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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영화의 첫 작품. 비록 두번째 작품 <위기일발>에게 007 선풍의 기폭제 역할은 빼았겼으나, 이미 007 영화의 기본 골격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거꾸로 <위기일발>이 먼저 개봉되어 국내에서는 순서를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007> 시리즈는 이후 20여년간 감독은 테렌스영, 가이 해밀턴, 존 글렌으로, 제임스 보드 역에 숀 코넬리에서 데이빗 니븐, 죠지 라젠비, 로저 무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화를 보였다. 이 시리즈는 전세계 10억 이상의 관객을 동원시키고 매편마다 1억 8천만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올리는 노다지광이 되었다.
테렌스 영(Terence Young) 감독은 50년대 후반에 데뷔하여 여러 편의 액션 스릴러 작품으로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었으나, 007을 만듦으로서 대가의 경지를 이룩하게 되었다. 비록 007 영화는 3편밖에 감독하지 않았으나, 007 시리즈의 기본적인 이미지는 그가 모두 구축해놓은 것이나 같다.
주연 숀 코네리(Sean Connery)는 그전까지는 전혀 무명에 가까운 신인이었으나, 007로 발탁되어 완벽한 제임스 본드의 이미지를 창조함으로써, 원작자 이언 플레밍도 만족을 표시했다고 한다. 007 중간에도 다른 영화들에 출연하여, 히치콕 감독의 <마니(Marnie)>, 지나 롤로브리지다와 공연한 <갈대(Woman Of Straw)> 등은 국내에도 소개되었다. 007 이후에는 성격배우로 변신을 시도하여, 상당한 연기력도 발휘하였다. <로빈과 마리안(Robin And Marian)>, <왕이 될뻔한 사나이(The Man Who Would Be A King)> 등등 많은 작품들이 국내에도 소개되어 이제는 제임스 본드가 아닌 숀 코네리도 눈에 낯설지가 않다. 원래 007 역은 캐리 그란트와 패트릭 맥거빈에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이때 쿠비 브로콜리 부부는 <더비 오길과 소인(Darby O'Gill And The Little People)>에서 숀 코너리를 발견했고, 비록 코너리가 스크린 테스트를 거절했지만 결국 역할을 허락했다고 한다.
이 영화의 기본 줄거리는 자메이카를 배경으로 한다. 외딴 섬에 비밀기지를 차려놓고 미국의 인공위성과 미사일들을 방해하는 중국계 노 박사(Dr.No)를 007이 무찌르는 이야기이다. 1962년도 작품이라 등장하는 하드웨어들은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시대에 뒤떨어져 있으나, 탄탄한 구성과 전개로 재미는 어느 007 영화에 못지가 않다. 노 박사 역에는 실제로 중국계 미국인 배우인 조셉 와이즈먼(Joseph Wiseman)이 상당히 이지적인 악당으로 나온다. 본드 걸에는 스위스 출신의 글래머 여배우 어슈라 안드레스(Ursula Andress)가 발탁되어 멋진 수영복 몸매를 과시한다. 노 박사의 섬에 값비싼 조개 껍질들을 몰래 줏어가기 위해서 들어갔다가 007과 만나서 때 아닌 고생(?)을 하는 아가씨로 나온다. 그녀는 이작품 이후로 상당히 많은 영화에 출연하는 출세(?)를 하는데 아무래도 일류는 되지 못하였다.
이 작품에서는 몬티 노만(Monty Noeman)이라는 무명의 작곡가가 음악을 맡고 있는데, 비록 명성은 크게 얻지 못하였으나 그는 007 역사에 영원히 이름을 남기게 된다. 즉 007 영화를 대표하는 음악 '제임스 본드의 테마(James Bond Theme)'를 만든 것이다. 007 영화가 시작될 때 본드가 걸어가다가 돌아서서 총을 쏘면 장면이 붉은 색으로 가득 차는 유명한 장면에서 나오는 너무 나도 귀에 익은 음악이 그것이다. 007 영화 특유의 다양한 비밀 무기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첩보영화의 아기자기한 면들을 잘 짜넣은 재미있는 영화이다.
<살인 번호>에서 처음부터 등장하여 오프닝에 007의 상징으로 연주되는 "The James Bond Theme"(제임스 본드의 테마)는 영화와는 관계없이 빌리 스트레인지(Billy Strange)라는 사람의 연주로 1964년 빌보드 차트 58위까지 진출했다. 엄청난 출연료와 인기를 보장받는 007역을 숀 코네리와 로저 무어 모두가 스스로 그만 둔 이유는 무었일까?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한마디로 힘들어서 못하겠다는 것이다. 초기에는 1년, 최근에는 거의 2년의 촬영 기간이 소요되는 데다가, 아무리 위험한 장면은 스턴트 맨들이 대신한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는 본인이 소화를 해야하고 각국을 돌아다니는 로케이션이 또한 힘들기 때문이다.
UA사의 일본 사무실은 일본 개봉을 앞두고 제목 'Dr. No'를 '우리는 의사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번역해 포스터와 간판을 만들었다. 이 실수는 마지막 순간에서야 발견되었다. 한편, 웰링턴 공작의 그림은 1960년에 도난당한 뒤 되찾지 못했는데, 이 영화 닥터 노의 사령부 벽에 버젓이 걸려있다.
실수 장면. 오프닝에서 나오는 차의 유리창에 촬영용 조명이 비쳐보인다.
007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007이 처음 탄생한 것은 50년대 중반이다. 영국 작가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이 007 시리즈 첫 작품 '카지노 로얄'을 내놓고, 이것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세계는 또 한 명의 뛰어난 스파이 소설 작가 한 사람을 보게 된 것이다. 작가 플레밍은 실제로 영국 정보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상당히 기초로 해서 작품을 썼기 때문에 사실적인 내용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었다. 단, 이것은 원작 소설들을 말하는 것으로 영화는 재미를 위해서 상당히 과장을 썼기에 사실성은 없다. 플레밍은 모두 13권의 007소설을 발표하고는, 1963년에 교통 사고로 사망하고 말았다. 이 작품들은 세계에 007열풍을 불러일으켰고,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007 시리즈의 열렬한 팬으로서 영국 방문시에 특별히 시간을 내어 플레밍을 만나볼 정도였다고 한다. 소설로 발표된 원작 007 13편의 제목들은 다음과 같다.
1.'Casino Royale', 2.'Live And Let Die', 3.'Moonraker', 4.'Diamonds Are Forever', 5.'From Russia With Love', 6.'Dr. No', 7.'Goldfinger', 8.'Thunderball', 9.'The Spy Who Loved Me'(여주인공에 의한 1인칭 소설), 10.'For Your Eyes Only'(5편으로 된 단편집), 11.'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 12.'You Only Live Twice', 13.'The Man With The Golden Gun'(마지막 작품)
그의 사망 후 'Octopussy'와 'The Living Daylights'의 초안이 발견되어 그 구성은 영화에 사용되기도 하였다. 그는 사망하기 전에 영국의 공동 영화제작자인 해리 샐즈먼(Harry Salzman)과 알버트 브로콜리(Albert Broccoli)에게 영화화 판권을 넘기고 이에 따라 영화 007 등장하게 된다. 이들은 그 당시로서는 전혀 무명이었던 숀 코네리를 주인공 제임스 본드에 전격적으로 기용하고,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던 테렌스 영을 감독으로 해서 첫 작품 <살인 번호(Dr. No)>를 1962년에 완성한다. 그러나 작가 본인은 첫 영화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사망했다. 그후 007 영화는 영화팬뿐만 아니라 전인류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표현까지 들으면서 계속 제작되었다. 그러나 최근의 작품들은 원작과는 전혀 관계없이 새롭게 창작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또 과거 원작의 이름을 가진 영화들도 내용이 많이 변형되었다. 어떤 영화는 이를 테면 <나를 사랑한 스파이> 등은 원작과 같은 것이 제목밖에 없는 것도 있다.
최신작인 <살인 면허>의 광고를 보면 16탄 또는 17탄이라고 되어있어 이상하게 여길 것이다. 그러나 내용을 알고 보면 그 이유가 밝혀진다. 다음은 원작없이 만들어진 시리즈이다. 14.Octopussy (옥토퍼시), 15.A View To A Kill (뷰 튜 어 킬), 16.The Living Daylights (리빙 데이라이트), 17.Licence To Kill (살인면허), 18.Never Say Never Again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
그래서 총 18편인데, 그 중 <카지노 로얄>과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이 문제가 된다. <카지노 로얄>은 판권이 별도로 계약되어 미국에서 영화가 만들어졌는데, 완전히 장난같은 영화를 만들어 놓아서 007에 끼워 주기가 어렵다.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은 숀 코네리를 늙은 후에 복귀시킨 작품으로 전혀 다른 제작자에 의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별도로 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007은 16, 17, 18편의 어느 것으로 계산해도 맞는 말이 된다.
007, 즉 제임스 본드(James Bond)라는 인물의 창조에 대해 알아보자. 여러 작품에서 단편적으로 소개된 것들을 모아보면 그의 배경은 이렇다. 그는 1922년 2월 1일 스코틀랜드에서 스코틀랜드인 아버지와 스위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양친은 그가 11세때 등반사고로 사망한다. 명문 이튼학교와 부친의 모교인 페틱스교를 거쳐서 18세에는 옥스포드대학에 입학하여 법학과 심리학을 전공하였고 성적은 우수한 편이었다. 사랑하던 여인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충격으로 학교를 중퇴하고, 영국 정보부에 들어가 잠시 임시직원으로 근무했고, 1944년에는 해군장교로 입대하여 치열한 전투를 경험한다. 전쟁 후 해군 중령으로 제대한 그는, 23세때 마침내 해외 특수공작을 담당하는 영국 정보부의 M국에 들어가서 각국에 파견되어 근무를 하였다. 30세에 본부로 돌아와서 9개월간의 특수훈련을 수료하고 드디어 00과에 배속되어 007 번호를 부여받는다. 00번호는 최고의 특수공작원에게만 주어지는 번호로서 이를 가진 공작원은 3명밖에 없다. 00번호는 임무 수행 중 필요시 살인을 해도 좋다는 살인면허이다.
그의 상관은 이름을 비밀로 하며, 암호명 'M'이라고 부른다. 알려진 것은 해군 제독 출신이라는 것 뿐이다. 그의 여비서 미스 머니페니는 007에서 뺄 수 없는 양념이다. 그리고 항상 기발한 비밀무기를 제공하는 특수장비 담당 'Q'가 있다. 신상은 키 183cm, 체중 76kg이며, 두번 결혼을 했다. <여왕 폐하 대작전>에서 만난 프랑스 범죄 조직의 두목의 딸인 트레이시와 결혼했으나, 신혼 여행길에서 그녀는 숙적 블로펠드에게 살해당한다. 또 한번의 결혼은 <두번 산다>에서 신분을 위장하기 위해서 일본 정보부 공작원 아가씨 기시 수즈끼와 한 가짜 결혼이다. 제임스 본드는 식도락을 즐기는 미식가이며, 술은 전문가 뺨칠 정도의 안목을 갖고 있다. 즐기는 술은 마티니이며, 여자를 꼬실 때는 최고급 샴페인인 동 페리뇽을 마신다. 그의 숙적은 소련의 비밀정보기관 KGB와 국제적인 범죄조직 스펙터(SPECTRE)이다. KGB는 아시다시피 소련 최고의 첩보부서로서 그 중 해외공작을 담당하는 특수공작부가 주로 상대가 되며, 변절자나 외국 첩보원들을 처단하는 암살 전문부서 스메르슈(배신자에게 죽음을 이라는 뜻의 스미에르트 스피오남의 약자)가 그의 무서운 적으로 등장한다. 스펙터는 돈되는 일이면 무엇이든지 하는(단지 규모가 큰 짓만 한다) 악랄하면서도 뛰어난 조직을 가진 국제 범죄조직으로 두목인 에른스트 스타블로 블로펠드는 완전히 수수께끼의 인물이다. 최근의 영화들에서는 다른 적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KGB의 자료철에는 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나쁜 버릇은 술과 여자. 특기는 사격, 복싱, 칼쓰기이며 특히 변장에 능함. 불어와 독일어를 유창하게 구사. 전투력이 강하고 고통을 견디는 인내력이 아주 높음. 뇌물은 전혀 통하지 않을 것임."
007이 쓰는 권총은 월터 PPK 7.65 밀리가 표준이다. 작고 예쁘게 생겼지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독일제 명권총이다. 과거에는 이탈리아제 베레타 25 구경을 애용했으나 위력이 약해서 바꾸라는 M의 명령을 듣지않고 버티다가 <위기 일발>에서 이 총이 말썽을 부려서 죽을 뻔하는 바람에 호되게 야단을 맞고 PPK로 바꾸었다. 그는 만능 스포츠맨으로 특히 스키, 골프, 수영, 복싱을 잘한다.
한가지 알아둘 것은 여기에 소개된 사항이 주로 원작 소설을 중심으로 구성된 것이라는 사실이다. 영화에서는 상당한 이미지 변경이 있었다. 그의 가장 친한 친구는 CIA 공작원인 펠릭스 레이터라고 하는 미국인이다. <살인 면허>에서 이 친구의 복수를 위해서 007이 살인 면허를 뺏기면서까지 분노할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007의 숙적 블로펠드가 이끄는 범죄조직 스펙터(SPECTRE)는 묘한 이름의 약자이다. 원어는 'SPecial Executive for Counter-intelligence, Terrorism, Revenge and Extorsion'이다. 번역을 하자면 '이중 간첩 행위, 테러, 보복, 모략을 위한 특수 집행부'가 된다. 세상에 나쁜 짓들 중 거창 한 것은 모두 모아 놓은 것 같다.
007의 타이틀 씬은 그 독특함과 우수한 디자인으로 너무나 유명하다. 타이틀 디자인의 주인공은 모리스 바인더(Maurice Binder)라는 디자이너이다. 그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관객을 영화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으며, 항상 시대를 앞서고 있다. 특히, <위기일발>에서 춤추는 여자의 육체 곡선을 따라서 타이틀이 네온사인과 같이 흐르는 장면은 당시(1963년)로서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007 영화를 볼 때는 반드시 타이틀의 디자인을 눈여겨 보기 바란다.
written by 홍성진
네이버 DB매니저의 영화해설로서 네이버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첫댓글 오랫만에 밤잠줄이며 잘감상하고 가네. 더불어 궁금했던 배경까지 ...관람료는 다음 만남때...