉을 산행하는 느낌으로 즐감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쉐펠 좋았습니다. 딴 짓 하지 않고 산행에 집중할 수 있어서..........종종 신세 지더라도 환영해 주세요. 경주에 사는 회원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고맙습니다. 쉐펠을 따라 한번 갔더니 정이 들었습니다. 다음에도 좋은 코스에 따라가고 싶습니다.
정리정돈이 잘 된 산행기를 읽노라니 그날의 발자취가 새록새록~
머리속에 쏙쏙 들어갑니다. 고맙습니다..
자주 함께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